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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정(母情) 모정(母情)      아이들도 잠이 들고 님도 잠들어    깊은 밤 꿈 속을 헤메는구나.     금야(今夜)에 험로는 어디더냐     부디 부디 오욕락에 물들지 마라.     성인지존 부처님이 계시는 곳에 가     합장 경례 성불지원 발원 하거라.       아들셋 어미. 관음.                                                      달빛 젖은 국화향 골목길에 맴돌고    귀뚤 귀뚤 귀뚤이도 엄마품에서 잠드는구나.... 2024. 11. 27.
도인 수레 (2011.12.15.) 도인 수레      쩔거렁 퉁탕!  쩔거렁 뚱 땅!    어두운 밤길 요리 조리    미끄러지듯 살팡 살팡    고물가득 실은수레 나는듯이 가는구나.     은행사거리 모퉁이 돌아 불암산 아래로    네온 불빛 저 멀리 인적 없는 넓은 길을    동짓달 한파속 긴 긴 그믐밤을 밟아 가시는구나.     눈보라가 휘몰아 쳐도    세찬 비 바람이 불어 닥쳐도    천둥 번개 우뢰가 천지를 진동해도    맹염 한파 폭설이 쌓여 가로 막아도     언제나 한결같이.  언제나 한결같이    쩔거렁 퉁탕!  쩔거렁 뚱땅!    사르르르 자박 자박    곱게 지나가는 고물 수레여!     10년을 기한정코 7년을 한결같이    하루도 쉬임없이 지나가는 저 도인.     힘든세상 모진고통 이리저리 굴르다가    대사님.. 2024. 11. 27.
석천 대사님께 올리는 청법가 (2011.05.22.) 석천대사(釋天大師)님께 올리는 청법가(請法歌)    해동서광 (海東瑞光) 대해거련(大海巨蓮)   석천대사님.    들꽃향기 가득한 불암산 아래서   난행 고행 일념정진 법화수행 하시는   불퇴전 대승보살 초야(草野)에 빛나시니    일체 중생 우러러 공경합니다.    앉고 서고 오가시는 그 자리가   높고 높은 스승의    금강 대법좌 이오니    고란 고초 중생위해   해탈 열반 이르는    성불도 지혜 광명   대법음 사자후 하소서.    아카시아꽃 향기 짙은   2011.5.22 소만 절기 초   불암산 묘법연화사 관음.   일주향 3배후 청법. 2024. 11. 27.
방생 방생 (放生)      한쪽에선 생명을 잡고     한쪽에선 생명을 놓아주고    저는    귀한 생명 놓아 주는     자비로운 쪽을 택했습니다.       관음. 2024. 11. 27.
아들 셋 감 셋 아들 셋  감 셋    아들 하나   감 하나   아들 둘      감 둘   아들 셋      감 셋                                                            빨갛게 홍시되어 매달려 있으렴.     하나는 부처님께 공양 올리고    하나는 대사님께 시주 올리고    하나는 아들 셋 오면 엄마랑 먹자.      신묘년 가을에.    엄마가. 2024. 11. 27.
묘법연화사 (2011.11.25.) 묘법연화사대세지보살/ 석가모니불/ 관세음보살이 세상에서 볼거리가 셋이 있으니 첫째는 명산이요둘째는 명산에 있는 대찰이요셋째는 명산 대찰에서 도 닦고 있는 대사들이라는 것이지요. 불암산 묘법연화사결코 화려하지도 않고고대광실 높은 집에 울긋불긋 단청 요란함도 아니고 현실에 맞춰 정리정돈 깔끔한 것도 아니다. 여뉘 절들처럼 시끌벅적 신도님들 오가는 것도 아니고 전법도량 이라고 떠들어 대는 것도 아니다.불암산 묘법연화사는 그대로 부처님 자비 도량일 뿐입니다. 모든 탐욕심을 버리고 오로지 대승 보살행을 닦아 가고 있는 진솔한 삶의 청빈한 수행자 석천대사가 이승에서 잠시 머물고 있는 수행처일 뿐입니다. 수행처란 화려할 필요도 클 필요도 없습니다. 바위 위라도 좋고 나무 아래라도 괜찮습니다. 꼭 잘 지어놓은 사찰이라.. 2024. 11. 27.
신묘묘 순둥이 잘 가거라 (2011.12.03.) 신묘묘 순둥이 잘 가거라.    묘묘가 갔습니다.    어젯밤 교통사고로.    나무아미타불......   묘묘는 참 영리한 토끼였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동안 제집 안에서만 순하게 지내면서    주는것만 먹으며 제집 주위를 이리저리 돌아보며 강아지들의 움직임을 살피는 거였습니다.    막내 미타가 처음부터 묘묘가 궁금해서 견딜수가 없었지요.    배추잎 무잎 과일 사료 뭐든지 다 잘 먹는 묘묘가 신기하고    제 귀보다 더 긴 묘묘귀가 희한한 거예요.    그래서 미타는 묘묘를 집밖으로 나오게 해서 제대로 살펴 봐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미타는 묘묘집을 물어뜯고 갉아내고 발로 긁고 구멍내기 대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러지 말라고 야단을 쳐도 도저히 궁금증에 공사를 멈출수가 없습니다.    묘.. 2024. 11. 27.
토끼 한 마리 (2011.11.22.) 토끼 한마리    오늘 새벽 2시에 대사님께서 토끼 한 마리를 안고 들어 오셨다.   버려진 불쌍한 생명 또 하나 거두어 오신 것이다.   함께 해야할 가족이 더 늘어났다.   우선 먹을것 부터 챙겼다.   배추잎이랑 무우잎 사료도주고.   다행이 다 잘 먹는다.   실컷 자고 아침에 일어나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본다.   우선 토닥여서 안심 시킨후 안고 쓰다듬어 주었다.   가만히 쳐다 보더니 냄새도 맡고 이리 저리 기운을 느껴본다.   어떤 인간인가 하고.   안심이 되었는지 두눈을 지긋이 감고 품속을 파고 든다.   가만히 살펴보니 갈색털에 제법 큰 숫놈 순둥이다.   사람손에 길들여져 살다가 버려졌다.   토끼는 자기가 왜 버려져야 하는지를 알지 못한채 버려졌을 것이다.   우리는 토끼  아.. 2024. 11. 27.
우리 아버지 (2011.12.15.) 우리 아버지     우리 아버지는 이런 분이셨습니다.    어려서 시골 고향 마을 작은 분교에 다닐 때 였지요.    저는 5학년 제 남동생은 1학년 이었습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와 할아버지 모시고    가족 모두 저녁 밥을 먹고 있을 때 였습니다.    제 남동생이 하는 말.    자기네 반 친구 누구가 오늘 학교에 왔는데    얼굴이 누렇게 떠서 황달이 걸렸다구요.    못 먹어서 그런 거라고.    엄마는 화전 일구다 아빠가 지게 작대기로 때리는 걸 맞아서    정신이 나가 버렸다고. 그래서 밥을 잘 못 먹는다고요...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동생이 하는 말을 들으시고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어머니도 눈시울이 뜨거워 지시며    국물만 몇 숟가락째 계속 뜨시는 것 같았습니.. 2024. 11. 27.
아버지와의 추억 (2011.12.13.) 아버지와의 추억   행복샘 까페에 들어 오면 바로 들리는 노래에서   어릴적 아버지와의 추억이 생각납니다.   의성여중 1학년 다닐 때 였습니다.   여름방학 중에 아버지랑 외외가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반갑게 맞아 주시는 모든 분들께 골고루 인사를 드리고 맛있게 점심을 먹고 나서   아버지랑 화판과 종이 연필을 챙겨서 들고 외외가댁에서 가까운 곳   넓은 들에 큰 나무들이 멋있고 앞에는 넓은 강물이 유유히 흘러가고 마을 뒤에는 높고 낮은   산봉우리들이 펼쳐져 아름답게 보이는 곳으로 갔습니다.   여름 장마 비가 지나간 뒤인지라 맑고 깨끗한 들녁에    아직은 가끔씩 풀잎 끝에 물방울들이 데롱데롱 매달려 있었고    넓은 강에 강물은 더 많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저는 각각 편하고 좋은.. 2024. 11. 27.
2024-11-26 (2) 동생 동생내가 살아갈 수 있도록 잡아준 굵은 끈이 두 개 있었다.하나는 어머니, 하나는 동생이었다.어머니는 돌아가셨다.동생 또한 올해만 살다 죽으려 했었다.살아온 매 순간 죽고 싶다고 생각을 했었다.방법도 생각해 뒀단다.산속에서 죽고 싶다고 했다.시리도록 찬 칼바람이 부는 어느 겨울날에.예쁜 하얀 눈 내리는 그 어느 겨울날에.질소.질소는 쉽게 구할 수 있다.술을 마시고 몽롱하게 기분 좋은 상태로 질소를 흡입한다.산소마스크 대신 질소마스크로 호흡기에 연결하고 잠을 자면 된다.조용히 텐트를 치고 그 안에서 사복사복 내리는 눈을 바라보고 느끼며질소를 마셔 저산소증으로 점점 의식이 사라지는 그런 죽음.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조용하고 편안하게 죽을 수 있다.동생은 나보다 똑똑하다.막연하게 연탄불만 생각했던 나보다.. 2024. 11. 26.
2024-11-26 아빠아빠를 만나볼 생각이다.2018년 5월이었나.그 후로 6년이 넘었구나.이젠 나 스스로 준비가 된 것 같다.아빠를 만나볼 준비,아빠에게 엄마에 대해 들을 준비.알고 싶다.아빠가 왜 엄마를 때리기 시작했는지.아빠가 왜 형제들과 사이가 틀어졌는지.왜 엄마가 다른 남자와 잤다고 생각하는지.물어보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이제는 건조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 이야기우리 가족 이야기들을 적고 엮어 소설로 써볼 생각이다.내가 필력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해보려고 한다.고통과 아픔으로 가득 찬 어머니의 삶을.그 뒤로 숨겨진 아버지의 이야기를.점점 잃어가는 삼형제의 유년의 이야기를.더 바래기 전에, 더 흐릿해지기 전에 적어두려고 한다. 어머니가 쓰신 시들도 적으려 한다.기회가 된다면 책으로도 만들려고 한다.. 2024. 11. 26.