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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창작/어머니의 편지

그 때 담임 하희조 선생님! (2012.01.08.)

by EugeneChoi 2024. 12. 3.



지금은 고인이신
하희조 선생님께.


의성초등학교 6학년
그 때.
우리 담임 선생님.
하희조 선생님.

키는 커다랗시고
이마는 넓으시고
눈도 부리부리 무서우시고
한 번 쳐다 뵐려면
어찌나 무서우셨던지요.

숙제를 다 못해서
그냥 갈까 하다가
몽둥이로 엎드려 뻗쳐 해 놓으시곤
엉덩이를 막 사정없이
여학생 남학생 가릴것 없이
확! 불이나게 줘 패시는것 생각하면
아이고~~~ 끔찍해서!!!
학교앞 문방구집
절친 신현주네서 꼬부리고 엎드려서
모르는건 현주꺼 보고 베끼고
숙제 막 다해서
지각하면 또 혼날까봐
현주랑 둘이서 막 들고 뛰었지요.

아슬하게 지각은 안했는데요
글쎄 교실 들어와 보니
그날 아침에
숙제 안해 온 친구들  여러명이 벌써
교단 앞에 쭈루룩 나가서
무서운 선생님 뒤에서
흘끔 흘끔 눈치 보며
얼음 땡! 하고 서 있더라고요.
아이고~무서브라! ~~도대체가~
숙제 꼬부리고 엎드리고 안해 왔으면
우짤뻔 했노~무슨 망신.~우~
무섭은 선생님하고 눈도 못 맞추고
얼른 자리에 앉고 말았지요.

가을 운동회 때
우리반만 자전거 타고 묘기 보이기 했는데
한명도 틀리지 않게 다 잘 했지요.
선생님의 철저하시고 빈틈 없으신
제자들에 대한 관심과 지도 덕분이었습니다.
모두 바짝 긴장해서 엄하신 선생님의
울타리 안에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정말로 무서우셨던
우리 담임 선생님이셨습니다.

선생님!
그 시절이 가장 많이 생각납니다.

매로써 다스려 주신
스승님의 크신 사랑.

제 자식 생각하듯
해주셨다는 것을요.

지금은 다 느낍니다.
제가 부모 되고
아들셋 어미 되어 살다 보니
그 시절 선생님의
확실하고 엄하셨던 교육법이
얼마나 크신 사랑이셨는지
가슴 찡 하게 느껴져옵니다.
그리 엄하게 하셨기에
오랜 세월 지났어도
그 때가 지금인양
아름다운 추억으로 떠오릅니다.

선생님!
고마우셨던 우리 담임 선생님.

부디 좋은 천상락 받으시고
원하시는 곳에 왕생하시어
거듭 거듭 좋은 인연
사제의 두터운 정으로
이어 가게 해 주시옵소서.

2012.1.8  흑룡의 해
의초62회 하희조 선생님 제자
관음 김숙희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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