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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창작/어머니의 묘한 삶, 묘연사

묘법연화사 (2011.11.25.)

by EugeneChoi 2024. 11. 27.

묘법연화사

대세지보살/ 석가모니불/ 관세음보살

이 세상에서 볼거리가 셋이 있으니
첫째는 명산이요

둘째는 명산에 있는 대찰이요

셋째는 명산 대찰에서 도 닦고 있는 대사들이라는 것이지요.

불암산 묘법연화사
결코 화려하지도 않고
고대광실 높은 집에 울긋불긋
단청 요란함도 아니고
현실에 맞춰 정리정돈 깔끔한 것도 아니다.
여뉘 절들처럼 시끌벅적 신도님들
오가는 것도 아니고
전법도량 이라고 떠들어 대는 것도 아니다.
불암산 묘법연화사는
그대로 부처님 자비 도량일 뿐입니다.
모든 탐욕심을 버리고
오로지 대승 보살행을 닦아 가고 있는
진솔한 삶의 청빈한 수행자

석천대사가 이승에서 잠시 머물고 있는
수행처일 뿐입니다.

수행처란
화려할 필요도 클 필요도 없습니다.
바위 위라도 좋고 나무 아래라도 괜찮습니다.
꼭 잘 지어놓은 사찰이라야
수행이 잘되는 것이 아닙니다.
수행은 아무곳에서나 할수가 있는 것입니다.
수행중에 비 바람 피할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고 고마울 뿐이지요.
묘법연화사는 비 바람 피하기에도 부족하지만
그래도 대중들은 즐겁고 행복합니다.
대사님과 공양주.견공 12 마리 고양이 5 마리
토끼 1마리 동네 까마귀 까치 비둘기 참새들
이름모를 여러 새들까지 몰려와서
이래저래 어울려 바쁘게 살아 가고 있는
도인의 남루한 띠집

대사님의 덕향이 넘쳐나는
가장 편안하게 도 닦을수 있는 절집인 것입니다.
화려함을 찾아 편함을 좇아 보기좋은 높은 집들
구경거리 재미삼아 여기저기 다니면서
자신만의 이기심과
내 가족들만의 풍요로움을 갈구하며
일생을 편히 살고자 하는 이들이
눈돌려 들여다 볼 곳이 아닙니다.
센 바람이 불면 지붕에 올라가
여기저기 날아 가려는 장판지 조각들을
붙잡아 매야 하고
폭우가 쏟아지면 새는 빗물 막으려
부지런히 애써야 합니다.
우리 견공들 추울까봐
이곳 저곳 비닐로 틀어막아 보기에도
어줍잖은 허름한 처소입니다.
많은 이들이 와서 부처님께
피워 공양 올리는
향내가 아닌 개똥 새똥
이제는 토끼똥까지 곁들여
구리고 누린내가 심히 풍기는 곳입니다.
그러나 이 정도는 누구나가
다 참을 수 있는 것이지요.
굳이 코 막고 인욕이란걸 내세우지 않아도
나 자신들을 생각한다면
사람 똥 냄새는 더 구리고 더러운걸요.
제 각각 제 몸들에서 나는 냄새는 또 어떻구요?
탐욕과 진심 치심이 많을수록
냄새는 더 지독해서
더 멀리까지 구린내가 진동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그 오물 마구버려
시궁창 썩는 냄새로
지나가는 이들 고개 돌리게 하고
거기에다 각자 몸에서 떨어지는 터래기
먼지는 눈이 밝지 못해 보지 못할뿐
잠시 꾸미고 씻었다 해서
나보다 못 꾸민이들 보면 손가락질하고
웃는 우스꽝스러움이 더 구린내가 나지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잖아요.

부처님 똥은 향내가 났을까요?

생전에 저의 시어머님 말씀
부처님도 똥구멍은 지저분 하니라.
그래서 너 자신을 알라
는 명언을 남겨 주신분도 계시고.
나 자신부터 밝게 살펴 안다면
전생 악한 죄업보로 인해 잠시 축생 탈을 쓰고
여건이 맞지 않아 목욕도 잘 못하고
기어 다니며 배 고프면 오로지 먹을 것만 찾는
이들 견공들을 봄에도 오히려 애민히 여겨
겸손하고 너그럽고 부드럽게 진심으로
대할수가 있는 것입니다.

개 고양이 새들......
무엇하나 바랄것 없는
그지없이 단순하기만 한 축생들.
이들을 보살피고 감동시키지 못한다면
어찌 감정기복이 순간순간 찰라 사이에
천변 만화 하는
인간과 뭇 중생들의 마음을 살필수가 있겠는지요.

잔인함이 많은 환경에 버려져
두려움에 떨고 굶주려 있는
가엾은 생명들을 데려와
여생을 배고프지 않고 편하고 자유롭게
살아갈수 있도록
그 편리를 도와 줄 뿐인
부처님 자비도량 묘법연화사입니다.
수행은 누구나가 다 해야 하는 것.
젊어서 활발발 할 때 도 닦아야
늙어서 병이 없고 빛이 나고
자식들 의지해 고생 시키지 않고
나라에서 주는 밥 한끼 얻어 먹으려고
할일 없이 쭈그리고 앉아서 마냥 기다리는
어리석은 일들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혜로운 덕행으로 남을 돕고
부지런히 움직여 게으름 없애고
신심을 정갈히 하여
나고 죽는 때에 한가하고 자유로울 것입니다.

연화사는 묘한 법을 공부해서
한송이 연꽃을 피우려는 곳입니다.

처렴상정(處染常淨).

오염된 곳에 있으되 물들지 않고
항상 언제나 청정코자 합니다.
냄새나고 더러운 예토(穢土)
똥무더기 오물. 울퉁불퉁 오르락 내리락
불안하고 위험한 오탁악세에 의지해 살면서
내몸보다 먼저 중생들을 아껴주고
묘한 법을 배우고 익혀
한 송이 연꽃을 피우고자 함에
띠집인들 어떠하며 냄새난들 어떠하리요!

묘법 연화사.

이미 준비된 스승 있으니
인연 있는 자들이여!
눈 씻고 귀 닦고 어서들 오라.

석천대사 [釋天大師]
다시는 사바에 환생치 않는 다네.
인연 있는 자 구제코자 하니
눈 뜨고 싶은 이들이여!
어서 와
깨달음 얻으라.

2011.11.25
묘법 연화사
공양주 관음 김숙희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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