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타! 미타!
우리 미타 어디있어?
부르는 소리 듣고 까만 미타가 달려온다.
우리집 막내 미타이다.
미타! 공부해야지.
아빠가 되었으니까 아기들한테 가르쳐줄려면
어서 공부해야 되요.
미타! 앉아요.
헌 달력 뒷장에다 크게 까맣게 쓴 글씨 앞에
두발 모으고 미타가 앉는다.
그 옆에 설공도 얼결에 같이 앉는다.
아공은 엎드려서 굵은 두 눈동자만 뎅굴거린다.
이슬이와 보름이는 덮어 준 잠바 속에서 고개만 내밀고
미타 부른 이유가 궁금해서
엄마가 뭘하려나? 하고 이쪽을 가만히 주시하고 있다.
한자 한자 크게 또렷이 읽어주면서 짚어가는 글씨를 따라
미타와 설공의 눈동자들이 동글동글 따라가며 귀가 쫑긋거린다.
이야기를 해 줄 때면 알아 듣고 있다는 듯이 나하고 눈동자를 맞추며
심각하게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2~3분 주시하다가 힘들어 하면 안고 몇번 더 읽어준다.
모두 5회에서10회 정도 읽어준다.
말은 못해도 마음으로 생각하고
안근(眼根)과 이근(耳根 )공덕을 쌓는 것이다.
諸佛世尊
生 無上慈父 想
破於僑慢心
爲一切衆生故 生大慈悲心
我常知衆生 行道 不行道
隨應所可度 爲說種種法
每自作是念 以何令衆生
得入無上道 速成就佛身
모든 부처님 세존을 위없는 자부라는 생각을 내어
교만한 마음을 깨뜨리고
일체중생을 위하는 까닭에
대자비심을 내느니라.
나는 항상 중생이
도를 행하고 행하지 아니함을 알아서
응당 가히 제도될 바를 따라서
가지가지 법을 설하노라.
매양 스스로 이러한 생각을 하되
어떻게 중생으로 하여금
무상도에 들어
속히 불신을 이루게 할까 하노라.
미타 설공 아공 이슬 보름
부처님 말씀이니 잘 새겨서 들어야 한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죽는 날 까지
열심히 공부해야 되니라.
너희들은 대사님의 법화독경 많이 들었으니
반드시 인로환생 할 것이다.
축생의 옷을 벗고 생을 굴려 바꿀때에
큰 환란을 겪지 않으려면 지금 공부를 잘 해 두어야 한다.
너희들이 비록 사는 곳은 이렇게 허름한 곳이나
큰 대법을 공부하고 가는 것이니 전생(轉生)함에
크게 좋은 힘이 될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서 지금 조금씩 공부해 두면
인로환생하여 밝은 지혜로 복되게 살면서
반드시 다시 부처님을 만나고
법화를 만나게 될 것이다.
미타, 설공, 아공!
유비무환이란
바로 이런 것이란다.
2013.1.17
우리 견공들의
관음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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