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프랑스 친구 Marie가 말했다.
"사랑은 좋아한다는 감정보다 강해. 그리고 본능적이야.
설명하기 어렵지만, 끌리는 무언가가 있잖아."
"응 맞아."
마리가 한 말을 듣고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굳이 생각하자면 '번식'이겠지. 한 생물로서 유전자를 후대에 남기는 일.
그것 말고 다른 것이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어떤 노래 가사에도 이런 말이 있었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세상을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너에게...]
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고, 불확실한 미래가 그들을 기다린다고 하더라도
국경을 넘고, 살아온 터전을 떠나, 그 연인을 위해 살아간다는 것이
어쩌면 가장 용기 있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한 때는 특별하다고 여겼던 자신이 사실은 지극히 평범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드넓은 우주의 일원이 되어 주변의 것들과 상호작용하며 살아가는 삶.
평범한 한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안다는 것 말이다.
Marie는 말을 이었다.
"우리가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도 알고, 네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확실하지 않아.
하지만 나는 솔직한 사람이야. 사랑만큼은 본능에 맡기고, 또 솔직하고 싶어."
어쩌면 이게 고백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둘러대었다.
이미 내 마음속에 들어와 있는 누군가가 있기에.
정리할 때까지 시간이 좀 필요할 뿐이다.
Marie :
마지막 연애는 언제야?
나 :
한 두 달 전쯤인가.
Marie :
????
나 :
영국에서 연애를 좀 하긴 했어.
하지만 짧은 시간이었지. 대부분 한 달 정도였을 거야.
Marie :
사랑이었어?
나 :
사랑이었어.
Marie :
가끔은 그게 사랑보다는 [감사]에 가까울 수도 있어.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사랑보다는 감사에 가깝다라..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그럴지도 모르겠네."
나는 대답했다.
아마도 우리는 서로 다른 종류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어쩌면 내가 '사랑'을 전혀 다른 의미로 이해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 :
한국인들은 전부 서로 따라 하기 바쁘잖아. 자신만의 철학이 없어.
하지만 내가 사랑했던 이들은 전부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었어.
그게 참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 그래서 사랑하게 되었지.
Marie :
어쩌다 철학을 좋아하게 되었어?
그녀는 나에게 궁금한 것이 많은 것 같다.
#눈물
"난 처음부터 이렇게 친절하지 않았어. 화를 잘 내는 성격이었지."
나는 말했다.
"무엇이 너를 그렇게 바꾸었어?"
마리가 물었다.
나는 짧게 내가 살아온 삶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더니 마리는 눈물을 흘렸다.
마리도 자신의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다. 어린데도 목표가 확실하고, 굳건히 살아가는 아이들은 다르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특히 그런 아이들은 가슴속에 어린 시절의 아픔이 새겨져 있다.
#이유
마리에게 왜 내가 좋냐고 물어보았다.
Marie :
너는 귀엽고 나이스하고 똑똑해. 그리고 너의 마인드가 좋아.
잘 모르겠어. 음..
우리가 파리에서 처음 만났고, 같이 보낸 시간은 정말 멋졌어.
네가 첫 만남에서 헤어졌을 때 뭔가 허전했지만,
너의 일정이 바뀌어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그땐 정말 기뻤어.
다음 날, 너가 정말로 파리를 떠나게 되었을 때,
그때는 나의 일부분이 너와 함께 떠나가는 느낌이었어.
운명 같은 느낌 알지.
나 :
그렇구나. 맞아, 그런 건 좀 신기한 것 같아.
가끔은 사람들은 손에 닿는 터치 한 번으로도 사랑에 빠지곤 하니까.
Marie :
하지만 네가 내 마음 가지고 장난을 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 :
그러진 않아.
마리와의 이야기는 단편 이야기가 될까, 장편 이야기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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