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6.25 전쟁이 한창이었던 그 때 인가보다.
마을에 북한 괴뢰군들이 막 쳐들어 와서
동네 사람들이 모두 피난 가기에 정신이 없었다.
우리도 아버지와 어린 두 동생들과 함께 이불 보따리만 급히 챙겨들고 마을을 떠났다.
30 여리 떨어진 곳 도평이란 마을에 도착해서 빈 여인숙집으로
나와 두동생을 들여보내 숨겨놓고 아버지는 주위가 안전한지 둘러보고 오겠다며 나가셨다.
그 때 그 집에서 일하던 남자 직원 한 사람과 여자 직원 한 사람이
집안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보이는가 싶던 그 순간
우리 모두는 몇몇 괴뢰군들한테 포위가 되었고 그들의 긴 총부리는
움직임 없이 번뜩빛을 발하는 무서운 눈빛들이
우리들의 조그마한 움직임에도 방아쇠를 당기겠다는 암시와 함께
우리들을 향해 고정되어 있었다.
다행히 아버지는 이 순간을 벗어나 계셨다.
제발 이곳으로 오시지 말으셔야 할텐데...
그때 그 여인숙 남자 직원이
괴뢰군 폭탄에 맞아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며 죽어가는 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총을 겨누고 있는 이들은 그대로 노려보고 있고
다른 한 괴뢰군이 미친듯이 날뛰며 살상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는 또 여자직원을 붙잡아 배꼽 위에 또 폭탄을 터트리자
너무 고통스러운 비명과 함께 순간의 죽음을 당하게 된 것이다.
그 다음은 내 차례가 다가 온 것이다.
그 괴뢰군이 나에게로 다가와 폭탄이라는 걸 물바가지에 가득 퍼 와서
머리채를 잔뜩 휘어 잡아 젖히고서 나의 입속으로 부으려고 한다.
입속으로 붓기만 하면 폭탄이 되어 터지고 고통과 함께 나도 죽게 되는 것이다.
내 차례가 지나면 어린 두 동생들도 이 두려운 고통속에 죽게 될 것이다.
엄청난 공포와 고통스런 죽음의 두려운 순간을
난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두 동생들을 살리기 위해서도 내가 죽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그 찰라 사이에 생각나는건 묘법연화경이었다. 그러다가
아니야 너무 길어.
나무석가모니불
이것도 안되겠어. 빨리 못해.
관세음보살
옳거니.
하면서도 번갯불처럼 스쳐가는 생각
몇 초 후면 터질 이 폭탄 앞에서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른다고 해서 과연 이 죽음의 환란에서 벗어날 수가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허나 어쩌랴.
이 죽음의 공포와 두려움에서 벗어날 길은 오직 이 법 뿐인걸.
마음속 결정이 되자
그야말로 죽을동 살동 머리채 휘어잡은 괴뢰군의 부라린 두 눈을 마주 바라보면서
관세음보살 명호를 부르기 시작했다.
너무 겁나고 떨려서 발음이 제대로 되지도 않았다.
관세음보살 과세음보사 관셈보사 과스보사 감스보사 감보사 스보사...괌스보사..
발음이야 되건 말건 아예 두눈을 감아버리고...
할 뿐이고...오직 해야만 한다.
저 어린 동생들을 살려야 하고
아버지가 오셔서 이 환란을 당하시기 전에
이 공포의 순간들이 어서 바뀌어야 한다.
크게 크게 더 크게...과세보사 과보사 과보사 세보사 관세보사...
죽을동 살동...있는 힘을 다해...
몇 초 후를 알 수 없는 그 순간...
괴뢰군의 폭탄이 입속으로 들어 부어져 터지건 말건
니가 나를 고통속에 죽이건 말건
이 순간 오로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르는 일념에서 떠나지 않는 것 뿐이었다.
공포에 질려 굳어져 가는 입술이 잘 움직여 지지도 않는다.
그래도 해야한다.
관셈보사 과세보사아-
이죽음의 순간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
내 목소리에 놀라서 내가 깨어난 것이다.
꿈...꿈이었다.
그 공포 두려움 죽음의 환란 액운의 순간들이 꿈이었던 것이다.
헉- 이럴수가!
이럴수도 있는 거로구나 !
아! 관세음보살님
이럴수도 있는 거로군요.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력을 꿈 속에서 현실로 이루어지게 해 주시다니...고맙습니다.
죽음의 순간에서 벗어나고 살아난 이 기막힌 운명의 감회가
소중한 또 하나의 체험이 되어 느끼게 해 주시고 깨닫게 해 주신
관세음보살님의 크신 자비에 감동일 뿐입니다.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묘법연화경에 귀의합니다.
관세음보살님 약왕보살님께 귀의합니다.
삼천 대천세계 모든 불보살님들께 귀명정례하옵니다.
속히 속히 성불도 이루어지이다.
나무묘법연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 제 25품
...관세음 보살은 죽음의 액운에서 능히 의지가 되리니...
증명법화 색상문자 즉시응신이다.
일체 중생이 속히 성불하여지이다.
일체 중생이 속히 성불하여지이다.
일체 중생이 속히 성불하여지이다.
법화독경 무음 25독
관세음보살보문품을 지나면서
2013. 4. 14
봄비 내리는 소리 들리는 새벽
묘법연화사
관음
熙
일주향
합장공경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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