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머니의 창작/어머니의 이야기

너무 잘해주는 남편...그런데 싫어 (2012.09.28.)

by Yujin Choi 2024. 12. 17.



국화향 가을에

 

너무 잘해주는 남편...그런데 싫어


멋있게 잘 핀 화려한 국화같은 멋진 남편
작고  앙증맞은 귀엽고 세련된
예쁜 자주색 소국같은 아내
남편의 눈엔 한없이 곱고 좋기만 한 아내입니다
고운 아내가 행여나 풀자리에 그냥 앉을양이면
얼른 깔고 앉을 자리를 마련해줍니다
차가운 바위에라도 그냥 앉을까
 얼른 옷을 벗어 아내가 앉을 자리에
따뜻이 깔아 줍니다
등산길에 그냥 앉으면 손수건이라도 펼쳐줍니다
아내가 맛있게 구운 생선을 잘 먹을 수 있도록
가시를 발라서 앞에 놓아줍니다
아내가 맛있게 잘 먹는 것을 보고서야
멋있는 남편은 늦게 먹습니다
아내는 생각합니다
주위에 아무리 살펴 보아도
이렇게 아내에게 잘하는 남편은 보질 못했습니다
너무너무 자기에게 잘해주는 남편입니다

그런데 왜 그런 남편이
자기는 너무너무 싫은건지...
보기도 싫고
말소리도 듣기 싫고
옆에 오는건 더 소름 돋게 싫다는 것입니다
사주 궁합에 원진살이 있어서 그런 걸까나?
도대체가 알수가 없는 일인 겁니다

해서 하루는 대사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대사님 말씀은
때려잡은 업보가 있으니 싫을 수 밖에...
그 원한이 풀려야지
...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원진살도 생기는 것인가 봅니다
주는거 없이 밉고
안보면 궁금하고
보면 금방 싫어지고
자신을 때려잡은 원한이
악연의 고리에 얽혀
부부로 만나 한순간 아무리 잘해준들
피로 얼룩진 마음이 쉽게 녹아
사그라 들진 않는건가 봅니다
한세상 원한없이 잘 살아 간다는게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더 이상의 매듭은 만들지 말고
맺혀진 매듭을 풀면서 살아가는 인생이 되어야 할텐데요
멋진 남편과 세련된 아내
둘만의 원한을 금생에 다 풀고
남은 여생을 서로 아끼며 사랑하는
행복한 부부가 되기를 빌어 봅니다.


2012.9.28
관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