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25년13 아프다 #아픔오늘은 괜찮았는데.오전까지 괜찮았는데.지금은 너무 아프다.어디가 아프냐고, 마음이.내 몸 어딘가에, 아니 어쩌면 내 몸 밖에 있을 내 마음이참 아픈 밤이다. 밤... 밤이라서 그런 걸까.목이 매어온다.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마음이 너무 아프다.왜일까. 왜 갑자기 이렇게 마음이 아플까.아니, 아픈 것이 내 마음은 맞을까.이전과는 다른 답답함과 아픔이다.예전에는 받아들이고 친구가 되어버린 아픔이었는데오늘 나를 찾아온 아픔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픔이다.어떻게 이 아이를 맞아주어야 할까.목이 살살 조여온다. 조여오는 느낌이 목을 넘어 귀까지 이어진다.하아- 하아-가슴을 내밀며 천천히 숨을 쉰다.창문을 열어 차가운 공기를 맞는다.어두운 밤하늘을 바라본다.아, 더워서 그랬던 것일까.책상의 밝은 스탠드 때문.. 2025. 4. 19. 돌아보기 #돌아보기훈련소 때 적었던 일기들을 찬찬히 읽어보았다. 여러 가지 감정이 들었다.나는 어렸다. 지금도 어리지만, 그때는 더 어렸다.하지만 어리다고 해서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어린 나는 지금의 나보다 강했다.의지가 있었고 열정이 있었고 삶에 애착이 있었다.나의 생각을 글로 잘 표현했고, 그것에 거리낌이 없었다.'내가 저걸 썼다니' 하는 표현들도 종종 보였다.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보다 글을 잘 썼다.그때의 일기를 읽어 내려가면서 그때 내가 느꼈던 감정이 피어올랐다.7년 전의 나. 아는 사람이 없는 곳, 낯선 장소, 낯선 직업.그럼에도 나는 살아남으려 애썼다.솔직하게, 나는 그때 슬프지 않았던 것 같다.슬플 겨를이 없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것 같다.고된 훈련과 낯선 환경에 놓이면 슬픔은 시간 .. 2025. 4. 17. 사진 콘테스트 입선 #콘테스트두 개의 사진 콘테스트에 사진을 출품했었다.그리고 한 곳에서 문자를 받았다.결과는 입선.입상은 아니다.금상, 은상, 동상, 가작, 장려상은 '입상'이고출품작의 20% 안에 드는 작품들은 '입선'이 된다.아쉬웠지만, 첫 콘테스트인 것 치고는 좋은 결과라고 생각이 든다.입선이기에 한국사진작가협회 입회점수 2점을 받을 수 있고 상장도 받는다.꾸준히 한 번 해봐야겠다.아래는 내가 입선한 작품이다.그리고 아래는 같이 출품했던 또 하나의 사진이다.개인적으로 이 나무 사진이 제일 마음에 들었는데사진작가들의 시선은 일반인들과 많이 다른가 보다. 사진 콘테스트 관련해서 여러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았는데'수상작'이 '입선작'보다 못하다는 글도 종종 볼 수 있었다.뭐. 사람마다 보는 시선이 다르니깐. 그럴 수 있다고.. 2025. 4. 6. 空 오늘도 어머니 글을 되뇌었다.내 아들 셋. 엄마가 지금 무척 보고 싶거든그리고 엄마가 지금 무척 아프거든어디가 아프냐고?마음이아들 셋? 지금 무슨 생각?엄마는 아들 셋 생각 중오늘 입춘이거든내 고운 님들. 예쁜 님들 너무도 그리운 나의 님들어디서 찾아볼거나내 고운 님들의 향기 어디서 맡아 볼거나...내 님들 찾아 하루 종일 눈 속을 헤매여도 보이지 않아...저 까치들은 님들 노는 곳으로 날아 가는데...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고통 원수와 만나는 고통 보살의 행할 바는 번뇌로움에 처했으되 그 번뇌에 머물지 않느니라 마음이 空(공)하면 죄도 복도 주인이 없거니... 내가 어머니가 바라던 바를 이루기라도 한 걸까.빈 마음.텅 빈 마음.무엇으로도 채워지지도 채워질 수도 없는망망대해 바다, 공허한 우주 같은 마.. 2025. 4. 3. 생명의 끝 글을 쓰는 노트북 키보드 위로 나방파리 한 마리가 툭 떨어졌다.몸이 뒤집어져 일으키지도 못한 채 다리만 파닥거렸다."도와줘"외치는 듯한 울부짖음에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갖다 대었다. 작은 나방파리는 갈고리같은 다리로 내 손가락을 붙들고 한동안 매달려 있었다.이 아이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그냥 책상 위에 두기로 한다.나방파리의 수명은 보름을 넘기지 못한다.날지도 못하고 자꾸 걷다가 뒤집어지는 이 아이는아마 자고 내일 일어나면 호흡이 남아있지 않겠지."죽지 마"나는 짧게 말했다.스스로 나를 찾아온 너를내가 어떻게 모른척할 수 있겠어.짧게 닿은 인연이라지만깊은 영겁의 세월 속 만들어진그 인연을 어떻게 모른척 하겠어.날아들어오는 곤충들을 창밖으로 놓아주는 나는이번에는 그냥 집 안에 두기로 한다.자꾸 넘어져 뒤.. 2025. 3. 28. 내가 좋아하는 대화 #좋아하는 대화- 나 있잖아.- 응- 마음이 좀 아파.- 그렇구나. 무슨 일 있었어?- 그냥. 옛날 생각에.- 그렇구나. 내가 지금 곁에 있을 수가 없네.- 괜찮아. 아픈 건 내 마음이니까. 내가 잘 돌봐야지.- 얼른 괜찮아지면 좋겠다.- 고마워. 너는 별일 없어?- 응. 고요해.- 좋다.- 응 좋네. #공유공유하는 것이 두렵다우리가 공유한 음악, 장소, 음식들이추억이 되어버리기 때문에먼 훗날우리가 더 이상 같이 있지 않을 때공유했던 모든 것들이또내 마음을 아프게 할까 봐. 2025. 3. 25. 기억들 #기억들아픈 기억들은 잊혀지고행복한 기억들만 남게 된다는데왜 나의 어린 시절은 아픈 기억뿐인걸까.분명 행복한 기억들도 많았을 텐데.왜 기억나는 것들은 다 아픈 것들뿐일까.머릿속에서 꺼내는 족족떠오르는 기억들은 모두맞고 울고 아프고 도망치고 싶었던그런 기억들 뿐이다.나는 진짜 돌연변이가 맞는 걸까.남들처럼 평범하게 웃으며 살아갈 수 없는 걸까.그런 게 불가능한 종자인 걸까.아니면 아프고 슬픈 것들이 포근하게 느껴져서나도 모르게 그곳을 찾아가는 것일까. #눈물오늘 회사에서 근무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몇 해 전 심리상담 검사지에 적힌 문장이 생각이 났다.[나는 최근에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났다]정말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나더라.아니, 이유는 있었다. 어머니가 보고 싶었다.아니, 어머니가 아니라 엄마가 .. 2025. 3. 25. 말 #미안하다는 말미안해.말을 뱉고 나면 끝나는 것일까.누군가 잘못을 하고 나서도 사과를 들으면 기분이 풀어지는 사람.아무리 진심 어린 사과를 하여도 기분이 풀리지 않는 사람.사과를 하든 하지 않든, 이미 벌어진 일은 돌이킬 수 없다.하지만 사람들은 그 사과에 집착한다.사람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첫 번째는, 사과를 받지 않는 사람이다.사과를 하더라도 하지 않더라도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내세운다."사과할 짓을 하지 말았어야지""사과만 하면 다야?"이런 공격적인 언어를 내뱉으며 상대방을 압박한다.그들은 스스로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사람들이 실수할 수 있음을 모르는 이들이다.미안한 마음을 가진 상대의 마음을 무시하는 이들이다.물론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수 없다.하지.. 2025. 3. 20. 사진 콘테스트 응모 #사진 콘테스트지난 몇 년 간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 많다. 나는 사진을 잘 찍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끼는 사진 몇 장을 지인들에게 보여주었을 때 잘 찍었다는 말도 자주 들었다. 그래서 사진 콘테스트에 응모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사진 몇 장을 온라인 인화 주문을 해서 택배로 받았다. 사이즈는 11"x14"였다.응모비 20,000원을 동봉하여 택배로 사진작가협회 성남지부, 부천지구로 각각 네 장씩 출품했다.시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내 사진 실력이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기에 상위권으로 수상하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20% 내에 들기만 해도 상을 준다고 하니깐, 그거라도 받았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다. #여름며칠 전 비가 내렸다. 축축하게 젖은 아스팔트에서 여름냄새가 났다.산에서 주로 맡았던 냄새였는.. 2025. 3. 17.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