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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3 목요일 (입소 17일차) 입소 17일 차. 화생방 훈련을 했다. 오전에는 실전예습을 했다. 방독면을 꺼내서 얼굴에 쓴 뒤 밀착되었는지 확인 후 "가스 가스 가스" 외치면 된다. 많이 연습했습니다. 응? 왜 갑자기 존댓말을 썼지? 어쨌든. 흠흠. 오후에는 화생방을 실전으로 진행했다. 실습장으로 이동하는데 비가 왔다. 날씨가 우중충하더니 역시나 비가 오네. 기온도 많이 낮았다. 비가 오다가 진눈깨비로 바뀔 정도면 말 다 했지 뭐. 응? 갑자기 또 반말로? 에이, 그냥 쓰자. 나는 잘 고정시켜서 걱정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방독면을 쓰고 벗는 것을 평가보다 보니, 정화통 결합은 생각지도 못했다. 결국 가스를 엄청 먹고 벽을 막 때리다가 누가 결합시켜 줬다. 그래도 고통스러웠다. 얼굴이 따가운 건 견딜 수 있는데,.. 2025. 4. 16.
2018.05.02 수요일 (입소 16일차) 입소 16일 차. 수류탄 CBT 교육과 체력단련을 했다. 진짜 오늘은 체력단련'만' 했다. 수류탄 교육은 던지는 방법과 수류탄의 종류에 대해 배웠다. 수류탄은 안전장치가 총 3개이고, 이 3개가 다 해제되면 심지에 불이 붙어 3~4초 후에 터지게 되어 있다. 위험하니 집중하고 주의 깊게 실습하자. 그리고 나머지는 오로지 체력단련을 했다.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 런지, 팔벌려 발에 닿기, 물장구, 플랭크 운동을 했다. 힘들었다... 또 저녁에도 했다. 소대장님이 체력을 알아보겠다고 하시면서 최대 한계까지 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팔굽혀펴기 50개와 윗몸일으키기 63개를 했다. 책상에 대고 쓰는 게 아니라 글씨가 많이 엉망이다. 급하게 쓴다. 아 그리고 어제랑 오늘 노는 꿈을 꿨다. 어제는 동네에서.. 2025. 4. 16.
2018.05.01 화요일 (입소 15일차) 입소 15일 차. 화생방 CBT 교육과 구급법, 전투체력 훈련을 진행했다. 화생방은 [화학, 생물학, 방사능]의 앞글자를 딴 약어로, 유해화학가스에 노출되었을 시 방독면을 사용하여 대처하는 능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이다. 12초 안에 방독면을 쓰고 가스의 흡입을 막아야 한다. 내일모레가 실전이다. 음... 잘해야겠다. 구급법 교육은 지혈법, 심폐소생술을 배웠다. 지혈법은 상처 부위, 크기의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가 배운 것은 극소거상압박법이다. 막대를 활용하여 실습을 진행했다. 그리고 그 후는 전투체력 단련을 실시했다. 어제는 순환식 체력단련을 했었는데, 오늘은 근력운동과 뜀걸음을 했다. 오늘은 엄청 수월했다. 계속 연습해야겠다. 아, 맞다. 심폐소생술 연습했었는데 30/2 (가슴압박/인공호흡.. 2025. 4. 16.
숨과 빛 내뱉는 한숨에는 추억이 담겨 있다아픈 추억 슬픈 추억 쓰라린 추억깊게 들이마셔 아픔을 옅게 하고내뱉음으로 쓰라림을 달랜다눈에 들어오는 빛에는 추억이 담겨 있다섧은 추억 애닯은 추억 부끄러운 추억눈을 질끈 감아 설움을 반쯤 덜고눈에 맺힌 이슬방울들로 부끄러움을 녹인다반복되는 들숨과 날숨으로 또 오늘 하루를 살아낸다멈추지 않는 눈꺼풀로또 나는 하늘을 글썽인다방 안이 외로운 숨들로 채워진다길고 어두운 밤이 밤이슬로 채워진다 2025. 4. 15.
바라는 기적 이 세상에 좀 더 사랑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그래서 연인뿐만 아니라 가족들과 친구들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이 인색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세상이 좀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습니다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비난하고 헐뜯는 것이 아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 또한 서로에게 없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알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내가 바라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나의 우주이기에나의 우주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나를 예쁘게 가꾸고 다른 우주과 포개어져 더욱 찬란했으면 좋겠습니다살아가는 그 무엇도 나보다 못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배고픈 생명에게 음식을 나누어주고 추운 생명에게 옷을 내어주고 나보다 크다고 해서 고개 숙이지 않고 나보다 작다고 해서 업신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남겨진 사람들이.. 2025. 4. 15.
손가락 작고 네모난 지우개 잡던영원할 줄 알았던 내 손가락언제나 노란 민들레 쓰다듬던수북하게 쌓인 은행잎 펼치던얇고 고왔던 내 손가락어느새 키 큰 어른이 되어집으로 돌아가는 달빛 아래첫눈처럼 밝아온 내 손가락마디 마디 굵어진 내 손가락엄마를 닮아 있네 2025. 4. 15.
그리운 당신 창틀에 기대어 선 채로옷 사이로 불어오는 당신 향기어느새 태양은 저무는데밤공기 사이로 난 무얼 기다리나하나 둘 피어나는 저 별들도매일 나를 찾아오는데듣고 싶은 당신 목소리어디에서도 들려오지 않네겨우내 녹은 하얀 눈으로벚꽃도 피어나는데마음속 쌓여버린 노란 연탄재찬 겨울 공기 끌어안고 있네머리 위로 내린 별빛 따라내 마음 보내면 되는 것을외로운 방구석에 홀로 앉아두 눈은 천장만 바라보네 밤하늘에 펼쳐진 별들 사이로기러기떼 높이 높이 나는데어디에도 닿을 곳 없는 내 마음바람 따라 흘러만 가네 2025. 4. 15.
[목초액] 등과 어깨에 여드름이 나기 시작했다. 붉게 올라오는 그것들을 아버지는 피부병이라고 불렀다.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왜 몸에 여드름이 나는지 알 수 없었다. 인터넷에 검색해도 스트레스 때문이다, 잘 씻어야 한다,라는 뜬구름 잡는 정보만 있을 할 뿐, 명확하게 어떤 원인으로 여드름이 생기고 이것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았다. 사춘기라서 여드름이 난다고 하는데 왜 사춘기일 때 여드름이 나는 걸까. 나는 알 수 없었다. 더러운 새끼야. 뭘 처먹고 다니길래 이런 게 몸에 나냐. 너 담배 피우냐? 아버지는 종종 나에게 이런 말들을 던지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도 이상한 음식을 먹지도 않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여드름이 난대요. 나는 아버.. 2025. 4. 15.
군위군 답사 2025.04.13. 어머니의 고향 '의성'을 다녀왔다.새벽 2시 40분에 일어났지만 다시 잠들어 3시 40분에 일어났다.일어나자마자 동생과 스님을 깨우고 미리 대여한 렌트카 K5로 향했다.스님은 참외, 바나나, 천혜향을 가득 챙겼다.스님은 어머니와 18년 가까이 지냈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떠나고부터 쭉 스님과 함께 산 것이다.그전부터 알고 지낸 시간을 더하면 20년이 훌쩍 넘을 것이다. #의성"저쪽이 너희 어머니가 다녔던 초등학교여."스님은 의성 곳곳을 설명해 주었다.어머니가 다니셨던 초등학교, 다니던 길, 장날에 열리는 시장까지.군위군을 간 이유는 하나였다. 어머니의 묘."너무 좋다. 죽어서 여기로 오고 싶다."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종종 이렇게 말했다고, 스님은 말했다.그래서 석천스님의 조상님들인 '한 씨' 집안의 묘로 .. 2025.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