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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iary/Me before you

Before you #6

by Yujin Choi 2024. 8. 13.

#프랑스 연애

"프랑스 사람들이 사랑하는 방식에 대해서 공부해봤어."

마리에게 말했다.

Marie :
뭘 배웠어?

나 :
그들은 시간을 많이 갖는다는 것.
연인관계라고 말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자유롭다는 것, 맞지?

Marie :
응 맞아. 대부분 그래. 그래서 난 프랑스 사람들의 연애 방식을 좋아하지 않아.
내가 사랑했던 모든 프랑스 남자들은 전부 바람을 피웠거든.
하지만 난 그러지 못했어. 한 사람이 마음 속에 있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만나.
이 부분에서 나는 한국과 프랑스의 중간인 것 같아.
각자의 좋은 부분을 가져와서 사용하는 느낌이랄까.

나 :
그렇구나.

The Old Stein, Brighton / May,2024

 

 

#외모

"나는 사람들의 얼굴을 판단하는 게 어려워.
잘생기거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볼 때도 아무것도 느끼지 않아.
그냥 사람이구나- 하고 말지.

너를 볼 때도 마찬가지였어.
아마 너에게는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너의 외모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
너와 대화하고 시간을 지내다 보니 좋아지게 된 거지, 외모 때문이 아니야.
그저 맞는 부분이, 비슷한 부분이 많다 보니까."

내가 마리에게 말했다.

"응, 그렇지만 너무 많이 비슷해도 좋지 않아"

마리가 대답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비슷한 것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여느 다른 연인들처럼.

나는 말을 이었다.

"그래도 내 친구들, 주변 사람들은 다 너가 예쁘다고 하네."

마리는 미소를 지어보이다가 입을 열었다.

"그래서 네가 좋아.
한국에서 1년 동안 살았을 때 데이트, 소개팅을 많이 했었어.
하지만 나는 한 번도 그들과 연인관계로 발전한 적이 없어.
그들은 전부 나를 한 명의 '흔치 않은 예쁜 유럽인'으로 바라볼 뿐이야.
컬렉션을 모으듯이, 인스타그램에 유명인 목록을 만들듯이,
그저 주변 사람들에게 '유럽인 친구가 있다'고 자랑하고 싶듯이.

하지만 너와 나는 충분한 대화를 했고 너는 나를 외모로 판단하지 않잖아"

마리가 그렇게 생각해준다니 고마웠다.
외모를 잘 평가하지 못하는 성격이 여기서 또 나를 도와준다.

나 :
응. 그냥 하는 말이 아니야. 나에게는 성격이 더 중요하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한국에서 만났던 사람들은 전부 엄청 예쁘진 않았어.

Marie :
나도 느꼈어. 너는 나의 마인드를 생각하잖아.

 

마리는 본인이 예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처음에는 몰랐지만, 주변 사람들이 말해주니 알게 되었다.

마리는 새침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회사에서 누가 너를 괴롭히면 내 사진을 프린트하도록 해.
그리고 그 누구도 볼 수 있게끔 너의 모니터 옆에 붙여놔. 알겠지?"

나는 웃으며 말했다.

"응, 그렇게 할게."

 

#반지

마리는 한국에서 반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 손가락 사이즈도 모르고, 혼자서 반지 두 개를 만드는 건 하고 싶지 않다고.

나 :
프랑스에서 같이 맞추자.

Marie :
프랑스는 비싸. 그래도 한 번 찾아보자.
근데 한국에서는 연애 반지를 어느쪽에 껴?

나 :
사람마다 달라. 약지 손가락에 끼는데,
왼손에 끼는 사람도 있고 오른손에 끼는 사람도 있어.

Marie :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왼손에 낀다고? 왜?

나 :
나도 모르지. 그런 사람들이 있어.
너는 오른쪽에 끼고 싶어?

Marie :
응, 오른쪽에 하자.

나 :
응. 그러자.

 

 

#선물

그녀가 처음 보는 작은 키링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파란색 머리카락이 산발인 갈색 곰 모양의 이상한 키링이었다.
아직 뜯기지 않은 채 비닐에 담겨 있었다.
나는 웃으며 이게 뭐냐고 물었다.

Marie :
키링 갖고싶다고 했잖아. 이거 만나면 줄게.

나 :
이거 이상해. 파란색 머리는 뭐야. 되게 웃기다.

곧이어 그녀는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 또 보여주었다.
흰색 머리가 산발인 갈색 곰 모양의 또 하나의 이상한 키링이었다.
나는 자지러지며 웃었다.

나 :
뭐야, 커플이었어? 왜 그런 걸로 산 거야.

Marie :
너는 벌거벗은 무언가를 좋아한다며.
이거 봐, 곰이 아무것도 입지 않았어. 그리고 머리카락 나를 닮지 않았어?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가 귀여웠다.

"키링 예쁘다, 나도 하나 갖고 싶어"

며칠 전, 키링을 사서 자랑하던 그녀에게 무심코 던진 말 한 마디.
그걸 기억했다가 산 모양이다.
무척 사랑스러웠다.

나 또한 그녀에게 줄 키링을 사려던 참이었는데
그녀가 먼저 선수를 쳤다.

 

#타투

얼마 전, 내가 새로 한 타투를 그녀는 무척이나 좋아한다.

"너가 새로 한 타투가 좋아. 되게 섹시해보여.
뭔가 너가 그런 타투를 더 하면 더 섹시할 것 같아."

안타깝지만 타투를 더 이상 할 생각은 없다.
...정확하게는 다른 부위에.
왼쪽 팔에 군데군데 빈 곳만 채우고 다른 곳은 할 생각이 없다.
가격도 가격이기에.

11,Aug,2024

 

#여행

그녀는 일본 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Marie :
너랑 일본 여행 가고 싶어.

나 :
나중에 같이 가자. 내가 일본어도 할 수 있으니까 소통 문제는 없을 거야.

Marie :
너 일본어도 할 줄 알아?

나 :
내가 말 안했었나? 1년 반 동안 공부해서 어느 정도 해.
하지만 1년 넘게 공부를 안해서 많이 까먹었어.

Marie :
정말 멋진 여행이 될 거야.
그리고 그거 알아? Max 알지? 일본을 좋아한다던 내 프랑스 친구.
그 친구에게 너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 그러더니 "Perfect"라더라.
K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 같다고.

나 :
뭐라고 말했는데?

Marie :
일을 하면서 운동도 하고, 철학을 좋아하고, 책을 읽고,
영어도 하고 그리고 잘생겼다고.

나 :
.... 너무 과분한 칭찬인데.

Marie :
근데 사실인 걸.

나 :
그렇게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고마워.

Marie :
칭찬을 하면 받아들이도록 해.

나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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