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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20

2024-10-27 (일) #임대주택스님은 백사마을을 떠나고 공공임대주택으로 입주하셨다.22층의 햇살 좋고 전망 좋은 집이었다.월세도 13만 원 정도로 부담이 없다.우연의 장난일까, 그 시기에 맞춰서 어머니는 중환자실로 들어가셨다.이제 좀 나은 삶을 사실 수 있었을 텐데.어떻게 시기가 이렇게 맞지 않을까. 아파트 단지 사이로는 당현천이 흐르고여기에서는 종종 축제와 다양한 행사도 열린다."엄마 몸이 괜찮았을 때 여기로 왔었다면나름 편안하고 재밌게 사셨을 텐데.이웃들이랑 이야기도 나누고사람 지나다니는 것도 구경하고가끔씩 강가 산책도 나가셨을 텐데. 보니까 아파트 입구에 경사로도 있더라고.어머니가 편하게 왔다 갔다 하셨을 수도 있었는데. ""그러게. 살기 좋은 곳이네.노후를 여기서 편안하게 보내셨을 텐데."  어머니에게 암보험, 사망보.. 2024. 10. 27.
2024-10-26 (토) #인간인간은 경험으로 배운다.유전자에 저장되어 있는 본능도 있지만, 특히 인간의 뇌라는 존재는 태어나고 자라면서 이 세상에서 살아가기 적합하도록 성장한다.그래서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이 있다.그래서일까, 우리는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을 평소에 잘 귀담아듣지 않는다.하지만 결국 일이 터지고 나서야누군가를 떠나보내고 나서야이 세상에 홀로 남겨지고 나서야 그제야 깨닫는다. 그제서야 눈물을 흘리며 배운다. 그러니 후회해도 괜찮다.누군가를 잃어보는 것도 처음이고이렇게 슬퍼하는 것도 처음일테다.더욱이, 나는 아직 이 세상에 남아있으니, 나 스스로에게, 그리고 세상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더욱 잘하자-. 라고 생각한다.하지만,역시 경험으로 배우는 것은 달지 못해 쓰다.  #누군가에게 잘한다는 것왜일까.충분히 행복했던 .. 2024. 10. 27.
2024-10-23 (수) #면회23일 수요일에 어머니를 보러 갔다.어머니의 손과 팔은 전보다 더 부어있었다.얼굴은 또 왜 이렇게 부었는지.내가 먼저 15분 간 면회를 하고 동생이 뒤이어 15분을 사용했다.오늘은 며칠이고 지금은 몇 시고, 밖에 날씨는 어떻고..어머니께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머니한테 좋은 말을 더 해드릴걸.""예를 들면?""곧 나아질 거라고. 다 괜찮아질 거라고.걱정하지 말고 잘 쉬고 계시라고...""금요일에. 그때 말씀드리자.""그래." 동생이랑 중계본동 은행사거리로 향했다.아침도 먹지 않아서 출출하던 차에 마침 길가에 국숫집이 보였다.칼국수를 한 그릇씩 주문하고 먹으려던 찰나병원으로부터 온 전화가 우리의 식사를 방해했다. "여보세요?...네. 네. 아, 네. 지금 갈게요."동생은 전화를 끊었다... 2024. 10. 27.
2024-10-22 (화) #연락오늘 오후 두 시경, 동생한테서 연락이 왔다.침착해 보이려 애쓰는, 울먹이는 목소리였다."인니형. 지금 바로 병원으로 올 수 있어? 어머니가 곧 돌아가실 것 같대""아, 응. 지금 바로 갈게."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업무 중이던 컴퓨터 본체 전원 버튼을 눌러 대충 끄고 짐을 챙겨 회사 밖으로 나왔다.병원까지는 두 시간이 걸렸다. #상태"어떻게 오셨어요?""어머니 소식 듣고 왔어요. 김숙희 님이에요"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어머니 상태가 괜찮아졌다고 했다.다행이었다.갑작스럽게 혈압과 산소 포화도가 감소했다고 한다.다행히 간호사님들이 조치를 해주어서 위기를 넘겼다고.하지만 의사는 말했다, 이런 일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어머니의 팔과 다리는 이틀 전보다 더 부어있었다.몸에 물이 차있다고 한다... 2024. 10. 23.
2024-10-19 (금) #병원일주일 만에 병원을 찾았다.불과 일 주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병원 내부에는 새로운 이벤트가 있었다.[... 병원 측의 부당 대우와 오래된 의료시설 등으로... 파업을 하기로 ...]의료진이 부족하다나, 의료 시설과 소모품 등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나. #어머니어머니가 계신 제2중환자실은 지난번에 방문했을 때랑 같았다.바뀐 것이 있다면 어머니 몸에 새로 삽입된 또 하나의 장치.피를 빼내 노폐물을 거른 뒤 다시 체내로 투입시키는 투석 장치 같았다.위생용 가운을 걸쳐 입었다."어머니, 저 왔어요.둘째 왔어요~" 한껏 신나 보이는 듯이 어머니에게 인사를 건넸다."..."어머니의 손을 꼭 감싸 쥐었다. 손은 차가웠다. '지난번엔 분명 손이 따뜻했었는데..'나는 두 손으로 어머니의 손을 주무르기 시작.. 2024. 10. 19.
2024-10-14 (월) 투석 #어머니신장 기능도 점점 떨어져 투석까지 진행하게 되었다.그것 또한 비용이 만만치 않다. [10월 아니면 11월에 돌아가실 듯]동생이 카톡으로 말했다.동생은 어머니 면회를 자주 간다.병원 의사와도 자주 접촉하겠지.그래서 늘 새로운 정보를 보내준다.어머니가 괜찮아졌는지 혹은 심각해졌는지 등의 정보 말이다.안타깝게도 어머니가 좋아졌다는 정보는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다. 음.이제 슬슬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아니, 마음의 준비는 4달 전, 어머니가 의식을 잃었을 때부터,내가 영국에 있었을 때부터 하고 있었다.'내가 영국에 있을 때 돌아가시겠거니-' 생각했는데, 오래도 버티셨구나....아마 또 나는 울고 말겠지. #장례형이랑 동생이랑 장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내가 다니는 회사에서 무료로 장례 지원이 가능하다고 .. 2024. 10. 14.
2024-10-09 (수) 연명수술 반대 #어머니어머니를 찾아뵀다.영국에서 돌아온 이후 처음이었다.그 장소는 제2 중환자실이었다.밥을 네 달째 드시지 못해서인지 몸이 야위어있었다.'밥 좀 잘 챙겨 드시지' 간호사는 내게 말했다."환자분께서는 격리가 필요한 상황이라, 위생가운을 입으셔야 해요"어머니로부터 두 침대 옆에는 의식이 없으신 할머니 한 분이 누워계셨다.그때 잠시나마 이런 생각이 들었다.'우리 어머니 그래도 덜 창피하셨겠네. 외롭진 않으셨겠네.' #어머니"어머니, 저 돌아왔어요.""...""어머니.""..."어머니는 눈을 감고 계셨다.편해 보이지 않은 표정으로 누워계시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것은 쉽지 않았다.언제부터 흐른 걸까, 어머니의 눈 주위로는 눈물이 가득했다. "둘째 돌아왔어요. 영국에서 돌아왔어요"어머니는 아무 말도 없으셨다.몇 초.. 2024. 10. 10.
2024-03-16 ~ 2024-10-06 (일) 2024-03-16동생이 보내온 사진.어머니는 살구색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계시고 그 주변으로 십여 마리의 강아지가 지키듯 앉아있다.곰돌이-갈색 강아지 이름-는 진작에 오른쪽 눈에 백내장이 찾아왔다.이때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괜찮았다.   2024-03-27어머니는 갑작스럽게 중환자실로 이동했다. 아니, 예상하고 있었기에 갑작스러운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어머니는 이제 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  2024-04-03상태가 악화되어 어머니는 양안이 실명되었다.오른쪽 눈은 회복이 불가능하고, 왼쪽은 회복되더라도 빛의 밝기 정도만 확인 가능하다고.사실, 이것도 기적이 일어나야 가능할 수준이라고 한다.당뇨로 인한 면역 저하로 축농증이 발생했고 그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혹은 감염으로 인한 축농증.일반인.. 2024. 10. 6.
2023-10-10 (화) 가족 #서핑보드양양으로 가서 팔았다.크랙이랑 깨진 부분이 있어서 수리비를 빼고 받았다.오랜만에 바다를 보았다. #가족10월 7일에 어머니를 뵈러 을지병원으로 갔다.그날은 원래 가족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었다.가족여행이라고 해봤자 남들 가는 해외여행 국내 유명 관광지 이런 게 아닌그냥 어머니 데리고 어머니 들르고 싶은 절에 가는 것이었다.근데 어머니가 갑자기 아프다고 하셔서 입원하게 되었다.위가 아파서 밥도 못 드시고 계신 데다 집에서 넘어져서 갈비뼈가 아프시다고.그래서 우리들의 아지트는 절이 아닌 병원이 되어버렸다.그래도 나쁘지 않았다.어머니를 뵈러 가서 사진도 같이 찍고 웃으면서 이야기도 나누었다.우리 삼 형제가 어머니 병실로 들어가니같은 병실의 어르신들께서 많이 부러워하셨다."아들만 셋이니 든든하겠어""쌍둥.. 2023.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