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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께/달빛 한 조각26

본연의 아름다움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 애쓰는 모습보다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더 아름답다.회피하고 밝은 모습만 보이려고 하지 않고그것들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초원을 달리는 치타창공을 가르는 새들이사 가는 개미들바위틈에서 피어난 들꽃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내리는 비, 내리는 눈어머니의 사랑아버지의 사랑슬픔, 외로움, 고통, 사랑, 우정.가르쳐주지 않아도 내 안에서 피어나는 감정들.눈물 맺히도록 아름다운 것들. 2025. 5. 11.
버스 #버스버스에서 졸았다.감고 있는 눈 속에서 나의 과거들이 보였다.내가 버스를 탔던가.버스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던가.어디로 향하는 버스를 탔던가.혹, 꿈을 꾸는 것일까.흐릿하게 일렁이는 빛줄기 사이로나의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고 말았다.따스하게 느껴지는 햇빛만이내가 지금 살아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2025. 5. 11.
밤이 오면 밤. 새벽. 어스름. 달. 우주.밤이 되면 나타나는 것들이 있어.밤공기, 밤바람, 검정색, 풀별레 울음소리,달, 별, 꿈, 후회, 사랑, 진실, 추억, 겨울.그것들은 천천히 나를 감싸.반대로 사라지는 것들도 있어.얼굴, 표정, 부끄러움, 과거, 그림자,아침, 온기, 길, 어스름, 말소리, 사람들.그렇기에 밤이 좋은 거지. 2025. 5. 10.
여유 있는 슬픔, 별이 되리 #별이 되리하늘의 별이 되고 싶네.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그 별들을 다 헤아리고 나서그 다음의 별이 되고 싶어.그래서 이름 모를 누군가가나처럼 밤하늘의 별들을 헤아리고마지막, 나를 헤아리는 순간'마지막 별'로서 기억되길 바라.그렇게 그 또한 마지막 별이 된다면나는 그이와 친구가 될 수도 있을까. #여유 있는 슬픔슬피 울때, 그래서 훌쩍일때콧속에서 흐르는 액체에서조차옛 추억을 품고 있어불안한 슬픔과 여유 있는 슬픔이 있어.조마조마하고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한 슬픔과,기꺼이 껴안고 받아들일 수 있는 이의 여유 있는 슬픔.나의 슬픔은 불안하거나 걱정되는 슬픔이 아니야.안아주고 싶고 느끼고 싶고 반길 수 있는 슬픔이야.그래서 슬픔은 아름다워.불안하지 않기에 더 아름다워.모자란 나, 과거의 나, 눈.. 2025. 5. 10.
눈 속의 바다 #눈 속의 바다사람들의 눈에는 바다가 있다.슬픔이 가득한 눈에는 바다가 보인다.빛들이 파도에 부서지고분분하게, 또 세차게 피었다 사라지는 윤슬.그런 깊은 눈을 보고 있자면왜인지 내 마음도 시큰거린다.울컥울컥 심장이 빠르게 뛰고어느새 눈가에는 파도가 밀려 들어온다.사람의 눈 또한 그런 바다가 아닐까.달이 보내주는 밀물, 차오르는 눈물.시간이 지나면 어디론가 떠나는 눈물.그리고 그것들이 반복되는 삶.감정의 바다, 달이 주는 밀물.작은 우주, 작은 지구, 작은 바다.그것이 사람의 눈. 2025. 5. 7.
다행이야 외로울 땐 기타를 쳐줄을 튕기고 들리는 소리에 집중해입으로는 낼 수 없는 소리가 방 안에 퍼져내 몸을 감싸, 외로움이 잦아들어소리가 사라지기 전에다시 줄을 튕겨, 또 다른 소리를 내이별 후엔 책을 읽어떠나간 사랑은 돌아오지 않지만읽은 책의 이야기는 기억 속에 남아아플 때마다 나를 위로해아름다운 표현들이, 아픈 이야기들이내 곁에 남아 끊임없이 재잘거려울고 싶을 땐 차를 마셔뜨거운 물을 다관에 붓고 차를 넣어조금 기다렸다가 찻잔에 차를 부어찻잔을 들고, 얼굴 가까이에 가져다 대피어오르는 김들이 내 얼굴을 감싸눈가에 맺힌 이슬방울들이차에서 우러나온 김인지 눈물인지이제 누구도 알지 못할 거야다행이야 2025. 5. 4.
다람쥐야 나비들이 햇살이 되어 내려,나의 우주, 너의 우주, 우리의 우주가 겹치던 날, 같은 햇살이 우리에게 다른 그림자를 선물해 아직도 가을 옷을 입고 있는 너에게, 호주머니 속에서 땅콩을 꺼내, 너에게 줄게 나의 손, 너의 손, 우리의 손이 맞닿던 날, 바람이 우리를 감싸, 구름이 손짓해, 노란 꽃잎이 내려, 봄이야 ♣ 2024, Southover Grange Gardens, The UK 2025. 4. 28.
고통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주먹으로 세게 얻어맞은 기분베이는 나무는 더 아프겠지마르는 이끼는 더 괴롭겠지 2025. 4. 17.
숨과 빛 내뱉는 한숨에는 추억이 담겨 있다아픈 추억 슬픈 추억 쓰라린 추억깊게 들이마셔 아픔을 옅게 하고내뱉음으로 쓰라림을 달랜다눈에 들어오는 빛에는 추억이 담겨 있다섧은 추억 애닯은 추억 부끄러운 추억눈을 질끈 감아 설움을 반쯤 덜고눈에 맺힌 이슬방울들로 부끄러움을 녹인다반복되는 들숨과 날숨으로 또 오늘 하루를 살아낸다멈추지 않는 눈꺼풀로또 나는 하늘을 글썽인다방 안이 외로운 숨들로 채워진다길고 어두운 밤이 밤이슬로 채워진다 2025. 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