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내 마음은 아주 고요하다.
잔잔한 호수와도 같다.
가끔 오리가 와서 헤엄치기도 하고
길 잃은 강아지가 쉬었다 가기도 한다.
웬만한 일들에는 감정이 동요하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다.
필요할 때만 감정을 꺼내 쓸 수 있다.
#마음
내 마음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드넓은 우주를 생각했다가 내 손에 있는 작은 상처를 바라본다.
위잉 - 에어컨 소리에 잠깐 집중했다가
마음속으로 귀뚜라미 소리를 만들어낸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다가
오늘 입었던 군복이 잠깐 내 눈에 들어온다.
내일도 예비군 훈련을 가야 한다.
그러다 문득 내일 비가 온다는 소식을 떠올린다.
우산을 챙기라는 교육 담당자가 생각이 났다.
짧은 5분 동안 내 마음은 우주에서 소리로, 눈에서 내일로 이동한다.
바쁜 내 마음을 잠시 내 안으로 데려온다.
그리곤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다.
내 마음은 온전히 내 안에 있다.
에어컨 바람을 느끼고 창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집중한다.
내 귀가 느끼는 감각, 내 눈이 느끼는 감각.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다.
목적 없는 행복을 느낀다.
오쇼 라즈니쉬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 그래서 현자가 마음의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사실 현자는 이미 무념의 상태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가 마음의 병에 걸릴 수 있겠는가?"
#새친구
이름은 임형빈.
주짓수 체육관에서 만났고 같은 회사 사람이다.
그리고 우연히 예비군 훈련도 겹치게 되었다.
나보다 한 살 어리지만 그런 게 중요하겠는가.
"형은 진짜 성격이 좋은 것 같아요"
그 친구는 나에게 성격이 좋다고 말해주었다.
원래 자신의 좋은 점과 잘못된 점은 상대방에 투영되어 보이는 것이다.
그 친구도 잘 웃고 성격이 부드럽다.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인상이다.
나에게 먼저 다가와준 것도 고맙고 나를 좋게 봐준 것도 고마웠다.
노자였던가. 누군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착한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진정으로 좋은 사람이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은 없다.
갑자기 그 말이 떠올랐을 뿐이다.
P.S.
- 내일은 비소식이 있습니다.
- 우산 하나씩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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