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보드
양양으로 가서 팔았다.
크랙이랑 깨진 부분이 있어서 수리비를 빼고 받았다.
오랜만에 바다를 보았다.
#가족
10월 7일에 어머니를 뵈러 을지병원으로 갔다.
그날은 원래 가족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었다.
가족여행이라고 해봤자 남들 가는 해외여행 국내 유명 관광지 이런 게 아닌
그냥 어머니 데리고 어머니 들르고 싶은 절에 가는 것이었다.
근데 어머니가 갑자기 아프다고 하셔서 입원하게 되었다.
위가 아파서 밥도 못 드시고 계신 데다 집에서 넘어져서 갈비뼈가 아프시다고.
그래서 우리들의 아지트는 절이 아닌 병원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어머니를 뵈러 가서 사진도 같이 찍고 웃으면서 이야기도 나누었다.
우리 삼 형제가 어머니 병실로 들어가니
같은 병실의 어르신들께서 많이 부러워하셨다.
"아들만 셋이니 든든하겠어"
"쌍둥이 같아 다들"
"다들 예쁘네"
어머니의 어깨가 펴졌다.
#스님
예전에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몸이 아파도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하면 금방 나아져.
부처님의 가피력으로 낫는 거라니깐."
그랬던 어머니가 지금은 대학병원 병실에 입원해 계신다.
부처님의 힘만 믿었던 어머니가 지금은 현대의학의 힘을 빌리신다.
갑자기 스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공부를 하면 몸은 낫는다니깐. 아프대고 골골대지 말고 일어나서 운동을 하든 뭐든 해야지...(이하 생략)"
결국 내 몸의 어디가 아픈지 모른 채로 삶이 끝난다면 좀 아쉽지 않을까.
아, 결국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지.
어머니는 종교인이기에 돌아가실 때까지 부처님을 생각할 것이다.
항상 적는 말이지만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게 잘 살았다고 생각되면 잘 산 거겠지. 그 누구도 비난할 이유가 되진 못한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2차
어머니와의 만남을 뒤로한 채 우리들의 2차는 삼겹살로 정했다.
비싼 고깃집은 갈 여유가 되지 못해 무한리필집을 갔다.
예상한 대로 고기가 맛있진 않았지만 그럭저럭 배를 채우기엔 충분했다.
동생은 고기를 많이 먹어보질 않아서 그 고기조차 맛있다고.
이렇게 삼총사가 만나서 밥을 먹는 게 몇 년 만인지.
내가 20살 때 우리는 각자 흩어져 따로 살기 시작했고
우리들의 시간은 그때 멈춰버렸다.
그리고 10월 7일, 우리들의 시간은 5시간 동안 함께 흘렀다.
나조차도 다 까먹어버린 나에 대한 이야기
중간중간 비어있는 우리들의 기억이 합쳐져
우리의 어린 시절은 하나가 되었다.
이렇게 웃어본 게 또 얼마 만인지.
정말 행복했다.
P.S.
- 영국으로 가져갈 짐을 싸고 있습니다.
- 캐리어 하나뿐인데 또 텅 텅 비었네요. 뭘 넣으면 좋을지.
- 아, 저는 짐을 많이 가지고 다니지 않거든요. 옷도 많이 필요 없고..
- 그러니깐 뭘 가져갈지 추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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