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툼
8월 20일, 내가 파리를 떠나던 날이었다.
한 달간의 유럽 여행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그 이후로 다시 파리로 돌아오기까지 3주 동안 마리와 많이 싸웠다.
대부분의 이유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였다.
그리고 아마.. . 대부분의 이해 불가능은, 의사소통 때문이었다.
마리는 프랑스인, 나는 한국인이다.
그리고 우리는 영어로 소통한다.
영어는 우리에게 모국어가 아니기에, 대화를 할 때마다 수많은 misunderstanding 이 생긴다.
내가 생각하는 문장 "I'm interested in you" 와 마리가 생각하는 "I'm interested in you"의 의미가 다르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가끔 묻는다. 정확하게 마리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하지만 가끔씩은 그것이 마리에게 상처를 준다.
의사소통이 처음으로... 힘들다고 느꼈다.
#다름
우리는 정말 많이 다르다.
내가 사랑하는 방식, 내 여자친구가 사랑하는 방식은 많이 달랐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냥 우리는 다른 것이다.
내가 만나온 여자들은 전부 이성적이며 감정 컨트롤을 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마리는 감정 컨트롤이 능숙하지 못하고
여느 평범한 여자들처럼 많이 사랑받기를 원한다.
어느 날에는, 마리가 하트가 담긴 이모티콘을 보냈고,
내가 그에 맞는 러블리한 이모티콘을 보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싸움이 시작되기도 했었다.
나는 그럴 때마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모티콘 하나뿐인데...
하지만 한 편으로는 또 이해가 되기도 했다.
내가 한 발 물러서서, 그냥 이모티콘, 그저 하나뿐인 이모티콘
그냥 보내주었다면 싸움이 일어나진 않았을 텐데.
#이별
이별..이라는 타이틀을 보더라도 오해하지는 마시기를 바란다.
이별을 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별 같은 이별의 위기를 겪었다.
원래 언쟁이 일어나면 두 사람의 입장을 다 들어봐야 하는 법이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마리의 입장을 적을 수 없기에
편파적인, 일방적인 내 생각만을 적어보겠다.
우리가 다툴 때면 마리는 항상 내 전 여자친구 이야기를 꺼낸다.
"너는 날 사랑하지 않아. 혹시 날 떠나고 전 여자친구한테로 돌아가려는 것 아니야?"
그리고 그녀는 자주 나를 판단한다.
"너는 날 좋아하지 않아. 너는 나에게 흥미가 있지 않아. 너는 날 사랑하지 않아..."
그럴 때마다 정말 피곤했다.
아무리 내가 마리를 좋아하고 사랑한다고 말해도,
내 말을 믿지 않는다면 내가 뭘 더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안다. 알고 있다.
내가 너무 사랑에 미쳐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편안하고 자유로운 사랑을 원하지,
서로 속박하고 제약을 걸어두는 사랑은 원하지 않는다.
#어쩌다
어쩌다 보니 결국 대화로 풀어서 지금은 잘 만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아마 이번 주에 우리만의 룰을 만들 것 같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서로에게 해야 하지 말아야 말이 있다.
가끔 마리는 그 선을 넘는다. (욕설을 할 정도)
마리에게 말을 할 것이고, 충분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대로라면..
나는 마리와 함께 할 자신이 없다.
마리와 계속 만날지, 헤어지게 될지는 이번 주 말에 결정될 것 같다.
한 가지 좋은 신호가 있다면,
마리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끊고 자신의 말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내가 몇 번
"Please, hear me out" "Let me finish my talking" "Can you just not say anything for a minute?"
이렇게 부탁하니 이제는 내 말을 끝까지 잘 들어주긴 한다.
과연 우리의 마지막은 어떻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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