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꽃다발 한아름
훤히 봉행한 이름다운 이에게
드리고 싶습니다.
생전에 시어머님께서 들려주신 이야기를
대사님으로부터 듣고 옮겨 적어 봅니다.
훤히...봉행
많은 사람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한 고을에 젊은 부부는
늙으신 노모를 모시고 살았습니다
연로하신 어머니는 앞을 볼 수 없는 장님이셨습니다
아들은
앞 못 보는 어머니를 아내에게
잘 모실것을 부탁하고 군에 입대하였습니다
아들이 떠나고
앞을 볼 수 없는 시어머니는
방안에 앉아서
날마다
자꾸 고기반찬을 맛나게 해 줄 것을
며느리에게 원하는 것이었습니다
집안 살림이 어려운 형편인지라 며느리는
비싸고 좋은 맛난 음식을 시어머님께 해 드릴 수는 없고
하여 생각끝에 매일 푹 고은 고기국을
해드리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며느리는
매 끼니 때 마다
집 밖으로 나가서
국거리를 장만해옵니다
어떤때는 뱀을
어떤때는 지렁이를
어떤때는 쥐를
어떤때는 개구리를
힘 닿는 데 까지 열심히 부지런히 잡아다가
가마솥에 넣고 푹 고아서
시어머님 밥상 위에 올려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앞을 볼 수 없는 시어머니는
구수한 국물을 맛나게 잡수시면서
먹을 때 마다 건데기 하나씩을 건져서
며느리 몰래 장판지 아래
살짝 숨겨 두었습니다
그렇게...세월이 지나고...
군에 갔던 아들이 제대를 하고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몇년만에 어머니를 뵈니
그 모습이
보기좋게 살이 올라 훤하고 건강하셔서
너무 기쁘고 좋아서 어머니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어머니 저 사람이 어떻게 어머니를 잘 모셨기에
어머니 모습이 이리도 보기가 좋으신 겁니까?
얘야 말도 마라
네가 군에 가고 나서
날마다 구수하니 고기국을 끓여 주는데
얼마나 맛있었는지 내가 너 오면 보여 주려고
그때마다 건데기 하나씩을 건져서
여기에다 잘 모아 두었단다
하시면서 장판지를 들추고 아들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그것을 본 아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모두 바짝 말라 오그라 붙은
뱀 쥐 개구리 지렁이...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습니다
너무 징그럽고...어이가 없었습니다 하여
어머니 이건 고기가 아니고
전부 징그럽고 더러운 뱀 쥐 개구리 지렁이들인데요?
아들이 한 그 말을 들은 장님 어머니는
너무 놀라고 기가 막혀서
두눈을 꿈뻑 꿈뻑...꿈뻑 꿈뻑...하면서
어디 보자
내가 봐야지
확실하게 내가 봐야 겠구나
어디 살펴보자
하면서 깜깜하게 감고 있던 두 눈을
그 순간
확
뜨는 것이었습니다
온정으로 지혜로움으로
시어머니의 어두웠던 두 눈을
훤하게 뜨게 만들은 어느 착한 며느리의
효를 받들어 행한
우리네 어려웠던 시절의
아름다운 한 이야기였습니다
훤희 봉행한
환희봉행하고픈
아름다운 마음의 주인공이
인간의 도와 의리를
잘 보여준 예라 생각합니다
2012.7.7
묘법연화사
관음
熙
합장
아름다운 효행으로
세상이 맑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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