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집 차균에게
김차균!
얼마 만에 불러 보는 이름인가!
김차균!
부르고 나면 풀잎에 이슬 마냥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아서
차마 부르지도 못하고 가슴 떨리는 그리움으로 간직한채 여태 기다려 왔단다.
올해도 입동 지나 벌써 나흘째!
세월은 너무나도 쉽게 지나가는구나.
노란 은행잎도 밤새 내린 겨울비에 많이 떨어졌다.
그동안 너무 많이 보고 싶었다.
엄청 많이 보고 싶었어.
초등 6학년때 헤어져 흰머리 염색하는 53 세가 되어서야
불러 보는 이름이구나.
고향 친구라곤 오직 하나.
차균이뿐인데.
어쩌다 가끔씩 생각해 보고 그리움 속에 고이 접어 두었을뿐......
언젠가 상주에 갔다가 어느 유치원에 들러 알아 보았는데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해서 그냥 왔었지.
차균아 !
보고싶다.
넌 어떻게 변했을까?
큰집 가족사진 봐도 누가 너인지 알수가 없어.
차균이 해균이 정숙이 까지만 생각나.
어려서 같이 공부하던 다른 친구들 소식은 듣고 있는지?
모두들 다 잘 살고 있겠지.
상사국민학교뒤 작은 도랑물 가에서 도시락 펼치고
너네꼬장 우리된장 서로 맛보며
도란도란 얘기들 하면서 맛있게 먹던 어린시절이
이젠 서로 만나기도 힘든 그리운 추억일 뿐이구나.
차균아!
이글 읽으면 나한테 소식줄래?
기다려도 될까?
기다릴께.
전화번호랑 폰번호랑 메일주소 올려놨어.
네 메일 주소 알면 예쁜 편지지로 편지 할 수도 있을텐데...
그럼 서로 연락 닿을때 까지 안녕. 잘있어.
2011.11.11 입동 초 겨울비 내린날 오전 9시
거동 할매네 옛친구 김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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