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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한 조각8

어머니께 어머니 사랑해요. 어머니 보고 싶어요. 그보다요. 궁금한 게 하나 있어요. 줄곧 강아지 없는 곳에서 살고 싶다 하셨잖아요. 강아지 없이 삼 형제와 넷이서 사는 날이 언제 올까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잖아요. 근데요 그렇게 들으면서도 참 이상하다 싶었어요. 허리가 아프다 다리가 찌른다 하셔도 언제나 강아지들 깨끗이 목욕시켜 주고시끄럽다 더럽다 지저분하다 하셔도 아롱이 다롱이 안아주시고 예뻐해 주셨잖아요.사실은 강아지들 많이 사랑하셨지요? 뭉치 칠순이 칠복이 칠칠이 설공이 아공이 사오정 일순이 대보름 준이 사미타 이월이  로또 아롱이 다롱이 짱아  대통이 방통이 꼴통이 몽실이 복실이 정실이  짧은 27년을 살아온 제가 보아도 예쁜 그 아이들을 어머니가 보셨을 때는 얼마나 사랑스러웠겠어요. 아직도 그때가 많이 기.. 2025. 2. 14.
삶이란마음 속 쌓인 눈이봄이 오기 전모두의 마음 속에서녹아 녹아사라져버리는 것그래서 아무도 기억할 수 없는 것2025.02.10. 2025. 2. 11.
그리움 당신 남긴 글수백 번 음독해도바다 같은 당신 마음 헤아리지 못하리사랑한단 말아무리 들어도부모되기 직전까지그 마음 모르리육신으로 떠나보내고 마음으로 떠나보내고남은 것 더 이상 없는 줄 알았더니당신 향한 그리움으로 내 마음 가득하네2024.12.03.오색영명 2025. 2. 3.
위로 아무 말 없이 그냥꼬옥안아주세요2025.01.29. 2025. 1. 29.
노란 국화 카메라를 들었다.플라스틱 물병에 꽂힌 노란 국화를 렌즈에 담는다.예쁘다. 너 예쁘다.말하고는 한참을 바라본다.시들기 전에이 말을 해줬어야 했을까.노란 잎이 마르기 전에한 번이라도 더 손길을 건넸어야 했을까.2025.01.23. 2025. 1. 24.
은행잎 은행잎 당신의 삶은 어떤 색이었습니까이는 바람에 끌려내려가가까운 사람들에 밟히고 찢겨깊은 상처 가득한초록빛 잎이었습니까부드러운 함박눈에 바스라질 때까지당신 손 꼭 잡아주던 이 있던밝은 햇살 가득한황금빛 잎이었습니까 2024.12.11.오색영명 2024. 12. 11.
나 홀로 살아가고 싶어라 함박눈 달빛에 적셔진짙고 어두운 산속울려 퍼지는 찌르레기 울음소리제 엄마 찾는 풀벌레 소리들리는 곳에 닿거든친구들 선생님 이웃들마음에서 살며시 꺼내두고그 마음 안에서 나 홀로 아픔을 꼭 껴안으며살아가고 싶어라갑진년 소설절 끝에서.오색영명. 2024. 12. 4.
어머니 어머니 지금은 어디쯤 계시나요. 기저귀 없어 천포대기로 삼형제를 감싸주셨던 어머니. 찬 겨울 냉수로 옷가지들을 손빨래하시고 남긴 밥에 불같이 화를 내는 아버지 탓에 삼형제가 배불러 남긴 음식들을 전부 드셨던 우리 어머니. 찬란하게 빛나는 나팔꽃씨를 따모으던 어린 삼형제는 언젠가 엄마와 한집에서 같이 살 날만을 기다렸습니다. 헌데 어찌 삼형제 품으로 돌아오셨을 때에몸이 그리 무거워 사진만 오셨는지요. 지금쯤 아픈 다리 털어내고 파란 하늘을 훨훨 날고 계시는지요. 어머니 지금은 어디쯤 계시나요. 새벽의 우박이 창문을 세차게 두드리던 날 방 안에는 묘법연화사 향내가 고이고이 퍼집니다. 진광대왕이 심판한다는 초재일의 밤에 날선 칼로 가득한 산을 혹시라도 오르고 계실까 걱정입니다. 제삿밥을 먹고 또 먹고 울면서 .. 2024.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