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보면
별난 일들도 많다
강원도
어느 산골에 마을 아낙들이 나물을 하러 들어갔습니다
나물을 뜯는 한 아낙네의 앞으로
고운 치마 저고리를 입은 한 여인이 휙~ 지나 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나물을 뜯던 아낙이 뒤를 밟아 따라 가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한 가시덤불이 있는 속으로 그 여인은 쑥~ 들어 갔습니다
아낙은 다른 아낙들을 불러서 같이 가시덤불 속으로 들어간
그 여인을 찾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가시덤불 속에는 여인은 없고
옹기 단지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이곳으로 들어온 여인을 보았던 아낙이 단지 뚜껑을 열어 보았습니다
그 속에는 여인이 입었던 치마 저고리가 들어 있었습니다
아낙들은 뚜껑을 닫아 놓고 나물을 다 하고 산을 내려 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날 밤
한 아낙의 꿈에 산에서 보았던 그 여인이 나타나 말했습니다
오늘 네가 나를 보았으니
이것도 인연이다
그러니 네가 나를 집으로 데려 와서 잘 신봉토록 해라
꿈에서 깬 아낙이 남편에게 꿈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편은 펄쩍 뛸듯이 말했습니다
택도 없는 소리 가당찮은 소리 말라구요
다음 날 밤 꿈에
또 그 여인은 나타나 아낙에게 말했습니다
나를 데려 가지 않으면
너의 큰 아들을 데려 갈 것이다
꿈 깬 여인은 또 남편에게 꿈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편은 또 안 될 일이라고 거절했습니다
얼마 후
큰 아들이 나무를 해서 내려 오다가 발이 걸려서
넘어지면서 돌부리에 이마를 찧고 죽게 되었습니다
여인은 또 꿈에 나타나
어서 자기를 데려가지 않으면
둘째 아들을 잡아가리라고 하였습니다
아낙은 또 남편에게 여인의 말을 전했으나
남편은 전혀 들어 주지 않았고
둘째 아들은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죽게 되었습니다
또 여인이 꿈에 나타나
자기를 데려 가지 않으면
이번엔 막내를 데려 갈 것이라 했습니다
남편의 극구 반대에 막내아들은 물에 빠져서 죽게 되었습니다
또 꿈에 나타난 여인이 이번엔 아주 씨족을 없애 버릴 거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남편이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면서
자기까지 죽을 걸 생각하니 큰일이다 싶어서
얼른 같이 가서 모셔 오자며 되려 앞장서서 걸음을 재촉하는 것이었습니다
꿈에 나타난 여인이
앞으로 3 년만 기다려 보라 고 했습니다
그후 3 년이 지나자
한사람 두사람 찾아와 점을 봐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모두가 어려워 나물 죽을 끓여 먹고 살아갈 때
그 집은
강원도 산골 마을에서 푸른 청기와 집을 짓고
잘 살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어려서 군위 산골 마을에서
어머니로부터 재미있게 들은 석천대사님은
서울에서 사시면서 어느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해 주었던 바 그 사람이 이 이야기를 듣고 하는 말이
어? 우리 마을 청기와집 이야긴데?
바로 자기네 마을에서 있었던 실제 이야기라는 것이었습니다
대사님의 어머니는
가보시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훤히 다 보시면서
아주 재미있고 신나게 이야기를 해 주신 것이었습니다
마치 지금의 대사님처럼.
어머니는 생전에 큰 아들에게
온갖 신기하고 재미난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 주셨습니다
일찍 부모님을 여의시고 18 세에 시집 오셔서
층층 시하 시집살이 맏며느리로서 힘들게 사셨는데
그 많은 이야기들을 어떻게 다 해 주실수 있으셨는지
신기하고 너무 감동적입니다
부처님 탄생 이야기로부터 온갖 부처님 이야기들
대사님들 도 닦는 이야기와 그 과정들
선정 삼매 해탈 이야기들
절집 스님들의 재미나고 해학적인 이야기들
신선도 닦는 신선 이야기들
무당들의 도 닦는 이야기들
점사들의 희한한 이야기들
세상의 온갖 동화와 역사이야기들
세상의 재미나고 우스운 삶의 얘기들을
구수하게 엮어 나가시는 담소력은 주위까지
영락없이 배꼽잡는 웃음바다로 만들고 마시는 것이었습니다
남자셨다면 거침없는 대장부셨을테고
출가 승려였다면 큰 대승법사 셨을테지요
강원도 아낙 이야기는
우리가 모두 세상을 살다보면 겪을 수 있는 일들인 이야기인 것입니다
누구에게만이 정해져서 생겨나는 일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는 동안에
누구에게나
시도 때도 없이 혼란을 가져다 주는 외부로 부터의 온갖 유혹들
탐 진 치의 무방비의 생활들이 잔뜩 노출이 되어있고
노력없는 일확 천금의 욕심이
절에가든 교회에 가든 성당엘가든
만원을 시주하면 천만원을 원하고
천만원을 시주하면 수천억이 단기간에 벌어지기를
잔뜩 희망하는 잘못된 어리섞음의 욕심만 키우는 이들도
엄청 많아서그와같은 이들의 틈바구니를 얼른 비집고 들어와 주인인 양
권속들을 끌어 모아 주인행세를 하고 살아도 아둔한 우리네는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오랜세월을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이렇게 잘 말 하지요
어 이건 내정신이 아니야
잠시 깜빡 했었네
야 너 귀신한테 홀렸냐?
정신차려
니 뱃속에는 무슨 걸귀신이 들어 있냐?
왜 그렇게 많이 먹어?
그게 그렇게 맛있냐?
나는 하나도 맛 없는데...
넌 하루에도 열두번씩 맘이 오락 가락 하니?
왜 그렇게 변덕스럽니?
조석변이면 다행이게?
시시각각 찰라변이다
우리의 마음이라는게
내맘이라는게 하나가 아닌거지요
일심이 되려면
무심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매일 하는 염불속에
도량청정 무하예
삼보천룡 강차지
라고하면서
언제
도량청정이 될꺼나요?
이론으로
아는것으로
그렇거니 하는 것으로는
도저히 이룰수 없는 경지인데요
......
2012.7.16
묘법연화사
관음
熙
합장
모두가
일심도량
청정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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