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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영국 (2023.10.14 ~)

11,Aug,2024 타투

by EugeneChoi 2024. 8. 13.

오래된 라탄 의자에 앉아 다리를 책상에 올렸다.
차를 마시기도 하지만 오늘은 따뜻한 물을 마신다.
최근 얼굴에 생긴 여드름 때문에 음식을 조심하는 중이다.

요즘 Coldplay의 Fix you 에 푹 빠져 하루종일 듣기도 한다.
특히 2분 30초부터인가, 파워코드로 진행되는 일렉기타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타투

오늘 타투 하나를 새로 받았다.
Eurasian eagle-owl 모양의 타투이다.
한글로는 수리부엉이이다.

디테일도 나쁘지 않고 가격도 괜찮았다.
총 작업 시간은 4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한국에서 늑대 타투를 받았을 때보다 고통은 심했다.

중간중간 통증이 조금 있었지만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고통이 심해질 때마다 이렇게 생각했다.

"이 정도 고통으로 죽지는 않으니까. 괜찮아"

바늘이 살갗을 찌르는 고통이 심해지면 생각이 이렇게 바뀌었다.

'옛날 사람들이 고문을 받았을 때는 이것보다 훨씬 아팠겠지.
단순히 바늘로 찌르는 고통이 이 정도인데, 손톱을 뽑는 고통은 어느 정도일까.'

타투 작업이 끝나고 집으로 올때까지는 부위가 조금 얼얼했지만
다이어리를 쓰는 지금은 아무런 통증이 없다.
물이 닿는다면, 햇빛화상 부위에 물이 닿는 것처럼 아프긴 하지만.

 

The garden of the host house, Woodingdean / Aug,2024

 

#어학원

이번 주가 영국 브라이튼에서 보내는 마지막 주이다.
시간이 정말 빠르구나.
가을과 겨울, 봄을 지나 여름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1년 가까이 브라이튼에서 살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문화 차이가 삶에서 중요하다는 것,
그렇지만 사람 사는 것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미소를 짓는 법,
사랑을 주는 법과 받는 법,
좁은 회사, 한국 회사를 잠시 떠나 전 세계의 많은 친구들을 만나본 것.

그 어떤 걸로도 매길 수 없는 나의 소중한 1년이 되었다.

잠시 마리와의 관계를 생각하다가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다시 삶에 대해 생각해본다.
여느 때처럼 철학 책을 읽을까- 하다가 오늘은 그저 편하게 쉬기로.
공상에 잠기기도 하고, 아무런 생각도 않은 채 지금 이 순간을 즐겼다.

이틀 전에 한 펌을 거울로 요리조리 살피기도 하고
오늘 받은 타투가 마음에 들어 미소를 띠며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브라이튼의 밤을 즐기는 중이다.

마리가 생각나는 밤이다.

"너 펌 너무 귀엽다. 잘됐어"

그저 이 순간을 살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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