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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창작/어머니의 편지

고향 친척 친지 어르신들께 인사 올립니다. (2011.11.07.)

by EugeneChoi 2024. 12. 1.


   고향 친척 친지 어르신들께!
   인사 올립니다.

   저는 경북 영일군 죽장면 상사리 766번지에서 유소시를
   봄이면 진달래 핀 앞뒷산과 갯버들강아지 몽글몽글 터져 나오는 맑은 물 냇가에서
   하얀 조약돌 주우면서 어린 시절의 소박한 꿈 꾸며 살아온
   상산김씨 상산군파 31세손 상 자  진 자의 아버님을 모셔온 장녀
   맑을 숙 자  빛날 희 자를 쓰는  김 숙희 입니다.
   금이 티 없이 맑고 깨끗하면 스스로 빛나고
   물속에서는 더욱더 빛을 발하니
   하여 예명이 금빛광명 인 것입니다.

   대개 여아들의 이름자에는 계집희 자를 많이 잘 쓰지만
   저는 아버지께서 32세손들의 항렬 돌림자인 빛날 희 자를 그대로 쓰도록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대통령 박 정희 할 때 희자와 같은 빛날 희 자다 라고 말씀해 주셔서
   금방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박 정희 대통령께서 재직 시절에 대구에 오시면 꼭 청송에 들르셔서 문안인사 여쭈시던
   호가 주호 이신 대한학자시며 대문장가셨던 저의 외조부님은
   경북 일대 문인들과 친분교류가 두터우셔서 자주 설왕설래 하셨던 편지글 등...
   많은 문집을 남겨 놓으셨고 
   청송 주왕산 주왕암에서 유유자적 청풍고매 오직 학문에 일념 정진하실 때 
   마음과 심성에 대하여 논하신 경지는 가히 일반 범부로서는 가늠키 어려웠던 그분이
   청송에서 상산김가로 시집오신 아산장씨 귀래공파 28세 분 자  선 자이신
   저희 5남매의 자애로우셨던 그리운 어머니의 친정아버님이신
   아산장씨 귀래공파 27세 호는 주호 시고  장  병자  철자 의
   대한학자시고 대문장가셨던 저희들의 외조부님이십니다.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 고향 어르신들께선 제가 누군지
   잊혀진 저를 잘 기억 못 하실 겁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그리운 고향의 어린 시절 꿈과 추억이 고스란히
   곱게곱게 잘 갈무려져 있는 곳이며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의 인생 삶의 터전이셨고
   할아버지 아버지께서 형제분들과 함께 혈육의 따뜻한 정으로
   긴 세월 즐거움과 기쁨  행복과 아픔의 고락을 서로 나누어 오신 곳이기에
   고향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더없이 소중한 친지 어르신들의 모습이 
   고향의 그리움으로 남아있습니다.   
  
   무심한 세월은 흘러 어느덧 수 십년.
   이제는 모두가 서로 잘 모르겠지요?
   아산아지매 아재 원천할배 할매 원천아지매 아재 신동..나산..  하회.. 매현..
   평판당산아지매네. 풍천할배 덕도..명도..남상용아재..대구 원대아지매 텃수언니네..
   고향 어르신들의 모습이 떠오르고 지나가고 사라집니다.

   갈래머리 땋아 붉은 댕기로 묶고 색동저고리에 빨간 치마 입고
   울 아빠 성화에 언니들이 내 얼굴에 연지 분 발라서 입술까지 빨갛게 칠해서
   곱게 화장해 놓으면 아빠는 안덕 하회할배네 잔치에 오신 할머님들 모두 다
   큰방으로 모셔놓고 고사리 같은 두 손 모아 이마에 대고 돌아가면서 
   한분도 빠짐없이 큰 절 올리게 하셨던 우리 아버지.

   아이고~우리 숙희 잘한다. 한번 더 해 봐라. 하시던 할머님들.
   아빠 무릎에 앉혀서 이쁨 받던 어린 시절. 할머님들 옆에서 함께 찍은
   오랜 세월 빛바랜 사진 한 장 만이 옛 추억으로 남아 있을 뿐입니다.
   이제는 대소가 친척 모두 잘 모르겠지요?
   긴 세월 서로 잦은 왕래도 없었고 후세대들과의 친분도 서로 쌓지 않았으니
   서로 모르게 됨은 당연지사겠지요.

   그러나 다행히 좋은 시절 편리한 문화 공간을 만나
   오사리까페 열어 놓았으니 저도 이 자리를 빌어서 집안 어르신들께
   늦게나마 인사 올리게 되었습니다.
   오사리 까페에 모셔져 오가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저씨 아주머니 언니 오라버니!
   항상 건강하시고 가내 두루두루 평안하시기를 깊은 혈연의 정으로 기원합니다.
   하시는 일마다 다 잘 성취되시어 복과 덕 쌓으시고 후손들에게 끊임없는 영광
   길이길이 전해 빛나도록 어르신들의 음덕으로 베풀어 주시옵소서.
   후세자손들 곳곳마다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고 자유롭게 마음껏 원하는 바
   꿈 펼칠 수 있어 상산 김씨 후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보우해 주세요.   

   그 무엇에도 거칠것 없이 나아가는 꺾이지 않는 용기와 희망을
   고향 어르신들의 깊은 애정으로 북돋아 이끌어 주세요.
   사랑스런 후손들은 어디서든 친지 어르신들의 자애로우신 모습
   고향과 함께 푸근하게 생각날 것입니다.   
  
   많이 부족하고 두서없이 미비한 글로써 친척 어르신들께 인사 올렸습니다.
   날마다 날마다 늘 좋은 날 되시옵소서.   
  
   2011 신묘년 음력 10월 12일 입동일. 새벽 1시.
   상산김씨 상산군파 31세, 김 상진 의 장녀.

   금빛광명  김 숙희.
   고향 어르신들께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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