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할 수 있는 한번의 실수
우리 이월이가
그만 잘못를 했다.
길을 지나가던 아주머니를
슬금슬금 따라 가다가
그만 종아리를 꽉 물은 것이다.
세게 물은건 아니고
그래도 물었으니까
이빨 자국이 조금 나고 빨갛게 되니
강아지 주인을 찾기위해
경찰에 신고를 한 것이다.
그 아주머니는 이월이를 가르키며
저 귀끝이 까만색 털이고
조그마한 것이 살살 따라 오더니
왜그러나 했는데 그만 다가와서 꽉 물었다고 했다.
미안하다고 급한 사과를 하고
아주머니와 경찰차를 타고
상계백병원으로 가려는데
이월이가 지가 한 잘못이 얼마나 미안했던지
그만 두 앞발로 지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땅에 납작하니 엎드려 있는 것이다.
우리 같으면
마이신 먹고 빨간약 바르면 금방 나을 일인데
남이다 보니 정성껏
병원가서 치료해야 되는 일이다.
이것 저것 검사하고 몇날 며칠을 병원을 오가며
치료비 약값 계산하느라고 바빴다.
그 아주머니는 진통제 알레르기가 있어서 약복용에 어려움도 있었고
살성이 좋지 않아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꼭 흉터가 남는다고 해서
걱정이 컸었는데 다행히 잘 치료가 되었다.
조그마한 이월이를 보고
어째서 사람을 물었냐고..
너 때문에 모두 가두고 키우라고 그러잖냐고
다 갇혀서 살아야 되겠냐고 야단을 치는데
대사님께서 말리신다.
그만 하라고.
이월이도 다 알아 들었노라고.
미안해서 고개도 못드는거 보라고.
이제 다시는 그런 일 없을거라고 하신다.
누구나 다 한번은 실수가 있게 마련인거라고
그러니 한번은 너그럽게 봐주라고 하신다.
전생에 그 사람이 이월이한테 물릴만한 일을 했을터이고
우리는 또 그만한 빚이 있었으니
그 병원비를 갚아주게 되는 것이라고 하신다.
이월이의 원한도 끝나고 다시 물 일도 없으니
자유롭게 살으라고 하신다.
그리고는 이월이를 같이 데리고 다니시면서
순하게 교육시키신다.
이번 달은 병원비까지 더 갚으시느라고
삼복 더위에 무척 애쓰셨다.
나무 묘법연화경.
2013. 8.19
관음
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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