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국화향이 싱그러운 아침
모두 하루 이야기는 시작되고요
이꽃 저꽃 이색 저색 크고 작은 먼저 핀꽃 아직 아기 꽃 망울들
할 이야기도 많겠지요
복잡 복잡 어울린 고운 생명들
모두 한 형제들인가 봅니다
가을엔 골목마다 국화향이 넘치고요
아름다운 이야기도 넘쳐납니다
민들레도 아직 귀기울여 들을 얘기가 많구요
하수오 열매는 아직도 주렁주렁 많이 매달려 있지요
지난 밤에 대사님이 일 끝나시고 올라오시는 길에
빈터에 세워진 금빛하나 자전거를 보셨는데
옆에 뭔가 하나 더 붙어 있더라고요
그게 뭘까?
하시는겁니다
금빛하나 고등학교까지 걸어서 다니기엔 멀고 해서 대사님께서 자전거를 준비해 주셔서
타고 다니면서 한달 교통비 4만원정도 아껴서 모은다네요
아빠가 알면 위험하다고 절대로 못타게 하니까
동네아래 입구에 세워두고 비닐로 덮어서 밤이슬 안맞게 해놓고
집으로 가는데 밤에 대사님께서 꼭 확인을 하시지요
그런데 오늘은 보니 하나가 더 옆에 붙어 있어서
안장 두개를 한테모아 비닐위를 고무줄로 탱탱 묶어 잘 덮여져 있어서
저건 뭘까?하고 의아해 하셨다고요
다알리아 활짝 핀 곳에 자전거를 세워 두고
소박한 들꽃 쑥부쟁이 핀 길을 지나
오손 도손 동그란 예쁜 잎 모인 길을 걸어서
풀잎 이야기도 들으며 금빛하나 절에로 왔어요
물어보았지요 자전거 옆에 하나 붙은건 뭐냐고요 그랬더니
아 그거요? 동생 친구가 새 자전거 사고
타던거 아직 완전 새거라고 동생 타라고 준 거래요
그래서 갖다가 형아거 옆에 붙여서 세워 두었대요
저도 아침에 가서 보니까 그렇게 되어 있더라고요
하는 겁니다
형제란게 그런건가 봅니다
형아 옆에 함께 같이 있어야 좋은거
든든하고 맘편하고 그냥 한없이 좋기만 한거
그래서 자전거도 형아거 옆에 붙여서 꽁꽁 묶어 두어야 될 것 같은 동생 맘이었겠지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런 동생 금빛 둘!
하는 것 마다 형 동생 사이에서 조화를 잘 맞추어 줍니다
형... 아우...
의좋은 모습...오래 오래 행복하길 맘은 바라고 바란답니다
아침에 자전거 사진 찍으러 가만히 나가는데
어느새 보름이 눈치채고 얼른 따라 나서는 거예요
혼자만 오면 괜찮은데 그 뒤를 미타 구봉서 준 아지 이월이 뭉치 일순이 칠칠이
줄줄이로 다 신나게 따라 오니까 어쩌냐고요
막 쫓아서 올려 보내고 내려 가는데 보름이는 눈치보며 계속 따라 오기에
엉덩이 두대 때려서 보냈는데도 딴짓 하는척 하면서 줄곳 쫓아와서
사진 한번 찍고 안고 다녔지요
보름할멈 막고집으로 떼쓰고 땅에 드러누워버리고 그러는거
나 너무 힘들거든 말좀 잘 들어주면 좋겠다고요-
2012.10.14
관음
熙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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