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들
아픈 기억들은 잊혀지고
행복한 기억들만 남게 된다는데
왜 나의 어린 시절은 아픈 기억뿐인걸까.
분명 행복한 기억들도 많았을 텐데.
왜 기억나는 것들은 다 아픈 것들뿐일까.
머릿속에서 꺼내는 족족
떠오르는 기억들은 모두
맞고 울고 아프고 도망치고 싶었던
그런 기억들 뿐이다.
나는 진짜 돌연변이가 맞는 걸까.
남들처럼 평범하게 웃으며 살아갈 수 없는 걸까.
그런 게 불가능한 종자인 걸까.
아니면 아프고 슬픈 것들이 포근하게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그곳을 찾아가는 것일까.
#눈물
오늘 회사에서 근무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
몇 해 전 심리상담 검사지에 적힌 문장이 생각이 났다.
[나는 최근에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났다]
정말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나더라.
아니, 이유는 있었다. 어머니가 보고 싶었다.
아니, 어머니가 아니라 엄마가 보고 싶었다.
내 이름 두 글자 따뜻하게 불러주던
햇살 같던 엄마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엄마라는 두 글자 앞에서는
떼 쓰는 어린아이가 되어버린다는 시를 기억한다.
오늘 회사에서 일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보였던 나는
엄마를 찾아 헤매이는 길 잃은 어린 아이의 모습이었겠지.
저 어딘가에서 나를 보는 엄마가 걱정했을까.
괜히 눈물을 보였나. 참았어야 했을까.
#유진아
유진아. 너의 또다른 이름 영명아.
혹은, 인니야.
요새 마음은 어떤가
눈처럼 차가운가 소금처럼 쓰린가
멍든 곳을 찌르듯 고통 속에 있는가
정처 없이 떠도는 험로 위 나그네처럼
가진 것 없이 가질 것 없이
하루살이같은 삶을 받아들이며
삶의 마지막 날을 구태여 재촉하며
남은 여생을 진실되게 보내고 있나
내일 또 날이 밝아오면
하루를 또 어디서 보낼 것인가
외로움 가득한 보름달로 밤 지새우고
뜬눈으로 먼길 홀로 떠나는 나그네처럼
받은 것 없이 받을 것 없이
주어진 주변의 것들을 받아들이며
느끼는 모든 것 깨어나면 한바탕 꿈
머물다 가는 삶 몽중사를 깨달았나
걸어온 길 걸어갈 길 보이지 않는
하얀 안개길 속을 걷는 방랑자여
그간 잘 지냈는가
그대여
내일 아침 동녘 밝아와
한 줌 재가 된다 하여도
아무 미련 피워내지 않고
떠날 수 있겠는가
P.S.
- 하지만 시간이
- 시간이 모든 걸 잊혀가게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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