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한마리
오늘 새벽 2시에 대사님께서 토끼 한 마리를 안고 들어 오셨다.
버려진 불쌍한 생명 또 하나 거두어 오신 것이다.
함께 해야할 가족이 더 늘어났다.
우선 먹을것 부터 챙겼다.
배추잎이랑 무우잎 사료도주고.
다행이 다 잘 먹는다.
실컷 자고 아침에 일어나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본다.
우선 토닥여서 안심 시킨후 안고 쓰다듬어 주었다.
가만히 쳐다 보더니 냄새도 맡고 이리 저리 기운을 느껴본다.
어떤 인간인가 하고.
안심이 되었는지 두눈을 지긋이 감고 품속을 파고 든다.
가만히 살펴보니 갈색털에 제법 큰 숫놈 순둥이다.
사람손에 길들여져 살다가 버려졌다.
토끼는 자기가 왜 버려져야 하는지를 알지 못한채 버려졌을 것이다.
우리는 토끼 아들이 하나 생겨난 것이다.
어젯밤 영신여고앞 수퍼근처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집에서 기르던 토끼를 버려놓고 갔다는 것이다.
저대로 두면 얼어 죽을 거라고 수퍼아저씨가 걱정을 하면서
스님이 데려 가셨으면 해서 놀이터로 가셔서 토끼보고
너 이놈 나하고 인연이 있으면 우리집으로 가자.하시고는 붙잡아 안고 오신 것이다.
대사님은 이렇게 버려진 수많은 불쌍한 생명들을 거두어서 보살펴주셨다.
세상사람들은 쉽게 인과를 무시해 버리며 살아 가고 있다.
먼 먼 훗날에 생이 바뀌어 토끼가 부모가 되고 아이가 그의 자식이 되어서
부모를 버리는 일이 생기게 되면 내가 전생에 무슨죄를 지었다고
땅을치고 통곡하며 후회한들 이미 때는 늦고
무심히 생명 내다 버린 금생의 잘못 깨달을 길 없으니 어찌하리요!
차라리 인연을 맺지나 말것을........
어디 보자. 우리 순둥이 이름부터 지어야지.
신묘년에 들어왔으니 신묘묘 순둥이라고 하자.
어린 막내 견공 사미타가 와서 먼저 인사를 한다.
이슬이도 와서 얼굴을 익히고 보름이도 와서 보고
설공이도 아공이도 몰려와서 궁금증을 풀어본다.
신묘묘 순둥이다. 서로 잘 지내야 한다.
묘묘가 쓰다듬어 주는 나를 올려다 보며 하는말
여기가 무슨 동물농장이예요? 왜 이렇게 강아지들이 많아요?
제가 제대로 찾아온 거예요?
그렇단다. 그러니 안심하고 편히 지내렴.
대사님이 널 보호해 주실거다.
법화독경 많이 듣고 해탈하거라.
다시는 이 축생의 탈을 쓰지 말거라.
부지런히 도 닦아서 성불도 이루거라.
신묘묘 네 앞길에 부처님 자비광명 항상 하시길
이 엄마가 두손 모아 기도한다.
2011.11.22.화요일
신묘묘 순둥이 들어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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