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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버스버스에서 졸았다.감고 있는 눈 속에서 나의 과거들이 보였다.내가 버스를 탔던가.버스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던가.어디로 향하는 버스를 탔던가.혹, 꿈을 꾸는 것일까.흐릿하게 일렁이는 빛줄기 사이로나의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고 말았다.따스하게 느껴지는 햇빛만이내가 지금 살아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2025. 5. 11.
밤이 오면 밤. 새벽. 어스름. 달. 우주.밤이 되면 나타나는 것들이 있어.밤공기, 밤바람, 검정색, 풀별레 울음소리,달, 별, 꿈, 후회, 사랑, 진실, 추억, 겨울.그것들은 천천히 나를 감싸.반대로 사라지는 것들도 있어.얼굴, 표정, 부끄러움, 과거, 그림자,아침, 온기, 길, 어스름, 말소리, 사람들.그렇기에 밤이 좋은 거지. 2025. 5. 10.
여유 있는 슬픔, 별이 되리 #별이 되리하늘의 별이 되고 싶네.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그 별들을 다 헤아리고 나서그 다음의 별이 되고 싶어.그래서 이름 모를 누군가가나처럼 밤하늘의 별들을 헤아리고마지막, 나를 헤아리는 순간'마지막 별'로서 기억되길 바라.그렇게 그 또한 마지막 별이 된다면나는 그이와 친구가 될 수도 있을까. #여유 있는 슬픔슬피 울때, 그래서 훌쩍일때콧속에서 흐르는 액체에서조차옛 추억을 품고 있어불안한 슬픔과 여유 있는 슬픔이 있어.조마조마하고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한 슬픔과,기꺼이 껴안고 받아들일 수 있는 이의 여유 있는 슬픔.나의 슬픔은 불안하거나 걱정되는 슬픔이 아니야.안아주고 싶고 느끼고 싶고 반길 수 있는 슬픔이야.그래서 슬픔은 아름다워.불안하지 않기에 더 아름다워.모자란 나, 과거의 나, 눈.. 2025. 5. 10.
괜찮았고, 괜찮고, 괜찮을 거야, 넌 아름다우니까. #괜찮아오늘은 왜인지 울고 싶었어.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마음이 아팠어.잘난 것 하나 없는 나.사람들 없는 곳에서 살아가고 싶어.이런 마음을 갖고서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려고 그래.괜찮아.괜찮았고지금도 괜찮고앞으로도 괜찮을 거야.그런 위로해주는 이 곁에 있었으면. #이야기영국에서는 참 밝았던 나인데지금은 한없이 어둡네.그만 살고 싶다.한 방울의 추억이 되어누군가의 기억 속에서만 살아가고 싶다.슬플 때는 이야기를 생각하자.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이야기들.눈물차 이야기, 늑대의 은빛 눈썹 이야기, 할미꽃 이야기.그렇게 이야기 속에서만 살아가자.누군가의 기억 속 이야기에서만. #아름다움멋드러지는 건물도 그래.보이지 않는 건물 안 곳곳에는 아름다움을 유지시켜 주는 수많은 더러움이 있어.공조와 배관과 가스.. 2025. 5. 10.
눈 속의 바다 #눈 속의 바다사람들의 눈에는 바다가 있다.슬픔이 가득한 눈에는 바다가 보인다.빛들이 파도에 부서지고분분하게, 또 세차게 피었다 사라지는 윤슬.그런 깊은 눈을 보고 있자면왜인지 내 마음도 시큰거린다.울컥울컥 심장이 빠르게 뛰고어느새 눈가에는 파도가 밀려 들어온다.사람의 눈 또한 그런 바다가 아닐까.달이 보내주는 밀물, 차오르는 눈물.시간이 지나면 어디론가 떠나는 눈물.그리고 그것들이 반복되는 삶.감정의 바다, 달이 주는 밀물.작은 우주, 작은 지구, 작은 바다.그것이 사람의 눈. 2025. 5. 7.
#32 불행의 원인 #화법화법을 바꿔볼까.아니, 글을 쓰면 화법이 아니지. 전달하는 말투라고 해야 할까."~인 것 같다" 혹은 "~인 듯하다" 이런 방식이 아니라"~이다" 나 "~ 것이다" 이렇게.물론, 나는 모르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하지만 사람들이 글을 읽을 때,저자가 불확실함에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는 말투를 써버리면독자는 오히려 글을 읽는 내내 혼란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가 아니고독자는 오히려 글을 읽는 내내 혼란을 마주할 것이다.이렇게?표현이 명확하다면 독자들이 읽고 그 말을 믿게 되니까.하지만 나는 남들이 내 글을 읽고 맹신하지 않기를 원하는데.그래도 해 보자. 이런 방식, 저런 방식 다 써보는 거지 뭐. #불행불행은 비교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많은 철학자들이 말했다.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신.. 2025. 5. 7.
배우는 하루 오랜만에 다시 쇼펜하우어 말을 되뇌었다.과거에 대한 불만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현재의 행복을 거부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잘 살아왔다.미래에 대한 불안 없이, 과거에 대한 불만 없이나는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미래가 불확실하다고 해서눈앞에 있는 기회나 행복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과거가 아팠다고 해서 그것에 불평하지 않을 것이다.어른이 된 이후로 항상 이 말을 되뇌이고이렇게 살아오고 있었다.앞으로도 그럴 것이다.사랑이든, 직장이든, 가족이든, 친구든무엇에 대해서든 나는 현재에 집중하려 애쓸 것이다.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다.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아닌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며 살아갈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강렬한 쾌락보다는 다만 고통이 없기를 바랄 뿐이며우리가 흔히 .. 2025. 5. 5.
다행이야 외로울 땐 기타를 쳐줄을 튕기고 들리는 소리에 집중해입으로는 낼 수 없는 소리가 방 안에 퍼져내 몸을 감싸, 외로움이 잦아들어소리가 사라지기 전에다시 줄을 튕겨, 또 다른 소리를 내이별 후엔 책을 읽어떠나간 사랑은 돌아오지 않지만읽은 책의 이야기는 기억 속에 남아아플 때마다 나를 위로해아름다운 표현들이, 아픈 이야기들이내 곁에 남아 끊임없이 재잘거려울고 싶을 땐 차를 마셔뜨거운 물을 다관에 붓고 차를 넣어조금 기다렸다가 찻잔에 차를 부어찻잔을 들고, 얼굴 가까이에 가져다 대피어오르는 김들이 내 얼굴을 감싸눈가에 맺힌 이슬방울들이차에서 우러나온 김인지 눈물인지이제 누구도 알지 못할 거야다행이야 2025. 5. 4.
나무 같은 사람 #나무 같은 사람수영을 하고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화사하게 빛나는 공원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들어갔다.나무 벤치에 앉았다.휴대폰에는 부재중 알림이 하나 있었다.통화 버튼을 눌러 이모에게 전화를 걸었다.삼십 분 동안 이모랑 대화를 나눴다.이모는 자연을 좋아한다고 말하셨다.인위적으로 꾸며진 공원보다는길가에 핀 들꽃들과 어지러이 자라난 나무들이,파란 하늘, 부는 바람, 내리는 비가 좋다고 말하셨다.나 또한 그렇다고 말했다."유진이랑 나는 참 코드가 잘 맞네~요새 교회를 가서 기도하면 유진이가 1번이야.가장 먼저 생각나더라. 성현이(아들)보다도 먼저인 거 있지.""감사하네요. 근데 그러면 안 되잖아요.""괜찮아. 성현이는 이미 기독교거든.""이모의 마음 한켠에 제가 자리잡았네요.""그러게. 책임져(웃음)."울산.. 2025.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