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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iary/Me before you

Before you #5

by Yujin Choi 2024. 8. 13.

#프랑스

프랑스라는 나라에 대해서 조금 공부했다.
자세하게는, 그 나라의 소통 방식, 사랑 방식에 대해서.

여러 유튜브 영상도 보고 검색도 해보면서 공부했다.
물론, 모든 한국 사람들이 다 똑같지는 않듯이, 프랑스인들도 마찬가지겠지.

대부분, 프랑스는 스킨십이 자유롭고
여자친구, 남자친구라는 호칭을 쓰기까지는 6~7개월이 걸리고
친구나 부모님에게 소개해야 정식 연인이 된 것이라고 본다고 한다.
또 그 이후로는 수개월 간 동거도 해보고, 아이도 낳고...
이런 식으로 전개가 천천히 흘러간다고 한다.

그 사이에 좋아하는 다른 이가 나타난다면, 자유롭게 떠나기도 한다고.
영상의 댓글이나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아래 같았다.
[한국인으로서는 이해가 어렵다], [유교사상이 있는 한국인으로서 그런 관계는 불편하다] 등.

나와 마리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내가 프랑스로 가겠다고 했을 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럼 내 친구들이랑 같이 피크닉 하자. 소개해주고 싶어."

나는 어떻냐고 묻는다면,
상대방의 과거가 어떻든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몇 명의 남자를 만났다고 해도 그것이 우리의 관계를 혹여나 방해한다고 해도 상관없다.
마리가 내게 했던 말처럼, "사랑에 대해서는 본능을 따르고 싶어"

좋아하면 만나고, 좋아하는 다른 누군가가 생긴다면 떠나는 것.
그저 자연의 흐름에 맡기는 것 말이다.

물론, 그녀에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녀도 내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

 

In my room, Woodingdean / Aug,2024

#결혼

우리가 본 지 얼마나 됐다고 그녀는 결혼 얘기도 하기 시작한다.
만난 지 한 달 밖에 안 됐다고 이른 거 아닌가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 관계를 먼 곳까지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가 아닌가.
그런 모습이 오히려 사랑스럽게 보인다.

그녀는 우리가 만약 미래에 결혼도 하고 아이를 낳는다면
경제적인 부분과 자녀의 교육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전부 다 맞는 말이다. 나와는 살짝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동의한다.
아무리 물 흐르듯 산다고 해도, 그 어떤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간다고 해도,
자식이 좋은 환경에서 자라길 바라는 것 또한 생물의 본능이겠지.
환경이 나빠지면 번식을 하지 않는 대개의 동물들처럼.

 

#파리

파리에서 뭘 할지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Marie :
반지도 만들고 친구들이랑 피크닉도 가고.. 그리고 같이 방도 잡아서 시간을 보내자

나 :
응? 파리에서는 너희 어머니 집에서 머무는 거 아니었어?

Marie :
응?

나 :
너희 어머니는 조금 엄격하시잖아. 그래서 집에서만 자야 하는 줄 알았어.
네가 밖에서 잠을 잘 수 있다고 하면 호텔을 예약할 거고, 아니면 호스텔을 예약할게.

Marie :
우리 어머니가 엄격하시지만, 그런 부분에서는 자유로워.
어머니도 나도 프랑스 파리 출신이니까 여기는 잘 알고 있거든.
나도 가끔 다른 곳에서 자고 오기도 해. 어머니는 아무 말도 안 하셔.

나 :
그렇구나. 그 부분에서는 유연하시네.

 

그저 편안하게, 사랑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사랑

마리는 나에게 반했고,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반면, 나는 처음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지만
그녀의 적극적인 어필로 그녀가 점점 좋아지는 중이다.

한편으로는, 이전의 다른 사랑들처럼,
우리의 사랑이 금방 끝나진 않을까- 약간의 걱정도 되지만
그녀와 내가 닮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걱정도 사라진다.
사랑에는 신중하고 누구보다 정확한 편이기에.
하지만 역시,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파리에서 직접 만나기 전까지, 직접 만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나도 섣불리 내 마음을 온전히 다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소통하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
나와 잘 맞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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