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란 참으로 묘한가 봅니다.
생전에 저의 시어머님께서 하시던 말씀이
남의 복은 끌로도 못 파오고 팔자 삶는 가마 없단다...라고요.
그분께서 제일 큰 장자에게 들려 주시던 이야기중에
저의 어렸을적 다섯살때(남동생 학태가 아기로 누워 있었을 때)의 일을 훤히 보시고 큰아드님께
제가 큰집에서 놀다가 집으로 와서 방문을 열고 엄마 아빠를 보고 한 말
아빠 엄마가 나에게 대답한 말
그 말 듣고 마당앞 길에서 혼자서 놀고 있을때
큰집에서 일하시던 만희엄마가 지나 가시며 저에게 물으셨던 말씀
엄마 아빠한테서 들은대로 대답했는데
엄마가 얼른 쫒아 나와서 내입을 막으며
숙희야.다시는 그런말 하면 안된다.
나는 고개만 두어번 끄덕였던 그때의 일들을 시어머님은
저의 말 한마디 아장아장 모습하나 틀리지 않게 말씀해 주셨던 겁니다.
머언 미래 큰아들과의 인연자에 대해 미리 그 증표를 언급을 해 놓으셨던 거였습니다.
호랑이 굴에서 호랑이 나오고 사자 무리에서 사자왕이 나온다지요.
시어머님이신 그분은 전생에 대법사님 이셨다고 합니다.
시아버님께서도 대단한 안목을 갖추신 분이셨구요.
시할아버님께서도 수많은 사람들을 병고에서 구제하시고 또 다른 많은 어려움들을 해결해 주신 좋은 분이셨습니다.
그 윗대 할아버지께서는 호랑이를 타고 다니시다가 호랑이가 밭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잡아 먹으려 하기에
호랑이 눈섭을 하나 뽑아 할아버지 눈에 대고 보았더니 사람들이 모두 개로 보였더라는 것입니다.
사람의 탈은 썼으되 전생의 습기가 아직 많이 남아 있어서 사람 모습이로되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지요.
27세 쯤이었나 봅니다.
운문사에서 공부하던 학인시절 이었습니다.
대구 외갓댁에 들러 외할머니를 뵈었는데 그때 외할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숙희야! 지금 빨리 동화사 갓바위 쪽으로 가거라.
그곳에 가면 너의 베필을 만날수가 있단다.
천생 베필이란다. 스님이란다. 남자 중이란다.
군위쪽 사람이란다. 빨리 가지 않으면 늦는단다.
그때는 자존심이 강했습니다.
할머니 ! 저는 출가한 승려라 공부만 할거예요.
결혼은 생각 안해요. 그러니 그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
할머니 말씀을 너무 거역할 수가 없어서 예 대답하고 동화사 까지만 가서
지객스님께 객실에서 하룻밤 묵을 것을 청한 후 바람 술술 들어오는 차가운 객실에서
밤새껏 윙윙 거리는 거센 솔바람 소리 들으며 달달 떨다가
새벽예불 끝나고 아침공양 하고서 밝아오는 날 맞아 곧장 서울 본사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몇년후 외할머니는 돌아가셨고 그 때 하시던 그 말씀을 저는 까마득히 잊고 있었습니다.
세월은 흘렀습니다.
광풍 노도 회오리 바람에 인생의 아픔도 컸습니다.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었고 몸은 깊이 병들고 나자신 스스로 정신병원을 찾아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부처님께 새벽 예불때마다 발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내 수행도중 인욕을 행하리라.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화를 내지 않으리.
발원의 힘으로 인고의 세월 속에 49세가 되어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만나고 헤어짐이 인연에 의해서 업연에 의해서 임을.
대사님과의 오가던 얘기중에 서로 알게된 것이 시어머님으로부터
내 다섯살때 일을 들었음이 현실을 그대로 훤히 보시고 말씀해 주셨다는것 .
외할머니 말씀대로 그때 대사님은 갓바위 부처님께 기도하러 자주 오가셨다고.
그리고 대사님 고향이 군위군 효령면 심원리 노행동 이시니
천생베필 지아비 부부연이 이렇게 늦고 늦어져서 불암산을 인연터로 하여
부처님 가피력에 의해 대사님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과거생에도 지아비요 현생에도 지아비니 숙세에 깊은 연을 따라 다시 만나게 됨은
오직 일념 법화정진 성불도 향한 구도심일 뿐입니다.
꿈속에서 만나 가르침 받던 사부도 석천대사요
현실에서 다시 만나 가르침 받는 사부도 석천대사니
태어나고 또 태어나도 사부일러라.
3배 올리고 청하는 법문 법화설법. 불암산 오르는 뭇 중생들 눈뜨게 하소서.
불암산 묘법연화사 부처님 자비 법화 대도량.
고행승려 대승보살 마하살 석천대사 계심이니
고란 고초 모든 이들이여! 자비 도량에 이르러 편히 쉬소서.
이제는 초연히 바라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초연히 내다 볼수도 있습니다.
아픔이 컸던 만큼 감내 해야할 고통들이 많았던 만큼
세상의 아픈 통증들을 부여안고 헤매는 그들의 몫을
조금은 이해하고 함께 도와주려 합니다.
묘법 연화사에서 대사님을 도와
많은 생명들을 애민히 여기고자 합니다.
2011.11.24 오전6시 오재연 언니께.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불암산 묘법연화사,
관음 김숙희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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