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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창작/어머니의 묘한 삶, 묘연사

어제는 대한(대한)... 오늘은 비 (2013.01.22.)

by Yujin Choi 2024. 12. 21.



어제는 대한(大寒) 마지막 절기다.
오늘 전국적으로 폭설이 온다더니
새벽부터 많은 비가 내린다.

며칠 전
밤늦게 대사님께서 일하시다가 혼잣말로
다 쓴 장화만 버리는군.
비오는 날 나도 장화 신고 일좀하게
새장화 좀 내놓으시오.
하고 중얼중얼 하셨는데...
벽에도 귀가 붙어 있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지
들은 쥐도 없었다는데
3일전에 빈박스들 버린 속에
정말로 장화 두 켤레가 들어 있는채로 버려졌다.
발목이 긴 새장화다.
속에는 따뜻한 털이 폭신하고
싸이즈도 270 대사님발에 딱맞다.
생고무이고 미끄럽지도 않게 만들어졌다.
한켤레 값이 비싸 보인다.
속지가 하얗게 들어있어
저는 새신발이예요 하고 쳐다본다.
누가 대사님말씀에 응해서 도움되었는지
참으로 고맙다.

오늘 새벽부터 내린 많은 비
폭설보다는 낫다.
차들도 안 미끄러질테니..
다행히 대사님 새 장화가 생겨서 다행이다.
낮에 신고 다녀 오시더니
장화가 참 따뜻하다고 하신다.
이런 날씨면 고생이 많으셨다.
운동화가 다 젖으니까...
대사님 눈도 거의 3분의2는 다 나으셔서
보시는데는 무리가 없으시고
붕-떨어져 다치셨던 콧잔등 얼굴 피부도 다 아물고
검던 환부 피부색이 거의 원래대로 돌아왔다.
고물 파지값이 1키로에 40원이었는데 올라서 80원 이다.
어려운 사정을 아는지 사람들이 많이 버린다.
식용유가 없어지려니
백설 콩기름도 두병 올리브유도 세병이 버려져
잘 가져다가 쓴다.

감자 고구마 야콘..아직 싱싱하고 유효기간도 남아있고
개봉도 하지않은 새것들을 사람들은 잘 버린다
또 이사가는 집에서 짐정리하면서 준 만두 국수
남도 김과 돌김을 많이 가지고 오셔서
요즘 반찬도 김치뿐인데 고맙게 잘 먹는다.
도를 공부하는 이는 의식주에 연연하지를 않는다.
비 피할 곳만 있으면 다행이다.
깔끔하고 맘에들게 호화롭게 살다가는
도를 공부하기 어렵다.
너무 짧은 인생이기에...
있으면 먹고 없으면 그만이고
오로지 일념정진만이 있을 뿐이다.

대사님이신줄 모르는 어떤 여자분이
친구들과 함께 화장품을 공동으로 구매해서
택배가 왔을텐데 없어졌다며
저 아저씨가 가져 갔다고 소문내면서
고물상에가서 찾고 뒤지고 난리였다고 한다.
대사님 혼잣말로 중얼중얼...
내가 이 박스 시주 걷으러 다니다가
도둑놈 소리 듣겠소.
화장품인지 뭔지 빨리 보내서 해결하시오.
그러시고 나서
그 다음날 화장품 도착.그 여자분 미안해 하며 
택배도착을 확인 못해서 그런거였노라고
되려 이집저집 빈박스 잔뜩 모아놓고 기다리니
다른 사람들 모두
화장품 찾았대요?
하고는 다 물어보는 것이다.
그런가 보지요.
하시고 마는 것이다.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 하면
원망심만 더 커지나니...


2013.1.22
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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