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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2024-10-29 (화)

by EugeneChoi 2024. 10. 30.

#따뜻함

왜 이렇게 눈물이 흐를까.
사무치도록 보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어머니가 내게 태양같이 따뜻한 존재였기 때문일 테지.
언제나 마주하는 태양이기에 감사함마저도 익숙해져 버린 그런 존재.

차라리 본 적이 없었다면 좋았을 텐데.
내가 이미 그 따스함을 느껴버려서, 그 눈부신 해를 보고 찡그린 적이 있어서.

지금까지 나를 비추는 태양이 사라지는 것.
빛이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 다시는 그 따스한 태양을 볼 수 없게 되는 것.

그래서 슬픈 것일 테지.

 

#엄마

손가락이 끝에서부터 점점 검게 타들어간다.
마치 강렬하게 불타다 중간에 꺼져버린 연탄의 형상이다.

 

 

#어리석음

어느 날 갑자기 하늘을 올려다봤는데 너무 예쁘다거나,
날씨가 너무 좋아서, 혹은 그냥 막연히 기분이 좋아져서.

미련한 나는 오늘도 살아간다.
너무나 어리석었던 나를 곱씹으며,
한때나마 행복했던 추억을 되새기며,
가슴에 새겨진 상처를 긁으며 살아간다.

이런 나에게도 언젠가
모든 것이 평온하다고 느껴질 만큼 회복되는 순간
다시금 행복해지길 바라며

다가오지 않을 미래의 그날을 기다리며 사는 것.

그것이 내가 아직 이 세상에 남아 있는 이유 아닐까.

 

#엄마

사랑해

너무 사랑해.

엄마가 안아주었던 그 순간들이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던 그 목소리가
나에게는 너무나도 따뜻하게 다가와서
겨우내 쌓인 눈들이 한순간 녹아 없어져버릴 만큼 따뜻한 봄이 찾아온 줄 알았어.

하지만 지금은 가을이네.
나도 모르는 새 내 마음은 다시 하얀 눈의 계절이야.
언제쯤 다시 따뜻한 봄이 찾아올까, 엄마.

나비가 훨훨 날아다니는 푸른 생명의 계절이 찾아오기는 할까.

봄에,
정욱이 생일인 2월, 봄에 만나자.
끝이 보이지 않는 드넓은 잔디밭으로 가서
이십 년 전 그랬던 것처럼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같이 책을 읽으며 김밥을 먹자.

삼 형제랑 엄마랑 넷이서
아, 엄마가 가장 사랑했던 아롱이도 같이
도란도란 웃으며 이야기하자.

지금은 내 손이 내 눈가로 많이 가지만,
그땐 엄마 얼굴을 어루만져줄게.
그리고 사랑한다고 꼭 말하고 싶어.

보고 싶어, 사랑해.

엄마와 아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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