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창작/어머니의 묘한 삶, 묘연사96 새 가족이 생겼어요 (2011.12.11.) 어제 일순이가 할머니 손에 이끌려서 우리집으로 왔다. 살던 곳에서 쫒겨나 더 이상 어느 곳으로도 갈데가 없어서 다시 이곳으로 왔으니 일순이를 받아 달라며 억지로 끌며 데리고 왔다. 일순이는 할머니랑 헤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고 안간힘을 쓰며 할머니를 따라 갈려고 울부짖고 난리다. 할머니도 많이 편찮으셔서 일순이를 이곳에 맡겨두고 멀리 있는 동생네 집으로 내일 떠나실 거라고 하신다. 이별의 순간은 누구나 고통스러운 것이다. 더군다나 한 가족이 되어 깊은 정으로 함께 살다가 피치못할 사정에 의해 찢겨져야 하는 아픔은 더욱더 애타고 가슴이 찢겨지는 고통을 느껴야 하는 것이다. 우리집에 방을 하나 더 만들어서 할머니랑 일순이랑 같이 사시도록 해드리면 안되겠느냐고 말씀드려 보았지만 이미 병이 깊고 병원도 다녀.. 2024. 11. 29. 도인 수레 (2011.12.15.) 도인 수레 쩔거렁 퉁탕! 쩔거렁 뚱 땅! 어두운 밤길 요리 조리 미끄러지듯 살팡 살팡 고물가득 실은수레 나는듯이 가는구나. 은행사거리 모퉁이 돌아 불암산 아래로 네온 불빛 저 멀리 인적 없는 넓은 길을 동짓달 한파속 긴 긴 그믐밤을 밟아 가시는구나. 눈보라가 휘몰아 쳐도 세찬 비 바람이 불어 닥쳐도 천둥 번개 우뢰가 천지를 진동해도 맹염 한파 폭설이 쌓여 가로 막아도 언제나 한결같이. 언제나 한결같이 쩔거렁 퉁탕! 쩔거렁 뚱땅! 사르르르 자박 자박 곱게 지나가는 고물 수레여! 10년을 기한정코 7년을 한결같이 하루도 쉬임없이 지나가는 저 도인. 힘든세상 모진고통 이리저리 굴르다가 대사님.. 2024. 11. 27. 석천 대사님께 올리는 청법가 (2011.05.22.) 석천대사(釋天大師)님께 올리는 청법가(請法歌) 해동서광 (海東瑞光) 대해거련(大海巨蓮) 석천대사님. 들꽃향기 가득한 불암산 아래서 난행 고행 일념정진 법화수행 하시는 불퇴전 대승보살 초야(草野)에 빛나시니 일체 중생 우러러 공경합니다. 앉고 서고 오가시는 그 자리가 높고 높은 스승의 금강 대법좌 이오니 고란 고초 중생위해 해탈 열반 이르는 성불도 지혜 광명 대법음 사자후 하소서. 아카시아꽃 향기 짙은 2011.5.22 소만 절기 초 불암산 묘법연화사 관음. 일주향 3배후 청법. 2024. 11. 27. 묘법연화사 (2011.11.25.) 묘법연화사대세지보살/ 석가모니불/ 관세음보살이 세상에서 볼거리가 셋이 있으니 첫째는 명산이요둘째는 명산에 있는 대찰이요셋째는 명산 대찰에서 도 닦고 있는 대사들이라는 것이지요. 불암산 묘법연화사결코 화려하지도 않고고대광실 높은 집에 울긋불긋 단청 요란함도 아니고 현실에 맞춰 정리정돈 깔끔한 것도 아니다. 여뉘 절들처럼 시끌벅적 신도님들 오가는 것도 아니고 전법도량 이라고 떠들어 대는 것도 아니다.불암산 묘법연화사는 그대로 부처님 자비 도량일 뿐입니다. 모든 탐욕심을 버리고 오로지 대승 보살행을 닦아 가고 있는 진솔한 삶의 청빈한 수행자 석천대사가 이승에서 잠시 머물고 있는 수행처일 뿐입니다. 수행처란 화려할 필요도 클 필요도 없습니다. 바위 위라도 좋고 나무 아래라도 괜찮습니다. 꼭 잘 지어놓은 사찰이라.. 2024. 11. 27. 신묘묘 순둥이 잘 가거라 (2011.12.03.) 신묘묘 순둥이 잘 가거라. 묘묘가 갔습니다. 어젯밤 교통사고로. 나무아미타불...... 묘묘는 참 영리한 토끼였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동안 제집 안에서만 순하게 지내면서 주는것만 먹으며 제집 주위를 이리저리 돌아보며 강아지들의 움직임을 살피는 거였습니다. 막내 미타가 처음부터 묘묘가 궁금해서 견딜수가 없었지요. 배추잎 무잎 과일 사료 뭐든지 다 잘 먹는 묘묘가 신기하고 제 귀보다 더 긴 묘묘귀가 희한한 거예요. 그래서 미타는 묘묘를 집밖으로 나오게 해서 제대로 살펴 봐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미타는 묘묘집을 물어뜯고 갉아내고 발로 긁고 구멍내기 대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러지 말라고 야단을 쳐도 도저히 궁금증에 공사를 멈출수가 없습니다. 묘.. 2024. 11. 27. 토끼 한 마리 (2011.11.22.) 토끼 한마리 오늘 새벽 2시에 대사님께서 토끼 한 마리를 안고 들어 오셨다. 버려진 불쌍한 생명 또 하나 거두어 오신 것이다. 함께 해야할 가족이 더 늘어났다. 우선 먹을것 부터 챙겼다. 배추잎이랑 무우잎 사료도주고. 다행이 다 잘 먹는다. 실컷 자고 아침에 일어나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본다. 우선 토닥여서 안심 시킨후 안고 쓰다듬어 주었다. 가만히 쳐다 보더니 냄새도 맡고 이리 저리 기운을 느껴본다. 어떤 인간인가 하고. 안심이 되었는지 두눈을 지긋이 감고 품속을 파고 든다. 가만히 살펴보니 갈색털에 제법 큰 숫놈 순둥이다. 사람손에 길들여져 살다가 버려졌다. 토끼는 자기가 왜 버려져야 하는지를 알지 못한채 버려졌을 것이다. 우리는 토끼 아.. 2024. 11. 27. 이전 1 ··· 8 9 10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