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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문화생활/시시한 하루

[#3] 가족 - 진은영 (2019.11.09. 적음)

by EugeneChoi 2025. 4. 22.

가족

 

밖에선 
그토록 빛나고 아름다운 것 
집에만 가져가면 
꽃들이 
화분이 

다 죽었다

 



밖에서 웃고 떠들고 신나게 놀던 어린 나는, 집에 돌아가면 입을 꾹 다문 채 가만히 있어야 했다.
집에서는 웃어서도, 밥을 먹을 때 말을 해서도, 밥을 남겨서도 안 됐다.
밥을 빨리 먹어야 했고, 어린 나이에 생마늘을 먹어야 했다.
하품을 해서도 안 됐으며, 실눈을 떠서도 안 됐고, 전화기를 붙들고 있어도 안 됐다.
옆으로 누워서 자도 안 됐고, 마음대로 양치도 할 수 없었고, 이웃들에게 인사를 해도 안 됐다.
아버지 말을 듣지 않으면 언제나 맞았다.
집으로 들어가기 싫었다.

엄마의 글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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