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다이어리 (5/7)
1. 여행의 목표 #1
일어나자마자 씻고 체크아웃을 했다.
그리고 길을 나서는데 내 앞에 조그만 아이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뒤에는 캐리어를 끄는 두 명의 누군가가 있었다.
나는 천천히 걷는 아이들의 반대편 인도로 건너가 아이들을 추월한 후 다시 원래 인도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두 사람도 나와 같이 아이들을 추월했다.
그 두 명은 걸음이 빨라서 나를 앞질러갔고
나는 그 잠깐의 틈을 놓치지 않고 인사를 건넸다.
(나)
- Hi.
그들은 못 들었는지 그냥 지나쳤고
나는 다시 한번 말을 걸었다.
그렇게 우리는 몇 마디 인사말을 나누었지만, 나에게 그다지 흥미를 갖고 있진 않는 듯해서
아무 말 않고 조용히 걷기 시작했다.
5분쯤 흘렀을까, 우리는 목적지가 같은지 계속 같은 도로를 따라 걷고 있었고
한 명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한 명)
- どこに行きますか?
- 어디로 가세요?
(나)
- 長崎駅に行ってます. お昼食べましたか?
- 나가사키 역으로 가고 있어요. 점심은 먹었나요?
(한 명)
- いえいえ、まだ食べていません。 よかったら一緒に?
- 아뇨 아직 안 먹었어요. 괜찮으면 같이 먹을래요?
(나)
- いいですよ
- 좋아요
한 명이 나에게 먼저 밥을 먹자고 물었다.
앞 상황과는 다른 의외의 제안에 나는 좋다고 이야기했고 우리는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그녀들의 이름은 호노카와 아이리.
나이는 24, 25였다.
그녀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나가사키 역까지 가는 길이었다.
우리는 짐을 보관소에 맡긴 뒤 택시를 타고 나가사키 짬뽕 박물관으로 갔다.
4-5 Matsugaemachi, Nagasaki, 850-0921 일본
웨이팅이 많아 약 40분을 대기한 뒤 우리는 메뉴를 시킬 수 있었다.
우리는 메뉴 3개를 주문했다.
그렇다. 휴대폰 카메라로는 나올 수 없는 사진들이다.
어깨가 무거운 덕분에 예쁜 사진들을 촬영할 수 있었다.
그치만 역시 탐론 28-75 오래 들고 다니니 무겁다.
호노카는 계란을 싫어해서 별로 먹지 않았고
아이리는 계란을 매우 좋아한다고 했다. 아주 잘 먹더라.
2. 우리는 성인
점심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서로 인스타 아이디를 교환했다.
호노카와 아이리는 다케오 시에 있는 온천에서 일을 한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은 같이 1박 2일 나가사키로 여행을 왔다고 했다.
나는 그녀들에게 신칸센의 가격에 대해 물었다.
외국인들에게만 좀 더 비싼 거냐고.
(일본인이 구매할 땐 4,200엔, 외국인은 5,500엔인 것 같아서)
그러자 아이리는 나가사키에서 하카타까지 가장 저렴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건 바로 나가사키 역 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는 것.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데 가격은 겨우 2,900엔이다.
신칸센 5,560엔과 비교하면 매우 저렴하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다시 나가사키 역으로 향했다.
나는 그녀들의 앞자리에 앉았고 우리는 의자 등받이를 사이에 둔 채 소소한 대화를 이어나갔다.
아이리와 호노카는 특히 내가 러브호텔에 실수로 들어간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었다.
(아이리)
- 大丈夫。知らなかったから
- 괜찮아. (너는) 몰랐으니깐.
그리고 그녀들은 자신의 ID(신분증)을 꺼내 나에게 보여주었다.
나도 지갑에서 내 ID를 꺼내 그녀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아이리는 갑자기 내 지갑을 보고 싶다고 했다.
나는 선뜻 보여주었다.
(아이리)
- 韓国のお金だね、やばい、財布に変なものあるんじゃない? 確認しないと。
- 한국 돈이네. 아 대박, 지갑 안에 이상한 거 있는 거 아냐? 확인해 봐야겠어.
아, 호텔에서 가져온 비닐(?)이 두 개 있는데..
냅다 그걸 빼서 지갑만 보여주었다.
하지만 눈치가 빠른 아이리가 물어봤다.
(아이리)
- これ、なに?
- 이거 뭐야?
(나)
- 何もない!
- 아무것도 아냐!
(아이리)
- 大丈夫、大丈夫、
-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결국 탄성 좋은 비닐(?)을 들켜서 보여줬다.
아이리는 만족한다는 듯이 웃더니 다시 지갑에 넣어서 나에게 건넸다.
아이리는 5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호노카는 지금 남자친구가 있다고 한다.
버스에서 내린 우리는 시간이 남아 커피를 마시러 갔다.
스타벅스 테이블에 앉아서 서로의 갤러리를 뒤지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아이리는 내 갤러리를 뒤지다가 성인 용품을 찍은 사진을 보고 말았다.
나는 다급하게 휴대폰을 샥! 가져와서 보면 안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아이리는 이것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인드도 상당히 개방적이었다.
하긴. 러브호텔을 알고 있으니.
그러고 나서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으며 나에게 재밌는 사진이 더 없냐고 물어봤다.
역시 호기심 많은 친구들이 위험하다.
(아이리)
- 楽しいね。写真もっと見たい。
- 재밌네. 사진 더 보고 싶어.
나는 내가 촬영한 모든 사진을 보여주었다.
(아이리)
- 肌めっちゃいいね。
- 너 피부 좋네.
그러더니 아이리는 갑자기 내 볼을 만졌다.
나도 아이리의 볼을 만져봤는데 나와 별다른 게 없었다.
너도 좋은데?
3. 비닐봉지 지갑
나는 한국에서 사용하던 지갑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여행 동안 일본 지폐를 지갑에 넣지 않았다.
귀찮기도 했고, 그냥 눈에 비닐이 하나 보여서 거기에 넣어 다녔다.
이상한 비닐(?) 아니고 편의점 가면 담아주는 그런 비닐이다.
그리고 아이리와 호노카는 내가 비닐봉지에 지폐를 넣고 다니는 걸 보더니 자지러지게 웃었다.
(아이리)
- えぇ、財布持ってない? www
- 에에, 지갑 없어? ㅋㅋㅋㅋ(꺄르르)
(나)
- いや、お金を袋に入れると誰もこの中にお金があるのを思えないから
- 아니, 돈을 비닐에 넣으면 누구도 이 안에 돈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할 거니깐.
(아이리)
- でも、カバンを持って行くじゃん
- 하지만, 가방을 갖고 가잖아.
(나)
- あっ、それは思わなかった
- 아, 그건 생각하지 못했네.
나는 그녀들과 이야기하면서 내 발음에 대해 물어보았다.
(나)
- 発音大丈夫?
- 발음 괜찮아?
(아이리)
- えぇ、めちゃうまくじゃん
- 에에, 너무 잘하잖아.
아이리는 내 발음을 잘 알아들을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내가 말했을 때 일본인들이 못 알아듣는 경우는 없었다.
내 발음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 정도면 됐다.
내 목표는 소통이었으니까.
4. 논스톱 버스
아이리와 호노카는 나에게 버스 티켓 구매하는 것을 도와준 뒤 승차 홈까지 바래다주었다.
(아이리)
- ここからは一人でできるよね?
- 여기부터는 혼자서 할 수 있겠지?
(나)
- ありがとう。本当に楽しかった。
- 고마워. 정말 즐거웠어.
우리는 가볍게 포옹을 나누고 헤어졌다.
덕분에 버스 티켓을 구매하고 저렴하게 하카타까지 갈 수 있었다.
아이리와 호노카랑 있는 시간이 정말 즐거웠다.
근데 적고 보니 호노카가 말한 건 왜 아무것도 없지.
아마도, 아이리가 기억에 남는 말을 많이 해줘서 그런 것 같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하카타로 간다.
버스는 편했다.
우리나라 버스와는 다르게 뒤쪽에 화장실도 있었다.
고속버스의 화장실에는, 손을 가까이 대면 새소리가 나오는 센서도 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손님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그리고 화장실 변기에 앉아있어도 버스가 크게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기사님께서 부드럽게 운전해 주셨다.
일본 특유의 배려 문화가 나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아래는 논스톱 버스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해변을 지나갈 때 놓치지 않고 한 컷 찍었다.
바다가 참 예쁘다.
5. 여행의 목표 #2
버스를 탄 뒤 2시간 반이 흐르고 나는 게스트하우스로 왔다.
2박 체크인을 했다.
오늘 저녁 폴란드 친구 케이트와 약속이 있었지만
그녀가 대학교 일정 때문에 피곤하다고 해서 내일로 미뤘다.
그래서 오늘은 지인들의 선물을 사기로 한다.
오늘은 러쉬.
2-chōme-11-1 Tenjin, Chuo Ward, Fukuoka, 810-0001 일본
파르코 백화점 5층에 판다는 블로그 글을 보고 발걸음을 옮겼다.
한국인 점원도 있다고 했지만 오늘은 휴무라고 한다.
하지만 다른 남자 점원분께서 한국어를 아주 잘하셨다.
한국에 유학을 다녀왔다고 한다.
(점원)
- 아, 저 한국어 가능합니다.
(나)
- 헐 와 한국어 엄청 잘하시네요ㅋㅋㅋ
(점원)
- 한국에서 유학했거든요. (매장 내에서) 필요한 거 있으시면 말해주세요. (웃음)
(나)
- 네 감사합니다. (웃음)
정말 가격이 한국보다 저렴했다.
한국은 하나에 6만 원이었나.
거의 최대 50%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척척박사 김 박사님께 드릴 러쉬 [DIRTY]와 [BIG]을 골랐다.
[SALTY]도 사고 싶었지만 품절이라고 한다.
품절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른 제품들을 시향 하던 도중,
옆에 있던 한 여성분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갓난아기를 앞으로 맨 아기 엄마였다.
그리고 외모가 무척 앳돼보였다.
그리고 옆에는 친구 한 명도 같이 있었다.
(???)
- 韓国人の方ですか?
- 한국인분이세요?
(나)
- はい、韓国人です。
- 네. 한국인이에요.
그녀는 한국인분이냐고 물었고 나는 당연히 그렇다고 말했다.
아마 점원과 내가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물어본 듯하다.
가볍게 몇 가지 질문을 주고받으며 인사를 나눈 뒤 나는 다시 물건을 보기 시작했다.
근데 아까 그분이 갑자기 나에게 오더니 인스타를 물어봤다.
(???)
- インスタ交換したいです
- 인스타 교환하고 싶어요
(나)
- ...はい、いいですよ。
- 네 좋아요
나는 인스타를 알려주었다.
그녀의 이름은 '미사키'였고 19살이었다.
아이는 2살 배기 갓난아기였다.
나는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준 용기가 고마워서 밥이라도 같이 먹자고 했지만
그녀들은 이미 저녁식사를 마친 먹은 뒤였다.
(나)
- 夕飯は食べましたか?
- 저녁은 드셨어요?
(미사키)
- はい、食べました。
- 네 먹었어요.
그럼 잠깐 이야기라도 나누자고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녀들은 좋다고 했고 나는 계산을 위해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나는 곧 계산을 마치고 나왔지만 그녀들은 시간이 별로 없었다.
미사키는 지금 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미사키)
- 今用事があるので…
- 지금 용무가 있어서..
(나)
- そうですか。すみません。
- 그렇습니까.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그녀들끼리 작게 하는 이야기가 들렸다.
(미사키)
- インスタ交換したから..
- 인스타 교환했으니깐.. (괜찮아)
그렇게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나는 백화점을 나섰다.
그리고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배가 고파 음식점을 찾으러.
우동, 라멘, 카레 등등 꽤 많은 음식점을 들여다봤지만
사람들이 많아서 들어가기 싫었다.
그렇게 고민하면서 5분쯤 걸었을 즈음, 갑자기 내 앞에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 응?
앞을 보니 20대로 보이는 키 작은 여자 두 명이 걸어가고 있었고
그중 한 명이 내 눈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하얀 스웨터를 입은 그녀는 진하지 않은 쌍꺼풀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매는 어린 친구임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는 짧은 시간 동안 눈을 맞췄고
마주 오던 길을 지나친 뒤에도 뒤를 돌아 서로를 보고 있었다.
나는 손을 흔들어줬다.
그녀들도 웃으며 손을 흔들어줬다.
こんにちは
나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던
아이리, 아스카와의 첫 만남이다.
6. 여행의 목표 #3
그녀들은 19살이며 아이리는 대학생, 아스카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아스카는 한국어를 모국어처럼 잘했다.
일본인이 특히 발음하기 어려운 ㅂ, ㅁ 받침도 아주 능숙했다.
1년 정도 공부했다고 한다.
아스카와 아이리는 세븐틴을 좋아한다고 한다.
아이리는 세븐틴 그룹 내의 김민규 씨를 가장 좋아한다고.
아이리가 나를 보고 "안녕하세요" 인사를 했던 이유는
내가 한국인처럼 보여서 그랬다고 한다.
?
(나)
- 夕食は食べたんですか
- 저녁은 먹었어요?
(아스카)
- 食べました
- 먹었어요
아스카는 아주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내가 저녁을 먹었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고
그녀들은 이미 저녁을 먹어버린 자신들을 질타하듯 무척 아쉬워했다.
++++ 여기부터 아스카와 아이리랑 대화하며 알게 된 내용 ++++
1. 아스카와 아이리는 동갑이며 무려 4년 동안 친구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2. 아스카는 아이리를 무척 귀여워한다. 그리고 가끔씩 나도 귀여워해 줬다(?) かわいい
3. 아스카는 가라테를 9년 동안 배웠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아빠가 관장님이라고.
4. 아스카는 공차의 [흑당 버블티]를 아주 좋아했다. 매일 밤 먹지 않으면 잠이 안 올 정도라며.
5. 아스카는 현재 좋아하는 한국인이 있으며 고백을 할 거라고 했다. 무려 5살 연상이다. 그리고 그는 내일 후쿠오카로 온다.
6. 그는 아스카를 "우리 애기"라고 부르며 아스카는 그게 매우 설렌다고 한다.
7. 아이리는 성격이 귀여웠다.
8. 아스카와 아이리는 어플에서만 한국인이랑 대화해 봤으며, 한국인과 직접 만나 이야기하는 것이 내가 처음이라고 한다.
9. 아이리는 6시 반에 부모님이 깨워서 일어나 대학교를 가고 밤 10시에 하교한다고 한다.
10. 아스카는 최근 후쿠오카에 한국인이 정말 많아졌다고 한다.
11. 지금 이야기하는 이 공원도, 한국인들이 일본인에게 말을 엄청 많이 건다고 한다.
(오늘은 아이리가 나한테 먼저 걸었지만.)
12. 아스카는 한국어의 [아빠]와 [아파]를 무척 헷갈려 했다. 나는 이걸 공기의 흐름으로 알려주었다.
[아빠]보다 [아파]가 "하" 소리를 통해 복식호흡으로 공기를 내뱉어야 한다고. 근데 역시 어려운가 보다.
13. 아스카는 나에게 꼭 이 발음을 마스터하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 여기까지가 아스카와 아이리랑 대화하며 알게 된 내용 ++++
갑자기 아스카가 호칭을 정하자고 했다.
나는 고민하다가 장난으로 "저기요"라고 부르라고 했다.
ㅋㅋ
(아스카)
- 아 '저기요'는 너무 멀잖아요
'저기요'를 알고 있는 아스카한테 이 장난은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냥 "유진아"라고 부르라고 했다.
참고로 나는 국제 나이로 24살이고, 아스카와 아이리랑은 5살 차이가 난다.
아스카는 나에게 "유진아"는 반말이 아니냐고, 정말 써도 되냐고 재차 물었고
나는 나이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이야기가 잘 통하니 친구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스카는 곧바로 나한테 반말을 때렸다.
(아스카)
- 유진아
기분이 뭔가 이상했지만 괜찮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깐.
그리고 나도 "아스카야" "아이리야" 불러주었다.
아스카와 아이리는 그게 너무 설렌다고 말해주었다.
근데 이 둘은 지금 나에게 "유진쿤"이라고 부른다.
(그럼 호칭은 왜 정한 거지? 아마 반말이 신경 쓰였나 보다)
아스카가 나에게 물었다.
(아스카)
- 아이리 너무 귀엽지 않아요? 아이리랑 사귀고 싶지 않아요?
- (일본인이 한국말로 말하는 거 맞음)
(나)
- 分からないよ、遠すぎるから。
- 몰라. 너무 머니깐. (한국인이 일본말로 말하는 거 맞음)
(아스카)
- 그럼 가까웠으면 사귀었어요?
(나)
- 글쎄..? あ、そんなこと聞かないで~ (아 그런 거 묻지 마~)
(아스카)
- えぇ、可愛い~~
- 에에 귀여워~~
아스카는 짓궂다.
우리가 한국말로 대화하는 걸 가만히 듣던 아이리는 무슨 이야기냐고 물었다.
아이리는 한국어로 아주 기본적인 인사말밖에 할 줄 모른다.
나는 장난을 쳤다.
(나)
- 私たちだけの秘密~~
- 우리들(나와 아스카)만의 비밀~~
(아스카)
- 悪口、悪口
- 욕이야 욕 (아이리에게)
(아이리)
- えぇぇぇぇぇ
- 에에에~~
그러자 아이리는 나에게서 멀리 떨어지며 너무하다고 말했다.
한참 어린 동생처럼 귀여웠다.
7. 여행의 목표 #4
아스카는 일본어를 어떻게 공부했는지 내게 물어봤다.
나는 6개월 독학, 1년 반 동안 어학원을 다녔다고 이야기했다.
아스카는 일본어의 어떤 발음이 제일 어려운지 내게 물어봤다.
(나)
- それが一番難しかった、[5つずつ]。
- 나 그게 제일 어려웠어, [5개씩]
(아스카)
- 言ってみて、たちつてと!
- 말해봐. 타치츠테토!
(나)
- たちつてと!
- 타치츠테토!
(아스카)
- え?できるじゃん。
- 에? 할 수 있잖아.
"5개씩" 을 뜻하는 단어가 [잇코즈쯔]랑 [이츠쯔즈쯔]가 있는데
후자가 발음하기 어려운 편이다.
나는 반대로 한국어에서 뭐가 가장 어려운지 물었다.
아스카는 "아빠"와 "아파"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아래는 그 증거 영상이다.
8. 헤어짐
헤어질 시간이 되고 나는 그들을 배웅해 줬다.
아스카와 아이리는 열차 티켓을 샀다.
그리고 성격 급한 아스카는 인사할 틈도 없이 아스카가 재빠르게 개찰구를 통과했다.
그 모습을 본 나는 뒤에 있는 아이리에게만 인사를 건넨 뒤 가볍게 포옹을 했다
(나)
- 楽しかった
- 즐거웠어.
(아이리)
- 私も楽しかったです
- 저도 즐거웠어요.
...근데 그걸 본 아스카가 소리 지르며 개찰구를 역주행해 나에게 달려왔다.
(아스카)
- えぇぇ!!!
- 에에에!!
아스카는 이미 티켓을 기계에 넣고 개찰구를 통과했지만 그런 것 따위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그렇게 뛰쳐나온 아스카랑도 가볍게 포옹을 했다. (웃음)
우리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크게 웃었다.
결국 아스카는 철도 운행사 직원에게 양해를 구한 뒤 다시 개찰구로 통과할 수 있었다.
이 두 명의 친구들 덕분에 오늘 밤이 즐거웠다.
텐진 역에서의 밤은 앞으로로 잊지 못할 것 같다.
능숙한 아스카의 한국어가,
특히 아스카와 한국어로 대화할 때,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리가 갸우뚱하던 그 표정을.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준 용기가 대단히 고맙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다.
'일본여행 > 24.Nov.2022 ~ 30.Nov.2022 일본 후쿠오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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