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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창작/어머니의 이야기

집안 대대로... (2012.07.21.)

by Yujin Choi 2024. 12. 12.
 

집안 대대로 이어져 내려 오는 일


 

 

2012.5.20  군위 조상님 이장한 산소에 염불하러 가던 날...서울에서 새벽 4시에 출발
오전 9시 군위 도착. 아침 시간이라 부산식당에 들렀다.

뒤이어 들어오신 할아버지 옆자리에 앉으시고 말씀을 건네 오신다.
스님은 어디서 오시었소?
서울에서 왔소.
여기는 어떻게 왔소?
고향 산소에 일이 있어서 왔소. 

나도 이 근방은 잘 아는데
고향이라시니 어느 동네시오?


효령면 심원리 노행동이오.

아, 한씨네 많이 사는 동네..잘 알지요.

그 곳에서 태어나 자란 곳이오.

우리도 절에 가는데 일년 농사 지으면
쌀 1가마니씩 짊어지고 가서 부처님께 공양 올립니다

고향에 오신거라 하니 내 편하게 한 가지 물어 봐도 되겠소?

그러시오.
말씀해 보시오. 

우리 집안 내력인데 우리집만 그렇소.
어딜가도 병신소릴 들어야 하고.. 사람 많은 데는 위축이 들어서 가기 싫고
지금껏 생각을 해 봐도 도대체 이유를 알 수가 없는 일이오.
 

저 윗대에서부터 대대로 이 새끼 손가락이 한마디가 잘려 나가고 없소.
도대체 왜 그런 것이오?
병신으로 한평생 사니 참 답답합니다.

그 손가락이 잘려 나갈때 열이 심하게 나고 죽을듯이 아프지 않았소?

참말로 보신듯이 말씀하시네.
이 마디 잘려 나갈때 죽는 줄 알았소.
열이 말도 못하게 나고 영판 죽는 줄로 다 알았지.

거사님은 그 손가락이 잘려 나갔기 때문에 살은 것이오.
손가락이 멀쩡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가 일찍 단명을 하고 다 죽지 않았소? 

...그래요. 맞아요. 손가락 온전한 사람들은 다 일찍 죽어 버렸어.
일찌감치 다 요절해 버렸어.
손가락이 병신이 되야 대를 잇고 이렇게 살아가게 되더라고...
지금껏 그게 무척 마음이 아픈 일이 되었지만
무슨 까닭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으니...

한 마디로 일러 드리자면 그 집안은 단명해야 하는 집안인데...
거사님은 저승 사자가 와서 거사님의 목숨 대신 그 손가락을
잘라서 가고 저승 명부에는 줄을 그은 것이오
그래서 거사님은 그 잘려진 새끼 손가락 덕분에
 지금껏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이오.

이 손가락 잘려 나간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감사하게 생각하시오.

아 ~  그게 그렇게 된 것이었구나.
허,  거참 그럴수도 있는 일이네.
그럼 이제부터는 안좋게 생각해서는 안되겠네요
참 좋~은 일이었구나 !
 

인제서야 마음이 시원해집니다.

지금부터는 마음 편히 가지시고 열심히 일하고 사시오.
집안 단명업을 없애려면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오.
 

제각각 업따라 살아가되
저승 사자가 다시 와서 데려 갈 때는 
그래도 대접은 받으며 갈 수 있어야 되지 않겠소?

잠시 머물렀다 가는 인생이오.
많은 공덕 쌓으시오.


부산식당을 나와서 마트에 들러 과일 물..등을 준비해서
심원리로 향했다.


이렇게 수많은 이들은 모두가 가슴 한켠에
힘들고 슬픈 사연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나보다




2012.7.21
묘법연화사
관음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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