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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창작/어머니의 묘한 삶, 묘연사

가정폭력 (2013.06.13)

by Yujin Choi 2024. 12. 23.


 

이놈의 새끼-
미친놈의 새끼-
이놈의 새끼-
악-  악-
이노옴---

날카롭고 작은 예리한 과도로 
옆구리가 찔리고...
등도 찔리고..
두 군데나 찔렸다.
안간힘을 쓰고..죽을 힘을 다해 피하면서
상대방 손에 쥐인 과도를 서로 뺏으려고 둘이서 맞잡고
손끝으로 온 힘을 다해 밀고 당기며
엎치락 거리며 엉겨서 뒹굴면서도
손에 잡힌 과도를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그저 다급하고 위험한 상황에 처한
여인은
분하고 억울한 마음 가득한지라
이놈..이 미친놈이란 말만이 허공에 쏟이 부으며
애타게 이 위험을 피해보려 하지만
무서운 칼끝은 계속 연달아
여인에게로 향해 날아오고 있는 것이다.
버티면서 잡은 과도를 막고 있지만 
여인은 힘이 약해져 감을 느끼면서
죽음의 공포에 그저 이놈 -이놈을 외친다.

순간 흔들며 깨우는 소리에 눈을 뜬 여인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
가슴이 메이고 엉엉 울어버리는 마음은
꿈이 깨이고서도 무섭고 떨리는 것이다.
아 -  다시는.. 다시는..이렇게 만나지 말기를...
무슨 원한이 이리도 깊이 쌓인 것일까?
이혼한 지 7년이 지난 지금도
여인은 가정폭력으로 힘들었던 전 남편으로부터의
공포스러운 상념의 잔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나보다.

......
우연히 꿈길에서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집으로 가게 된 여인.
밖에서 집안을 살펴보는데
집안에 있어야 할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어찌된 일이기에 아이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아이들의 물건도 모두 없고
집안은 깨끗이 비워져 있었다.
아이들이라면 끔찍히도 생각해서
세 아들을 모두 두고 이혼했었는데 어찌된 일인가 하여 들여다보니
아이들 없이 아비 혼자 부엌에서 뭔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아비와 살던 어느날
어떤 목사님이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에 놀다 오려니 여기고 보고 있었는데
그만 아이들 모두 돌아오지 않고 소식도 끊어져 알 수 없게 된 것이란
상황의 내용이 마음으로 전해져 온다.
여인은 너무 기가 막혀서 아이들을 찾아 나섰다.

온 동네를 찾아 헤메던 중
한 막다른 골목 끝 집에 불이 켜져 있어서 들여다보니
여러 아이들 속에 세 아들들이 있는 것이다.
아이들 이름을 부르자
주눅이 들어 꼬부리고 잠을 자던 막내가 울면서 뛰어나와
엄마품으로 달려드는 것이다.
큰아이 둘은 힘들어도 차라리 이곳이 낫다며
무서운 폭력아비에게로는 가지 않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분하고 억울한 마음을 삭이며
아이들 셋을 찾아 데리고 나오려는데 순간
아이들을 찿지도 않고 포기한 채 있던 아비가
갑자기 손에 과도를 집어 들더니 여인을 향해서
마구 찔러대려고 달려들은 것이다.

찌르려 하고..막으려 하고..
가정폭력의 전 남편으로부터의 깊은 원한은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는 건가 보다.
어느생에서 맺혀진 악연의 굴레이기에
지금껏 꿈속에서조차 시달림 당하면서 벗어나지를 못하는 것일까?
광기어린 눈빛이 번득일 때면 섬뜩섬뜩
오장육부가 부르르 떨리는 두려움과 공포가
기절초풍할 것만 같았었다.

이 남자와의 전생 부부연이었을 때도 그랬었다.
여인은 부처님을 공경하며 모시고 불경을 독경했었고
그 남자는 하급 신들을 좋아해서
여인이 없는 사이에 부처님을 내다 버리고
하급신의 그림들을 모셔놓고 여인에게 기도하기를 강요했었다.
여인의 거부하는 의지 강한 기운에 눌리는 마음이 분함을 자아내고 
그때 억울했던 마음과 여러 신들의 기운이 힘을 합해
금생의 악한 기운으로 들락거리며 풀지 못한 신기를 광기로 일으켜 
때는 이때다 하여 더해 잡아먹을 듯이 달려드는 것이다.

또 어느 생에서는 
왕의 후궁으로 있으면서 수하의 사람을 혹독하니 종부리듯 하였음이
그때 당했던 억울한 사람은 금생의 전남편이 되고
이 여인은 다시 또 여인의 몸을 받아
심사 고약했던 그 당시 일들의 곱배기에 곱배기 이자 꾹꾹 눌러서
열배는 더 혹독함으로 되깊음 받음 또한 위급한 상황에 더 얹혀지게 된 것이다.
한량없는 과거 숙세의 선악 인연 업보들.
돌이켜보면 부끄럽고 들어내 보고 싶지 않은
숱한 과거 숙세의 일들이다.

...
이 여인은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그랬습니다.
전남편과의 이혼 후
가정폭력을 막기위해 간디처럼 비폭력을 외치며
거리를 누비며 다니고 싶었습니다.
허나 그건 잠시일 뿐인 것이란 걸 생각하게 되고 
근원을 단절하게 되는 마음도를 닦아 마음길을 훤히 밝혀
다시는 악업을 짓지도 말고
이미 지어진 악연들은
선한 공덕으로 풀어 나가게 되길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로지 해결 방법은
부처님과 같은 자비심의 충만으로
과거의 악업들을 녹이며
관세음의 지혜광명을 속히 이루어
이와 같은 중중 첩첩 원한 쌓인 이들의 업장을
홍로에 한점 눈 녹듯이 소멸되어
다시 선연으로 돌아가게 해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
지금 이 한생을 살아가는 모든이들이여!
부디 악연의 업장을 만들지 말고
세세 생생 아름다이 살아갈
선연만을 많이 많이 쌓기를
그리고
폭력의 악심 악행을 행하기 전에
차분한 마음으로
자신의 잘못된 모습을 돌아보고
자비하고 인자한 자애로운 본인으로
어서 돌아가기를
이름모를 한 여인은
두손모아 마음깊이 빌고 또 빕니다.
 
가정폭력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말에 자신이 없다면
사랑하는 내 가족이 행복할 수 있는 말들을
많이 많이 연습하세요
사랑하는 가족에게
아무리 아름다운 꽃으로도
행여나 장난으로도
때리는 건
하지 마세요.
맞는 이는
그것이 설령 꽃이라 할지라도
불행함을 느끼며
두렵고 싫습니다.
 


2013. 6.13   계사년 단오일에
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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