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머니의 창작/어머니의 이야기

귀신도 도망 간 이야기 (2012.07.14.)

by Yujin Choi 2024. 12. 11.

 전설의 고향 같은 이야기

 

오늘 밤 처럼 비도 오고요
시원한 여름밤에 들으면 더 시원 할 수도 있는 리얼 100%
실제 있었던 귀신도 놀라서 도망간 이야기입니다


경북 군위 우리 시댁 시할아버지께서는
살아 생전에 연세가 높으셔도 검은 흑발이셨는데요
머리가 허연 연세 낮으신 노인분들이 오셔서 큰절을 하시면서
인사 올리시면 모르는 이들은 왜 저러나 하셨대요
할아버지께서는 평소에 감주를 잘 잡수셨는데요
인동초를 금은화라고도하지요
이 줄기를 걷어다가 푹 삶은 물에
엿질금을 삭혀서 감주를 만들어서 잡수셨답니다

시할아버지께서는 많은 이들에게 선행을 베풀고 사셨는데요
이상하게도 자식을 낳기만 하면
죽고 또 죽고..또 죽고..
그래서
또 아기가 태어나 죽었는데..

비통한 심정을 억누르고
입을 꾹 다물으신 채
무슨 생각을 한참 하시던 시할아버지께서는
새끼줄을 굵게 줄줄 꼬아서는
죽은 아기를 얽어 매고 줄을 길게 만들어서
땅 바닥에 놓고 질질 끌면서 집 밖으로 나가시는 거였습니다
피투성이에 만신창이가 되어 매달려 끌려가는
제 자식의 참혹함을
죽었다고는 하나
비정하게 계속 끌고 가는 그 모습을
뒤에 지켜 서서 바라보던 이들이 있었으니...
...귀신들이었습니다

무슨 원한으로 아이들을 계속 죽게 만들었는지...

아비가 죽은 제 자식을
줄에 묶어 질질 끌고 가는 그 모양 폼새를 본 귀신들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고 귀신들도 놀라서
기절초풍 할 것 같아서 기겁을 하고

아이고 세상에 저렇게 지독할 수가..
우리보다 더 지독한 놈일세.

하고는 멀리로 도망 가 버리더랍니다

그리고 나서
태어난 아기들
아들 둘에 딸 하나
건강하게 잘 자랐답니다

저의 시어머님 말씀이
자식 키우는 사람은
반 무당이 되고
반 점쟁이가 되야 하니라
고 하셨답니다

보이지 않는 내 외의 침해 원한들로부터
자식을 지켜내려면요.

시원한 여름밤
잘 지내시고

동상이몽 일지라도
아름답고 행복하시기를요


2012.7.14
묘법연화사
관음

합장





행복샘에 오시는
모든 님 

아름다운 여름밤 고운꿈 꾸세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