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엄마3

어머니께 어머니 사랑해요. 어머니 보고 싶어요. 그보다요. 궁금한 게 하나 있어요. 줄곧 강아지 없는 곳에서 살고 싶다 하셨잖아요. 강아지 없이 삼 형제와 넷이서 사는 날이 언제 올까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잖아요. 근데요 그렇게 들으면서도 참 이상하다 싶었어요. 허리가 아프다 다리가 찌른다 하셔도 언제나 강아지들 깨끗이 목욕시켜 주고시끄럽다 더럽다 지저분하다 하셔도 아롱이 다롱이 안아주시고 예뻐해 주셨잖아요.사실은 강아지들 많이 사랑하셨지요? 뭉치 칠순이 칠복이 칠칠이 설공이 아공이 사오정 일순이 대보름 준이 사미타 이월이  로또 아롱이 다롱이 짱아  대통이 방통이 꼴통이 몽실이 복실이 정실이  짧은 27년을 살아온 제가 보아도 예쁜 그 아이들을 어머니가 보셨을 때는 얼마나 사랑스러웠겠어요. 아직도 그때가 많이 기.. 2025. 2. 14.
[쌈지마당] 한글을 읽기 시작할 때부터 어머니는 우리 형제들에게 한자를 가르쳐주었다. 사람인변, 두인변, 받침, 제부수 등 손수 한자 부수들을 표로 만든 뒤 코팅하여 우리 형제들에게 하나씩 소리내어 읽어주었다. 천자문과 사자소학은 어린 삼 형제들의 교재였다. 날이 좋을 때는 불암산 산속이나 쌈지마당에서 돗자리를 펴고, 구름이 잔뜩 낀 짙은 날이면 집에서 우리 삼 형제는 늘 어머니와 함께 천자문과 사자소학을 공부하였다. 집이 학당이었고 어머니가 선생님이었고 우리들은 어린 학생들이었다. 하늘 천, 땅 지, 검을 현, 누를 황. 집 우, 집 주, 넓을 홍, 거칠 황. 날 일, 달 월, 찰 영, 기울 측. 별 진, 잘 숙, 벌일 렬, 베풀 장. 느티나무 고목이 그려낸 커다란 그늘이 시원하다. 불암산 너머로부터 실.. 2025. 1. 30.
22-May-2024 마음 #일기오늘은 왠지 한국어로 일기를 쓰고 싶은 날이다.회사를 잠시 그만두고 영국으로 온 지도 어느덧 7개월째다.나의 많은 것이 변했다.영어도 많이 늘었지만, 내 스스로도 확실하게 바뀌었다고 확신하는 하나는 바로 성격이다.더 외향적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삶의 가치관, 삶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외국인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아주 가끔씩 사랑도 했다.돈이 중요하지만 우선순위가 아니란 것도 몸으로 느꼈고앞으로 내가 뭘 해야 할지도 머릿속에 어느 정도 그려진다. #철학예전에는 돈을 벌기 위해, 잘 살기 위해 노력했다면이제는 그냥 산다. 정말 그냥 산다.이걸 풀어쓰자면 정말 많은 것을 이야기해야 하기에 풀지는 않을 것이다.그냥, 정말 내가 많이 변했다. 앞으로도 많이 변하겠지.무언가.. 2024. 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