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 호두
대사님께서
박스시주 받아 오시는 그랜드마트 뒷산 언덕에
호두나무가 있다.
풀숲으로 떨어지는 호두를 찾기 힘드시니까
대사님이 꾀를 내셨다.
풀숲 위로
박스들을 켜켜로 차례차례로 요래요래 펼쳐 놓으셨다.
이제 호두가 떨어지면
모두가
졸졸졸졸
한 곳으로 모여들게 됐다.
날마다
대사님은 가셔서
옹기종기 소복이 모여 앉아 있는
귀여운 햇 호두를
부지런히 주머니로 줏어 넣어 오시기만 하면 되시는 거다.
오늘은
풀숲으로 떨어진 햇 호두를
다섯개 갖고 오셔서
맛있다고 먹어 보라고 하신다.
방바닥에 놓고
손바닥으로 탁! 탁! 치시면
햇호두는 짝! 짝! 깨지면서
올록 볼록한 속살을 예쁘게 드러낸다.
아직은 덜 익어서
야들야들한 햇호두를
단단한 겉껍질에서 꺼내
속껍질 벗겨서 먹어도 고소하니 맛있고
그냥 씹어 먹어도 쌉싸르하니 맛있다.
올해는
맛난 햇 호두를
대사님 꾀+ 박스들 수고 덕에
한곳으로
졸졸졸졸 모여 들어 주는
동그란 호두를
고소하니 맛나게
많이
잘 먹게 될 것 같다.
...ㅋㅋㅋ...
수고는 모두
대사님 몫.
***^^***
2013. 9. 11
백로절기 중간에
관음
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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