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장례식
나의 막내 여동생이
어렸을때에
아삐가 주신 1000원짜리 지폐 한장을 들고
과자를 사려고 골목길을 막 뛰어 나가다가
그만 달려오는 택시에 부딪혀 공중으로 붕 떠올라
저쪽으로 가서 뚝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택시기사님이 너무 놀란 모습으로 여동생을
집으로 데려 오셨는데 다행히 겉으로 상처가 없어서
아버지는 막걸리와 안주를 준비해서
택시기사님을 위로하셨지요
얼마나 놀라셨겠냐고요
세상 살다보면 이런 저런 별일 다 겪지않냐고 하시면서
우리아기는 걱정말라고요
안심하고 운전 잘 해서 잘 가시라고요
그 후
여동생이 초등학교 들어가고부터 다리가 무릎이 아프다고
자주 보채고 울고 학교가기 힘들다며 괴로워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아픈곳이 드러나는거였습니다
친구스님이 공주 산수유집 할아버지께 데려가 보자고 해서
막내여동생을 방학을 기다려서 공주 산수유집
할아버지계신 곳으로 데리고 갔지요
그 곳에서 할아버지께 치료 받으며 여러날을 있었습니다
여동생은 방학이라 맘놓고 있었고
또 할머니께서 잘해주셔서
여러날을 치료할수 있었습니다
그후 지금껏
아들 하나 딸 둘 엄마로 시부모 모시는 며느리로
모회사 회장 사모로 열심히 사는데요
다리 아프단 말 없었답니다
바로 이러함이 신력의 공덕에 힘입음인가 봅니다
할아버지는 멀리 갑사 마곡사 근처 마을까지 가셔서
아픈이들을 치료해 주시고는 그냥 집으로 오신답니다
점심 대접도 차비도 안 받으시고요
내가 그집에 곡식한톨 보태준것도 없는데 무슨...
하시고 마십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이세상에서 사시면서 28명인가..
꼭 병을 고쳐 놓고 가셔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하셨지요
그야말로 법없이도 사실분이란
이 할아버지 같으신 분인가 봅니다
할아버지께서 돌아 가시고
추운날 마당에 장작불 피워놓고 멍석 깔아놓고
동네분들 모이셔서 신나게 윷놀이도 하시고
밤새껏 노시는 모습이 초상집이 아닌
잔치집 같았습니다 웃음소리가 넘쳐나고요
참으로 더 오래 사셨으면 좋으셨을 분
모두 아쉬워 하시고 좀더 사시지
왜 이리 빨리 가셨나 하는 아까움이 밀려오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농사 지으시면서 순박하신 삶으로
어려운 시대 우리나라 만 백성들이 배고프지 않게
잘 살수있게 되기만을 40년이 넘도록 오로지 일념으로
기도해오신 할아버지셨습니다
꽃상여에 누우셔서
소리꾼들 소리에
앙- 앙- 울면서
따라 오시는 할머니 보시며
뒷동산 언덕길 돌아 굽이쳐 가는
할아버지의 흔들리는 꽃상여가
어쩜 그리도 아름답게 보였는지요
아름다운 인생
소박함과 진실된 삶의
마지막 가는 평온한 모습이
그림같은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주위 아는이 모두가 웃으면서 보내 드릴수 있는
고운 분이셨습니다
지인들의 맘속에 고마움만 가득 안겨 놓으시고요...
할아버지께선
지금 계시는 곳에서도
아마 주위분들을 위해
최선의 아름다운 일들을 펼치고 계실 거예요
공주 아름드리 산수유나무 울 가득하고
노랑꽃 빨간열매
뒷마당 장독대 우물가에도
10남매의 재잘거림속에 함께 피고 익어갈때
할아버지의 진실하신 마음은
앞뒤 온 산천을 다 덮었답니다
공은 공대로
복은 복대로
할아버지 계신 곳에서
최고의 복락 누리소서.
2012.9.8 백로절
넷째딸 친구가요
할머니도 한잔 잡수시고요 ~
할아버지께서도
따뜻한 차 한잔 잡수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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