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78 空 오늘도 어머니 글을 되뇌었다.내 아들 셋. 엄마가 지금 무척 보고 싶거든그리고 엄마가 지금 무척 아프거든어디가 아프냐고?마음이아들 셋? 지금 무슨 생각?엄마는 아들 셋 생각 중오늘 입춘이거든내 고운 님들. 예쁜 님들 너무도 그리운 나의 님들어디서 찾아볼거나내 고운 님들의 향기 어디서 맡아 볼거나...내 님들 찾아 하루 종일 눈 속을 헤매여도 보이지 않아...저 까치들은 님들 노는 곳으로 날아 가는데...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고통 원수와 만나는 고통 보살의 행할 바는 번뇌로움에 처했으되 그 번뇌에 머물지 않느니라 마음이 空(공)하면 죄도 복도 주인이 없거니... 내가 어머니가 바라던 바를 이루기라도 한 걸까.빈 마음.텅 빈 마음.무엇으로도 채워지지도 채워질 수도 없는망망대해 바다, 공허한 우주 같은 마.. 2025. 4. 3. 생명의 끝 글을 쓰는 노트북 키보드 위로 나방파리 한 마리가 툭 떨어졌다.몸이 뒤집어져 일으키지도 못한 채 다리만 파닥거렸다."도와줘"외치는 듯한 울부짖음에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갖다 대었다. 작은 나방파리는 갈고리같은 다리로 내 손가락을 붙들고 한동안 매달려 있었다.이 아이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그냥 책상 위에 두기로 한다.나방파리의 수명은 보름을 넘기지 못한다.날지도 못하고 자꾸 걷다가 뒤집어지는 이 아이는아마 자고 내일 일어나면 호흡이 남아있지 않겠지."죽지 마"나는 짧게 말했다.스스로 나를 찾아온 너를내가 어떻게 모른척할 수 있겠는가.짧게 닿은 인연이라지만깊은 영겁의 세월 속 만들어진그 인연을 어떻게 모른척 하겠는가.날아들어오는 곤충들을 창밖으로 놓아주는 나는이번에는 그냥 집 안에 두기로 한다.자꾸 넘어져.. 2025. 3. 28. 내가 좋아하는 대화 #좋아하는 대화- 나 있잖아.- 응- 마음이 좀 아파.- 그렇구나. 무슨 일 있었어?- 그냥. 옛날 생각에.- 그렇구나. 내가 지금 곁에 있을 수가 없네.- 괜찮아. 아픈 건 내 마음이니까. 내가 잘 돌봐야지.- 얼른 괜찮아지면 좋겠다.- 고마워. 너는 별일 없어?- 응. 고요해.- 좋다.- 응 좋네. #공유공유하는 것이 두렵다우리가 공유한 음악, 장소, 음식들이추억이 되어버리기 때문에먼 훗날우리가 더 이상 같이 있지 않을 때공유했던 모든 것들이또내 마음을 아프게 할까 봐. 2025. 3. 25. 기억들 #기억들아픈 기억들은 잊혀지고행복한 기억들만 남게 된다는데왜 나의 어린 시절은 아픈 기억뿐인걸까.분명 행복한 기억들도 많았을 텐데.왜 기억나는 것들은 다 아픈 것들뿐일까.머릿속에서 꺼내는 족족떠오르는 기억들은 모두맞고 울고 아프고 도망치고 싶었던그런 기억들 뿐이다.나는 진짜 돌연변이가 맞는 걸까.남들처럼 평범하게 웃으며 살아갈 수 없는 걸까.그런 게 불가능한 종자인 걸까.아니면 아프고 슬픈 것들이 포근하게 느껴져서나도 모르게 그곳을 찾아가는 것일까. #눈물오늘 회사에서 근무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몇 해 전 심리상담 검사지에 적힌 문장이 생각이 났다.[나는 최근에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났다]정말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나더라.아니, 이유는 있었다. 어머니가 보고 싶었다.아니, 어머니가 아니라 엄마가 .. 2025. 3. 25. 말 #미안하다는 말미안해.말을 뱉고 나면 끝나는 것일까.누군가 잘못을 하고 나서도 사과를 들으면 기분이 풀어지는 사람.아무리 진심 어린 사과를 하여도 기분이 풀리지 않는 사람.사과를 하든 하지 않든, 이미 벌어진 일은 돌이킬 수 없다.하지만 사람들은 그 사과에 집착한다.사람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첫 번째는, 사과를 받지 않는 사람이다.사과를 하더라도 하지 않더라도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내세운다."사과할 짓을 하지 말았어야지""사과만 하면 다야?"이런 공격적인 언어를 내뱉으며 상대방을 압박한다.그들은 스스로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사람들이 실수할 수 있음을 모르는 이들이다.미안한 마음을 가진 상대의 마음을 무시하는 이들이다.물론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수 없다.하지.. 2025. 3. 20. 사진 콘테스트 응모 #사진 콘테스트지난 몇 년 간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 많다. 나는 사진을 잘 찍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끼는 사진 몇 장을 지인들에게 보여주었을 때 잘 찍었다는 말도 자주 들었다. 그래서 사진 콘테스트에 응모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사진 몇 장을 온라인 인화 주문을 해서 택배로 받았다. 사이즈는 11"x14"였다.응모비 20,000원을 동봉하여 택배로 사진작가협회 성남지부, 부천지구로 각각 네 장씩 출품했다.시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내 사진 실력이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기에 상위권으로 수상하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20% 내에 들기만 해도 상을 준다고 하니깐, 그거라도 받았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다. #여름며칠 전 비가 내렸다. 축축하게 젖은 아스팔트에서 여름냄새가 났다.산에서 주로 맡았던 냄새였는.. 2025. 3. 17. 연차 연차연차를 썼다.늘 그랬듯이 6시 20분에 잠에서 깨어나 머리를 감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갔다.문을 활짝 열고 욕실화를 신었다.화장실의 차가운 공기가 온기가 남아있는 내 몸을 식히기 시작했다.나는 몸을 움직이지 않고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문을 열다 만 채로 손잡이를 꼭 쥐고 있는 내 왼손.그 손을 타고 손잡이의 차가운 기운이 몸속으로 흘러 들어왔다.서서히 가동되는 화장실 환풍기의 소리가 커져간다.수 초에 걸쳐서 커지는 그 소리들이 나에게 무언가를 간절하게 외치는 것 같았다.고개를 숙여 바닥을 바라본다.두어 번의 깊은 한숨을 깊게 내쉰 후 나는 뒷걸음질로 화장실을 빠져나온 뒤, 문을 도로 닫았다.'쉬고 싶다'가장 먼저 내 마음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생각이었다.쉬고 싶었다. 오늘뿐만이 아니라 내일도 모레도.어.. 2025. 3. 10. 괜찮지 않지만 괜찮은 마음 요새 마음이 괜찮다.아프거나 쓰리거나 욱신거리지 않는다.잠시 동안 내 마음에 봄이 찾아온 걸까.곡우절이 찾아오면 떠나버리는, 잠시 머무르는 봄인 걸까.겨울날 차가운 눈을 녹여 다음 겨울까지 우리들의 곁에 머무는따스한 햇살인 걸까. 친구찬호.고등학교 동창이다. 3년 동안 같은 반이었나.우리가 이렇게 연락하고 지낼 줄 그 누가 알았을까."제주도로 와. 너도 회사생활 힘들어하잖아."그 말 자체로도 고마웠다.사업으로 큰돈을 벌었고, 제주도에서 동업자들과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는 찬호.경제에도 밝아 천성 기업가이다.나의 혜안은 찬호라는 친구에 비교가 될 수 없다."너랑 쌤, OO이형.. 다 가족 같아. 우리들만의 공동체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내가 줄곧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찬호의 머릿속에도 똑같이 존재했.. 2025. 3. 10. 이야기가 완성될 때 바쁘다.공부도 해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하고매일매일 일터로 나가 돈도 벌어야 한다.가끔씩은 마음을 돌보며 스스로를 챙기고세상을 더 알고자 하는 내 욕구도 들어주어야 한다.이야기도 써야 한다.오늘 수영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내 마음속 아주 얇은 틈 사이로 슬픔이 비집고 들어올 때그때 나는 글을 쓰는 것 같다- 하는.슬플 때마다 떠오르는 옛이야기를 하나씩 적어내고그것들이 모이고 모여 한 권의 책이 될 때나는 그 책을 사랑할 수 있을까.그 슬픔으로 가득한 책을 두 눈으로 마주할 수 있을까.내 삶이 참 고됐구나- 마음을 다독일 수 있을까. P.S.- 그 책이 완성된다면, 그것은 제가 슬픈 삶을 살아왔기 때문인 걸까요.- 그 책을 완성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삶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근데 .. 2025. 2. 21. 이전 1 2 3 4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