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29 구름 채워지지 않는 공허채워지지 않는 하늘떠다니는 구름떠오르는 달나는 다시 나에게로내리는 비는 다시 하늘로햇빛을 가리는 하늘 속 구름 속으로눈물이 뭉쳐지는 구름들 속으로연민 가득한 구름 속으로날 안아주는 구름들 속으로하늘로 올라가고 싶어눈물로 적셔지고 싶어 풀들 사이의 작은 풀처럼나무들 사이의 낮은 나무처럼내 안의 슬픔은 커다란 슬픔 속으로작은 내가 커다란 내가 되었을 때작은 이슬방울이 더 작은 이슬방울과 만나 빗방울이 되고, 빗방울이 또 다른 빗방울과 만나 굵은 빗줄기가 되었을 때눈이 되어 하늘에서 내릴 때서리가 되어 하늘에서 내릴 때그렇게 조용히 겨울이 찾아왔을 때안아줄게말없이 포근하게안아줄게 2025. 6. 28. 다리 위에 선 너에게 왜 거기에 서 있어. 오늘 해가 보이지 않네.날씨도 추워, 그렇지?표정이 안 좋네.오늘 힘들었나 봐.마음이 짙은 회색인가. 하늘 같이 말야.얼른 구름이 지나갔으면 좋겠네.너의 마음속을 가득 채운 비구름도.그거 알아?저 구름이 있기에 햇빛이 더 그립고찬 겨울이 있기에 봄이 더 따뜻해.반복되는 계절처럼, 우리 마음에도 봄이 찾아오고 겨울도 찾아와.세상이 조금 차갑다면,'아 내가 잠깐 겨울에 머무르고 있구나' 생각하고 겨울을 잘 나면 돼.다람쥐는 잠을 자면서, 나무들은 잎을 떨어뜨려 겨울을 나.하지만 사람들은 겨울을 나는 방법을 잘 몰라.특히, 불쑥 마음에 찾아오는 겨울을.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거든.겨울이 오면 죽어버리는 한해살이 풀처럼 느끼곤 해.하지만 끝날 것 같지 않던 긴 겨울도 끝이 나고 마침내 봄이 .. 2025. 5. 11. 본연의 아름다움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 애쓰는 모습보다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더 아름답다.회피하고 밝은 모습만 보이려고 하지 않고그것들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초원을 달리는 치타창공을 가르는 새들이사 가는 개미들바위틈에서 피어난 들꽃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내리는 비, 내리는 눈어머니의 사랑아버지의 사랑슬픔, 외로움, 고통, 사랑, 우정.가르쳐주지 않아도 내 안에서 피어나는 감정들.눈물 맺히도록 아름다운 것들. 2025. 5. 11. 버스 #버스버스에서 졸았다.감고 있는 눈 속에서 나의 과거들이 보였다.내가 버스를 탔던가.버스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던가.어디로 향하는 버스를 탔던가.혹, 꿈을 꾸는 것일까.흐릿하게 일렁이는 빛줄기 사이로나의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고 말았다.따스하게 느껴지는 햇빛만이내가 지금 살아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2025. 5. 11. 밤이 오면 밤. 새벽. 어스름. 달. 우주.밤이 되면 나타나는 것들이 있어.밤공기, 밤바람, 검정색, 풀별레 울음소리,달, 별, 꿈, 후회, 사랑, 진실, 추억, 겨울.그것들은 천천히 나를 감싸.반대로 사라지는 것들도 있어.얼굴, 표정, 부끄러움, 과거, 그림자,아침, 온기, 길, 어스름, 말소리, 사람들.그렇기에 밤이 좋은 거지. 2025. 5. 10. 여유 있는 슬픔, 별이 되리 #별이 되리하늘의 별이 되고 싶네.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그 별들을 다 헤아리고 나서그 다음의 별이 되고 싶어.그래서 이름 모를 누군가가나처럼 밤하늘의 별들을 헤아리고마지막, 나를 헤아리는 순간'마지막 별'로서 기억되길 바라.그렇게 그 또한 마지막 별이 된다면나는 그이와 친구가 될 수도 있을까. #여유 있는 슬픔슬피 울때, 그래서 훌쩍일때콧속에서 흐르는 액체에서조차옛 추억을 품고 있어불안한 슬픔과 여유 있는 슬픔이 있어.조마조마하고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한 슬픔과,기꺼이 껴안고 받아들일 수 있는 이의 여유 있는 슬픔.나의 슬픔은 불안하거나 걱정되는 슬픔이 아니야.안아주고 싶고 느끼고 싶고 반길 수 있는 슬픔이야.그래서 슬픔은 아름다워.불안하지 않기에 더 아름다워.모자란 나, 과거의 나, 눈.. 2025. 5. 10. 괜찮았고, 괜찮고, 괜찮을 거야, 넌 아름다우니까. #괜찮아오늘은 왜인지 울고 싶었어.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마음이 아팠어.잘난 것 하나 없는 나.사람들 없는 곳에서 살아가고 싶어.이런 마음을 갖고서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려고 그래.괜찮아.괜찮았고지금도 괜찮고앞으로도 괜찮을 거야.그런 위로해주는 이 곁에 있었으면. #이야기영국에서는 참 밝았던 나인데지금은 한없이 어둡네.그만 살고 싶다.한 방울의 추억이 되어누군가의 기억 속에서만 살아가고 싶다.슬플 때는 이야기를 생각하자.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이야기들.눈물차 이야기, 늑대의 은빛 눈썹 이야기, 할미꽃 이야기.그렇게 이야기 속에서만 살아가자.누군가의 기억 속 이야기에서만. #아름다움멋드러지는 건물도 그래.보이지 않는 건물 안 곳곳에는 아름다움을 유지시켜 주는 수많은 더러움이 있어.공조와 배관과 가스.. 2025. 5. 10. 눈 속의 바다 #눈 속의 바다사람들의 눈에는 바다가 있다.슬픔이 가득한 눈에는 바다가 보인다.빛들이 파도에 부서지고분분하게, 또 세차게 피었다 사라지는 윤슬.그런 깊은 눈을 보고 있자면왜인지 내 마음도 시큰거린다.울컥울컥 심장이 빠르게 뛰고어느새 눈가에는 파도가 밀려 들어온다.사람의 눈 또한 그런 바다가 아닐까.달이 보내주는 밀물, 차오르는 눈물.시간이 지나면 어디론가 떠나는 눈물.그리고 그것들이 반복되는 삶.감정의 바다, 달이 주는 밀물.작은 우주, 작은 지구, 작은 바다.그것이 사람의 눈. 2025. 5. 7. 다행이야 외로울 땐 기타를 쳐줄을 튕기고 들리는 소리에 집중해입으로는 낼 수 없는 소리가 방 안에 퍼져내 몸을 감싸, 외로움이 잦아들어소리가 사라지기 전에다시 줄을 튕겨, 또 다른 소리를 내이별 후엔 책을 읽어떠나간 사랑은 돌아오지 않지만읽은 책의 이야기는 기억 속에 남아아플 때마다 나를 위로해아름다운 표현들이, 아픈 이야기들이내 곁에 남아 끊임없이 재잘거려울고 싶을 땐 차를 마셔뜨거운 물을 다관에 붓고 차를 넣어조금 기다렸다가 찻잔에 차를 부어찻잔을 들고, 얼굴 가까이에 가져다 대피어오르는 김들이 내 얼굴을 감싸눈가에 맺힌 이슬방울들이차에서 우러나온 김인지 눈물인지이제 누구도 알지 못할 거야다행이야 2025. 5. 4.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