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뭐라고...손에 잔뜩 들고 오시다가
어두운 화장실 비탈길에서 넓은 비닐끈을 잘못 밟으셔서 미끄러져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고 마신다.
얼굴을 또 갈아 부쳐 피투성이가 되셨다. 끔찍하고 보기조차 무섭다.
손에 든 것들 내버리고 오실 일이지...
이걸 놓아 버리시지 했더니 대사님은 나한테는 생명구제가 더 우선이라고 하신다.
견공들 주라고 다 썪은 것을 대사님께 드리니 거절할 수도 없고 해서
매일 썪은것 가져와서 밭에 거름으로 쓰신다 사람들은 이상하다.
개는 썪은걸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반대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면
자기가 다 썪은것 유통기한도 한참 지난 냄새 퀘퀘하게 나서 구역질 나는 것을 앞에 놓고 먹는다면 어떨까?
우리 견공들 조금 더 나은 맛난거 주지 못해서 항상 미안한데..
대사님은 견공들이 어떤걸 더 맛있게 먹는지 보시고는 비싸더라도 더 맛나고 잘 먹는 사료로
사다 주시려고 애를 쓰신다.
이왕 줄거면 맛난 음식일 때 주면 얼마나 고맙겠는가 ?
인정있고 고맙고 복되고,,
오늘 낮에는 아지와 뭉치를 목욕을 시키고 한참을 안고 쓰다듬어 주었다.
아지가 무척 좋은가 계속 안겨 있으려고 한다
뭉치는 대사님이 목욕 시키셔야 한다 목욕시키는 도중에도 대사님은 하혈을 하셔서 바지가 핏물로 흥건해지신다
그래도 헹구고 닦고 드라이까지 다 해주신다. 참으로 생명구제가 이런 건가 보다.
나를 희생치 않고는 될 수가 없는데...
일순이는 털을 깍자니까 얼른 도망가 버린다.
올 봄엔 일순이 한테 손바닥과 손목을 크게 물렸고 올 여름엔 뭉치가 손등을 물어서 여름동안 덧나고 곪아서 나을 때까지 애를 먹었다.
병원에 가지 않고 빨간 약과 마이신으로 다 낫게하고 말았다.
그래서 뭉치와 일순이는 대사님이 만지셔야 가만히 복종을 한다.
귀여운 아롱이가 피부병 때문에 약을 먹고 바르는데 이번 2주동안 먹는 약이 무척 쓴가 도대체 먹지를 못해서
요플레에 섞어서 줘도 도통 먹으려 않고 두 눈을 반짝반짝 말똥거리며 나를 또렷이 바라보며 도대체
왜 자기한테 이런걸 먹으라고 하느네요 도저히 미안해서 쓴 약은 안 먹이고 바르는 약만 상처에 발라 주기로 했다.
그렇게만 해도 잘 나을것 같으니까.
2015.08.21.
관음
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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