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 25일 차.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오늘은 밖의 날씨처럼 내 마음이 편안해. 바람이 불지 않는 잔잔한 호수 본 적 있지? 지금 바로 그 마음이야. 사실, 상담을 받았거든.
처음에는 머리가 텅 비어 있는 느낌으로 상담을 시작했어. 목격자가 된 내가 범죄현장을 생각나는 대로 말하듯이 말이야. 중간쯤 진행됐을 땐 내가 이야기를 주도했지. 내용은 주로 내 증상이었어. 상담이 종료된 후 느낀 거지만, 상담받는 중에는 정말 편안했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여러 이야기들을 나눴지.
잠시, 마음이 흐트러졌어. 정리하자. 호흡에 집중하고 넓은 초원을 생각하자. 오늘만큼은 사색을 즐길 수 있겠어. 머릿속이 정리된 것 같아. 수많은 도형들이 합쳐져 하나의 도형을 만들어낸 것 같아. 가끔은 이렇게 정리해 줘야 살 것 같아. 마음은 계절처럼 돌고 돌지만, 하루쯤은 정체기가 있어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유진아, 언제나 빛나는 별이 되어 멀리 멀리 나아가. 언제나 응원해, 사랑해!
오늘의 한 줄 평 : 타임머신처럼 내 시간을 멈춘 것은 무엇일까. 장소일까? 존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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