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누각이란것이 이런건가보다.
지난 여름에 준비해둔 연탄 1000 장을 거의 다 때고
몇장 남지 않아서 눈오고 길 미끄럽기 전에 연탄 500 장을 주문을 했다.
이쪽 길이 무척 경사진 곳이라서 연탄공장에 여러집이 같이 주문해서
한 트럭씩 되어야 연탄을 가져다 준다.
연탄값이 준비되지 못했어도 외상으로라도 차가 올 때
같이 연탄을 들여 놓아야 겨울 땔감 걱정을 않게 되는 것이다.
길 한쪽에 500장 연탄이 내려져 있으니 이웃집 보행에도 불편하다.
낮에 일찍 내려 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저녁 6시쯤에 내려 놓고 갔다.
대사님은 박스시주 걷으러 가시고
새벽 시간이라야 힘들게 일 끝나시고 들어 오시는데
그 시간에 또 힘드시게 할 수가 없어서
나 혼자서 들여놓기로 생각했다.
설겆이 끝내놓고 연탄불 다 갈아 놓고
모자쓰고 목도리도 단단히 두르고 속면장갑 겉엔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대사님 큰 운동화 잠시 빌려 신고 뒷길 연탄광으로 갔다.
가로등이 연탄광까지 비춰주지 않아서 촛불로 광안에 어둠 밝혀 놓고
두 곳에 쌓아놓은 연탄 500장을 바라보니 엄청나 보이고
내가 혼자서 이 연탄들을 대사님 오시기 전에 다 들여 놓을 수 있을까 싶었다.
뭉치 칠칠이 준이가 옆으로 와서 자리잡고 앉는다.
팔목 손목 어깨에 무리가 덜 가도록 한장씩 들고
돌아 설 때도 무릎 관절 덜 상하게 해야겠기에 조심해서.
한 걸음 두 걸음...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느낌으로 시작했다.
날씨가 추워서 얼어붙은 연탄을 떼고 분리시키는 힘이 더 들어간다.
손이 얼어서 터지는것 같고 두꺼운 신인데도 발이 무척 시려웠다.
밤 9시 부터 한장 두장... 쌓기 시작했다.
뭉치 들어가라고 해도 고집 피우며 계속 곁에서 멤돈다.
견공들 의리 챙기다가 다 얼겠다.
연탄 한 무더기를 다 들여놓고나니 시작이 반 이란 말이 실감이 난다.
하얗게 언 연탄들을 넉장씩 두장씩 붙은걸 들었다가 다시 떨어뜨려서
한장씩 분리시키는데 손끝이 얼어 터질것 같아서
면장갑속에 비닐장갑을 하나 더 끼고
계속 자꾸 움직이다 보니 몸이 더워져 온다.
손도 발도 따뜻해졌다
새벽 2시가 되어서야 다 옮겨졌다.
연탄 500장 옮기는데 5시간이 걸렸다.
5만원을 아낀것이다.
견공들도 함께 있어주느라 무척 애썼다.
그런데 3일후...
아침에 보니
힘들게 애써서 쌓아놓은 연탄 500장이
문이 부서져 나올 정도로 와르르 한꺼번에 다 무너져 있었다.
거의 다 깨어져 버리거나 가루가 다 되어서
그나마 덜 깨어진것 골라 찾아 오시느라고
요즘 대사님
완전 연탄보물찾기다.
대사님이 이제 나는 연탄쌓기는 하지 말라고 하신다.
대사님이 다 하시겠다고.
연탄이 와서 하루종일 길바닥에 앉아 졸더라도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지 절대로 손대지 말으라고 하신다.
지지난번 500장을 들여놨을때도 200장 넘게 무너져서
대사님이 광 입구에서부터 치우시느라 힘드셨다.
그 다음에 300장은 잘 생각하고 쌓아서였는지
아니면 숫자가 적어서인지 안무너져서
이번엔 어느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무너지지 않도록
밑부분을 고르게해서 뒷쪽으로 힘이 더 가게 잘 쌓았다고 여겼었는데
이럴수가!
도대체 무너진 이유를 알수가 없다.
사상누각이 이런건가부다...하고 생각다가
옳거니!
도 닦음도 이와 같으리니...
기본과 강한 기반이 없이 도닦음이 바로 이와 같구나.
튼튼한 기본을 완전히 갖추어 놓지 않고 도를 닦음은
매순간마다 무너지고 깨어져 어느 곳에서도 쓸모가 없어 마치
독사가 물을 먹고 독을 이루어 모든 이들에게 해를 끼침과 같고
완전히 갖춘 기본속에 도를 잘 닦음은
절대로 무너짐 없이 언제 어느곳에서도 유용하여 마치
소가 물을 먹고 우유를 만들어 모두에게 유익함을 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마음기본이 잘 갖추어지고 올바른 기반이 튼튼해야 사회에 공헌을 하게 된다.
대통령부터 모든관직자들 의사 변호사 판검사 교수 각분야 선생들
사회 종교인봉사자들...
등골 빠지게 벌은 넘돈1000원씩이 우습게 보여지고
수만명 후원금 모아서 마치 제돈 베풀듯한 착각으로 본인 생색내면서
그 후원금에 힘을 실어 뒤로는 추악하고 못된짓 횡포를 일삼으며
잃어버린 공평성의 작태는
이쁜놈 떡하나 더 주고 밉고 거슬리는 놈은 쳐다도 안보는
특정 종교인들만의 내적 활동으로 커지고
급기야는 악습만을 키워가는 거대한 온실로 발전되는 것이다.
모두가 욕심이 앞을 가리면 부정 부패로
넘이야 죽건 말건 내욕심 챙기기가 먼저인 우스운 꼴이 되고 마는 것이다.
정직한 마음의 기반이 구축되지 못한 이들의 모습인것이다.
정직한 마음 모두를 위하는 마음에는
반드시 수행이 필요한 것이다.
악심과 부정심을 버리는 뼈를 깍고 피를 쏟는
자신과의 인욕 고통의 수행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욕심을 버리는 마음이 쉽게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욕심을 버리는데는 지혜심이 필요하다.
지혜는 선정에서 이루어지고
선정심으로 세간의 삶을 올바로 볼수 있어야
욕심의 모든 근간들을 쳐 낼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모두를 위하는 평등한 마음에는 치우침이란 없다.
멀고 가까움도 없고 이쁘고 미운것도 없는것이다.
그저 모두를 위하는 마음만이 가득할 뿐인 것이다.
연탄 500장이 외상으로 왔는데
조속한 시일내로 또 다시 500장을 주문해야 된다.
내 잘할것 같던 교만한 자신감이
25만원을 50만원으로 외상값을 더 올려 놓게 되었다.
무척 마음이 쓰리고 무겁고
대사님 밤새껏 일하시는걸 생각하면 죄송스럽기 한량이 없다.
이럴땐 대사님 가르침대로
찝찝한 마음은 빨리 버리는게 수다.
그런데 도대체 왜?
연탄 500장이 하나같이 단결해서 어떻게 무너졌냐고?
기본!
튼튼한 도의 기반을 훌륭히 완성하고 나면
어떤 강풍이 불어와도 끄떡없으리.
저 하늘에 별을 따기보다 더 어렵고 힘든 높은 인연.
가히 상상조차 하기 힘든
알아 갈수록 더 신비롭고
크나큰 능력들을 이미 무한히 갖추신
석천대사님과의 만남.
부처님께서 사바에 던져 놓고
중생들에게 본이 되게 하시는 석천대사님을
스승님으로 모신 금생의 법화수행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이겨나갈 것이다.
2013.1.30
관음
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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