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한 조각15 군위군 답사 2025.04.13. 어머니의 고향 '의성'을 다녀왔다.새벽 2시 40분에 일어났지만 다시 잠들어 3시 40분에 일어났다.일어나자마자 동생과 스님을 깨우고 미리 대여한 렌트카 K5로 향했다.스님은 참외, 바나나, 천혜향을 가득 챙겼다.스님은 어머니와 18년 가까이 지냈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떠나고부터 쭉 스님과 함께 산 것이다.그전부터 알고 지낸 시간을 더하면 20년이 훌쩍 넘을 것이다. #의성"저쪽이 너희 어머니가 다녔던 초등학교여."스님은 의성 곳곳을 설명해 주었다.어머니가 다니셨던 초등학교, 다니던 길, 장날에 열리는 시장까지.군위군을 간 이유는 하나였다. 어머니의 묘."너무 좋다. 죽어서 여기로 오고 싶다."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종종 이렇게 말했다고, 스님은 말했다.그래서 석천스님의 조상님들인 '한 씨' 집안의 묘로 .. 2025. 4. 13. 풀꽃 길가에 핀 꽃처럼언제 쓰러질 지도 모르는 채 아름다운 중이다 2025. 4. 11. 벚꽃 사람들은 찰나의 벚꽃만 찾아가네 아, 벚꽃은 피고 내림이 짧던가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찾던가 길가에 핀 후리지아 제비꽃 쑥부쟁이늘 곁에 있어 무심코 지나가버린 아름다움내려다보아야 보이는 소박한 아름다움주어진 것들을 사랑할 자신이 없다면놓아진 그대로, 남겨진 그대로잃고서도 후회하지 않으면 되거늘집착마저 깊어져 삶은 고통으로 가득하네 사람들은 곁에 주어진 것들을 사랑하지 못하네 따뜻함을 생색내지 않는 태양빛을밤길 은은하게 밝혀주는 달빛을사람들은 사랑하지 못하네 2025. 4. 11. 옛집 길모퉁이를 지나 외딴 산동네를 홀로 찾아가선 천천히 거닐어 봅니다 걷고 걷고 또 걸어 어느새 향기가 익숙한 절집에 멈춰 섰습니다 이곳에는 여전히 나리꽃이 붉고, 아카시아 향이 짙고, 귀뚜리가 짝을 찾고, 소쩍새가 울고, 흩어지는 향연기가 있고 당신의 목소리가 있고 차가운 겨울이 있습니다 나는 법당 앞에 서서어머니, 어머니당신의 이름을 불러봅니다어머니,나는 당신이 한때 앉아있던 터에 서서바람이 지워낼 발자국만 남겨봅니다눈 감으면 들리는 당신 목소리에살며시 내 목소리 포개어 봅니다이곳에는 더이상 나리꽃은 없습니다 벗 없는 아카시아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습니다 짝을 찾는 귀뚜리도, 밤을 우는 소쩍새도,하늘 어딘가로 향하는 향연기도,포근한 당신의 목소리도 없습니다 외로운 산동네 집집마다 짧은 겨울해가 남기고 간 .. 2025. 3. 29. 아픈 마음 아픈 마음살살 달래어보자고름 얹히지 않도록더 아프지 않도록멍든 마음살살 어루만지자오래 남지 않도록더 옅어지도록찢긴 마음잘 이어붙이자상처 생기지 않도록흉지지 않도록뚫린 마음잘 가리어보자바람 들지 않도록들키지 않도록2025.03.21.鎭 2025. 3. 21. 삶은 그런 것입니다 삶은 그런 것입니다 해가 질 무렵 어스름에 밀려한 순간 강렬히 불타오르다바스라지는 노을 같은삶은 그런 것입니다푸르른 거목의 새와 곤충 사랑하는 마음겨울바람이 남김없이 날려보내어앙상한 가지만 외로이 남는삶은 그런 것입니다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머무르다결국 모두에게서 희미해져버리는한 순간의 짧은 동화 같은삶은 그런 것입니다내가 세상의 중심인 줄 알았건만드넓고 황량한 우주의 별빛 속에서홀로 처량히 떠다니다 빛바래지는삶은 그런 것입니다모든 것들이 영원할 줄 알았건만어느새 하나 둘 사라지고 혼자 남아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삶은 그런 것입니다삶은 그런 외로운 것입니다2025.03.21.鎭 2025. 3. 21. 계절 언제가 따뜻한 봄이고언제가 차가운 겨울인가어머니 계실 때 내리던 가랑비가어머니 안 계시니 눈이 되어 내리네어머니 계실 때 빛나던 봄꽃씨들어머니 안 계시니 흰눈 속에 잠자네어머니 계실 때 들리던 사랑노래어머니 안 계시니 외로움만 들리네어머니 계실 때 가득하던 행복샘어머니 안 계시니 공허만 남아있네아- 뒤늦게 깨달았네그때가 봄이었음을2025.03.21.五色英明, 鎭 2025. 3. 21. 어머니께 어머니 사랑해요. 어머니 보고 싶어요. 그보다요. 궁금한 게 하나 있어요. 줄곧 강아지 없는 곳에서 살고 싶다 하셨잖아요. 강아지 없이 삼 형제와 넷이서 사는 날이 언제 올까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잖아요. 근데요 그렇게 들으면서도 참 이상하다 싶었어요. 허리가 아프다 다리가 찌른다 하셔도 언제나 강아지들 깨끗이 목욕시켜 주고시끄럽다 더럽다 지저분하다 하셔도 아롱이 다롱이 안아주시고 예뻐해 주셨잖아요.사실은 강아지들 많이 사랑하셨지요? 뭉치 칠순이 칠복이 칠칠이 설공이 아공이 사오정 일순이 대보름 준이 사미타 이월이 로또 아롱이 다롱이 짱아 대통이 방통이 꼴통이 몽실이 복실이 정실이 짧은 27년을 살아온 제가 보아도 예쁜 그 아이들을 어머니가 보셨을 때는 얼마나 사랑스러웠겠어요. 아직도 그때가 많이 기.. 2025. 2. 14. 삶 삶이란마음 속 쌓인 눈이봄이 오기 전모두의 마음 속에서녹아 녹아사라져버리는 것그래서 아무도 기억할 수 없는 것2025.02.10. 2025. 2. 11.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