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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창작/어머니의 시

또 한번 세상과 부딪치는 소리...세월 저 너머 (2012.01.08.)

by EugeneChoi 2024. 12. 4.




세월 저 넘어......


산사의 풍경소리.

업풍으로 다가와
인연으로 부딪치는
또 한 번의 풍경소리.
참으로 묘한 음이어라.
모든 원한 떨구어 버리는
의초 선후배의 절묘한 엮임.
100년의 세월 안에
웃고 울은 인생의 희비극이여.

내 아버지의 모교
사제와의 인연꽃
오래도록 향기롭길 바라는 마음
어린딸의 인생길은
모두의 기억에서 사라져야 했습니다.
세상과 멀어진 곳. 그곳에서
오랜 세월...
태어나 아버지가 지어 불러 주시던
내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홀로
세상을 살아야 했습니다.

사랑하는 내 어머니도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보고픈 어린 동생들 모두
그리움 속에 묻어 두고
부모님 쏟을 눈물 애써 외면 하면서
어린 딸의 인생길은
높고 깊은 산속으로 묻혀져야 했습니다.
내 아버지 그토록 존경하시던
은사님의 손에 이끌려서요.

그때부터 내 아버지 내 어머니는
정신줄 놓고
넋이라도 있고 없고
혼이라도 나타나길
눈만 뜨면 보여 오는
내 딸 찾아 헤매이길
어디인들 못 가셨겠는지요.
웃음 잃은 가족들은
날마다 애타는데
가까이서 지켜보는 그 은사님은
어떤 마음 이었을까요?
학교를 위해서?
사제간의 정을 위해서?
아님 본인의 평생 공 들인 업적을 위해서?
모르는 척 묵인하고 넘어가야 할 일이었습니다.
세상사 희비극의 한 장면인 것이었습니다.

필요할 땐 데려다가 원없이 쓰고
쓰임이 끝나면
 야멸차게 내동댕이 쳐 버리는 것이
또하나 허울좋은 세상의
사제간의 정 이기도 한가봅니다.

2012.1.8
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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