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작업실에 빨갛게 불이 켜져 있으면 참 좋구요
불이 꺼져 있으면 무척 허전합니다.
지금 빨간 불이 켜진걸 보고 이글을 씁니다.
선배님을 만나게 된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사진으로 뵙는것과 전화음성은 좀 다른듯합니다.
음성이 우렁차시고 아주 힘이 넘치실것 같은데 그렇지 않으신것 같아서
작업을 힘드시게 하시는 것인지 건강이 약해지신 것인지 염려가 됩니다.
선배님을 알게되고 그로인해 어줍잖은 글까지 쓰게 되어 제 생활에 새로운 면모를 더하게 되었습니다.
조용히 말없이 없는듯이 인생을 살다가 가려 했는데 뜻하지 않게 엉뚱한 곳에서 저 자신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오고 가는 인적도 없이 친한 벗 하나 없이 오로지 법화일념으로만 살아 오다가 남동생 권유로 고향친척들 까페에
들어가 보았는데 종교문제로 마음에 상처를 입을것 같아 미리 자제를 하려고 마음먹었지요.
그런데 시집오신 친척언니 한분이 초등 동창회에서 사진도 옮겨 오시고 동창들과 즐겁게 지내시는걸 보니
무척 부러웠습니다. 문득 의초가 생각나서 알아보게 된 것인데
이렇듯 깊은 연이 숨어 있을 줄은 알지 못할 일 이었습니다.
이글을 시작하기 전에 이해인 수녀님의 12월의 노래를 한참동안 감상하면서
영상을 보고 음악 들으니 참 좋았습니다.
영상처리가 깔끔하면서 전체 분위기가 단정했습니다.
글자와 바탕색도 좋았구요.
12 월에 맞는 영상색 그림 움직임 모두 조화가 잘 이루어진것 같았습니다.
오래 전에 저는 여러가지 취미생활을 해보았습니다.
서예. 묵화. 다도. 꽃꽂이. 지승공예. 전각. 분재. 쿵후. 도자기가 좋아서 벼루도 토기로 된 것도 있었구요.
카메라 들고 가을들녁 다니기도 하고. 고운 비단보에 대금 황죽 오죽 단소 싸 들고
국립 국악원단에 부지런히 오간 적도 있었구요.
시조라든가 중후한 거문고 소리 듣기 좋아하구요. 황병기 교수님의 가야금 침향무 비단길 등등..
지금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무척 좋아합니다. 퉁소 소리는 더욱 좋구요.
세밀하고 살아있는 색을 다루는 꽃작품들을 많이 하다보니 선과 공간의 여백의 미를 사랑합니다.
꽃작품을 할 때면 상쾌하게 들리는 꽃가위 소리만 들어도 분위기에 취해 무아경이 되곤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글들과 음악 영상들도 따라 붙는것들 없이 그 자체 만으로 깔끔하고 단아하고
깨끗하게 우아했으면 하고 생각해 봅니다.
선배님 !
세상 만사에 그저 되는 일이 없다지요?
무슨 일이든지 그만한 댓가가 따르게 마련이지요.
보잘것 없는 제 인생에 치러야 할 댓가들이 왜 이렇게도 많았어야 했는지요.
저 자신을 생각하면 서글퍼 집니다.
모두가 다 전생의 지은 업보 임에도 미약한 존재이기에
나로 인해 주위분들께 누를 끼치는 일은 없어야 되잖아요.
제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면 그에 따르는 치러야 할 마음의 상처들이 조금이나마 분명히 있게 될 것이구요.
저는 초연코자 하나 저를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의 반감도 더러는 따를 듯 합니다.
어차피 언젠가는 알려지게 될 일인데...좀 더 일찍 드러나게 되는 것일 뿐.
지나간 세월 속에 아픔도 많았는데. 이제는 그만 다 잊혀졌으면 ......
의초 동창회에 나 자신 드러냄도 머뭇거리고 망설여야 했습니다.
나 드러남으로 인해 마음 불편한 이들 있게 될까 봐서요.
선배님!
인생에 아픈 사연. 그 누구에게도 말 못할 비밀스러움. 속 시원히 다 풀을 수는 없겠지요?
혼자서 속 앓이만 하다가 마는 거 겠지요.
선배님이라 부르는 이 말이 너무 좋아서
초면에 찾아 뵙고 제대로 인사도 드리지 못했는데
62회 어린 후배라는 명분으로 철없는 어리광 부려 보게 되었습니다.
선배님께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혹여 선배님 여식이 제 입장과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면
선배님께선 여식을 세상에 드러나게 하셨을까요?
아니면 조용히 없는듯이 살으라고 하셨을까요?
......***^!^*******......
선배님 !
작업실에 불이 꺼질 시간이 되었습니다.
후배. 마음이 허전해 지려 합니다.
2011.12.30.
금빛광명 김숙희 후배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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