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 11일 차.
꽃잎이 다가와 시선을 훔쳤다. 내 눈은 꽃잎의 흔적을 뒤쫓았다. 그 길목엔 예쁜 둥근 달이 떠 있었다. 달은 하얗고 작았다. 달은 본연의 빛줄기로 내게 이름을 말했다. 白月. 백월은 신기한 물체였다. 코앞에서 보았을 땐 황폐화 그 자체지만, 아주 멀리.. 멀리서 보았을 때는 그 모습이 마치 눈동자 같다.
내가 백월을 기다리는 이유, 좋아하는 이유도 말할 수 있다. 친구보다도 가족보다도 좋은 이유를 말할 수 있다.
매일 밤 잊지 않고 나를 바라보고, 찾아왔으며, 말을 걸어주었다.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내 말에 응답을 한다.
언제부터였을까. 그는 나를 매일 찾아오고 말을 걸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태어나서 바로 말을 걸어줬어야 했고, 밤을 새지 말았어야 했다. 백월은 그 자체로 나를 사랑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은 의도를 해석하지 못한다.
이 세상의 사람들은 전부 다르며 결코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해서도 아니된다.
오늘의 한 줄 평 : 이 세상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나'와 '나'가 아닌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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