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인트 : 워터마크가 그려진 카메라 사진
#휴가
3일 동안 태현쌤, 동영이와 함께 휴가를 다녀왔다.
뉴스에서는 카눈인지 티눈인지 온통 태풍 얘기뿐이다.
기자들이 바람에 날아갈 듯 위태롭게 취재하는 모습도 방송됐다.
태풍인데 가평 물놀이라니.
사실 위험하다기보다는 '재밌겠다' 생각부터 들었다. (생존게임 좋아하는 편)
그리고 내가 유럽을 가게 되면 오래도록 만나지 못하기에
내가 유럽으로 떠나기 전의 마지막 여행인 셈이다.
#환자
모인 세 명 중 두 명이 환자였다.
나는 코로나 걸린 후 기침 후유증이 남아있었고
태현쌤은 베트남 여행에서 A형 독감을 챙겨 오셨다.
동영이만 아주 건강했다.
#펜션
예상대로 하천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물이 많이 불어나있었고 2박 3일 중 이틀째 낮까지 계속 비가 왔기 때문이다.
아모X미오 스파펜션으로 예약했는데 다행히도 간이 수영장이 있었다.
중저퀄의 간이 수영장이었다.
펜션 내부는 스파도 있고 에어컨도 잘 나와서 괜찮았는데
제트스파를 하는 공간에 커튼이나 문이 왜 없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방에서 욕실 내부가 훤히 보인다.
하긴 뭐 수영복을 입고 한다면 괜찮다는 거겠지.
설명서가 거의 다 지워져 있었던 것도 쉽지 않았다.
그리고 건물 복도에 벌레가 상당히 많았다.
또 화장실이나 객실 천장만 봐도 관리가 잘 되지 않음을 체감했다.
심지어 화장실에서 샤워할 때 하수구 밑에 물이 잘 빠지지 않았다.
이런 객실이 성수기 1박에 16만 원이라는 게 잘 이해가 안 가긴 했지만
뭐 3명이서 1/n 한다면 나쁘진 않았다.
바비큐장도 이용했는데 처음에 봤을 때는 별로였지만
사장님이 세팅해주고 난 뒤에는 나름 아늑하고 좋았다.
#의의
우리 세 명이 한 자리에 모여 시간을 보낸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겠지.
동영이와 쌤, 나는 군대 이야기부터 시작해 공부, 자격증 등 별 이야기를 다 했다.
술 마시면서 하는 이야기가 다 비슷하지.
남은 기억은 동영이가 독감 걸린 선생님한테 열심히 장난쳤던 이 대부분이다.
숯불에 구운 삼겹살은 언제나 옳다.
동영이가 고기를 정말 잘 굽더라.
나는 피지조절제 약을 먹고 있기도 해서 과음하진 않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적당히 술을 마시는 느낌이 좋았다. (맥주잔을 바닥에 쏟아버릴 만큼?)
#쉬어가기
강둑 나무들 사이에 집을 짓고 살아가는 무당거미 일가족을 보았다.
무당거미는 무리 지어 살아가는 특징이 있다.
동영이는 펜션에 와서도 열공했다.
#닭갈비
2박을 하고 펜션에서 체크아웃을 한 뒤 우리는 남양주시 조안면으로 이동했다.
동영이의 '닭갈비 맛집으로 가자' 제안에 쌤과 나는 OK를 했다.
바로 서울로 가려고 했지만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주변의 맛집 한 군데 정도는 가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동영이는 혼자서 소주 한 병과 맥주 두 병을 깠다.(대단한데)
나는 운전을 해야 해서 술을 먹지 않았다.
#카페
닭갈비를 다 먹고 서울로 가던 도중 이번에는 내가 길을 틀어 한 카페로 들어갔다.
가평이면 리버뷰 카페 한 번쯤 가줘야지.
이 카페를 마지막으로 우리는 서울로 향했다.
동영이를 옥수역에 내려다 주고 선생님을 상도역에 있는 댁에 내려드렸다.
나는 잠깐 선생님 집에 들러서 간식거리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간이 꽤 흘러 결국 저녁까지 먹어버렸다.
재미있었다.
여행을 다녀온 후 여자친구가 나에게 "왜 이렇게 텐션이 높아졌어?" 물었다.
그래 보였나보다. 나도 모르게 기분이 많이 좋아졌나 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6년이 넘었지만 동영이와 태현쌤은 변함없이 한결같았다.
우리가 만나면 시간은 다시 2016년으로 되돌아간다.
2016년..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구나.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잘 쉬고 잘 놀고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휴가였다.
조만간 다시 또 만나야지.
갑자기 먹고 싶은 게 많아졌다.
그렇게 나는 다시 경기도 화성으로 내려왔다.
P.S.
- 머리를 잘랐더니 시원하고 좋습니다.
- 여러분들도 머리 자르세요.
- 너무 바싹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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