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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문화생활/시시한 하루

[#13] 낙화 - 이형기 (2022.09.21. 적음)

by EugeneChoi 2025. 4. 23.

2024/04/18, Woodingdean Lawn Memorial Park , Brighton, The UK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 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쌓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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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하고 시를 찾아온 당신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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